바로 이러한 명령, 장애인들의 집회 현장에서 눈물 흘리는 내 어머니 같은 사람을 바라보면서도 내부에서는 "울지 마, 울면 진짜 장애인 같아"라고 하던 명령.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내 사랑을 이야기하려는 순간 "고백하지 마, 고백하면 찌질한 장애인 같아"라고 말하던 명령. 20대로서 함께 무엇인가를 과감히 시도하려는 순간에도 "하지 마, 어차피 넌 장애인이니 네 삶에나 신경 써. 나서는 건 더 추해"라고 하던 그 명령. 이 사회로부터 혹은 내 내부로부터 자라난 이 오래된 명령 앞에 나는 언제나 굴복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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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애인 치고는' 멋있는, 이라는 말을 거부한다. 나는 장애인 치고는 멋있기 위해 노래를 부른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멋지고 자유롭고 매력적이고 뜨겁기 위해 무대 위에 섰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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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애인이기 때문에 멋질 수 있는, 장애인이기 때문에 자유로울 수 있는, 장애인이기 때문에 매력적일 수 있는 어떤 메시지를 위해 이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