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시공사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

번역가를 탓하거나 작가를 탓하거나 헤르바르트의 참고 모델로 보이는 실존 인물을 탓할 수 밖에.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올해 처음으로 읽은 소설과 더불어 독일의 역사가 담긴 글을 읽은 건데, 번역투로 인해 몰입하기가 어려웠다. (1,2부까지는 번역의 한계를 많이 느끼지 못했는데 정점을 찍어주어야 할 3부에서 올가의 편지 내용은 정말, 정말, 정말 별로였다. 고민없이 번역되었거나 애초에 작가가 너무 편하게 쓴 글이리란 확신이 든다.) 어쩌면 더 리더가 너무 좋았어서 작가에 대한 기대치를 너무 높게 잡았었는지도 모르겠다.

더군다나 작가가 이 책에 쓴 것처럼 거대한 것에 그리 연연하지 않으려면, 작가 스스로가 역사보다는 이야기에 대해 더 말했어야하지 않나? 이건 역사서가 아니라 소설이니까. 좀 더 이야기의 힘을 믿었어도 됐지 않았나.

편지를 통한 반전은 이미 봐왔던 것들이라 새롭지도, 그리 충격적이지도 않았고 그리 아름답지도 못했다.
356쪽에 달하는 이 소설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결국 이것이다.
(p.176)”자신이 앞세우는 도덕만큼 그렇게 위대한 사람은 없어.”

현재 기준으로 평점이 9.8로 되어 있는데, 3부까지 전부 다 읽고 매긴 것이 맞는지 조금 의심스러울 정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