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서서히 그러나 반드시
김민준 지음 / 자화상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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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책을 읽는동안 흠칫흠칫 놀랐다. 몇몇 구절들이 내가 과거에 적은 일기와 너무 비슷해서. 글을 쓰면 감정이 과잉되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곤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런 마음이 들었는데, 그러면서 상처를 스스로 끌어다가 받는 사람의 글은 모두 닮아있나보다 라는 좀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앞부분, 한 125쪽 정도까지는 읽으면서 꽤나 좋았는데 뒤쪽은 앞쪽의 반복같다는 느낌이었다. 특히 특정 글은 그 안에서 좋다고 여겨지는 부분이 한 장을 들여 반복되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 종이를 늘린다는 것 외에(그래서 더 두꺼운 책을 낸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좋은 구조는 아닌 것 같다. 좋다고 생각했던 구절조차 몰입이 깨지는 기분이다.
뒤까지 끌고갈 힘은 좀 부족해 보인다. 꾸며진 말은 화려한데 알맹이는 적어서 포장이 예쁜 알사탕을 까먹는 느낌이다.(나 스스로를 비판하는 기분이 들어 좀 슬프다ㅠㅠ)
에세이보다는 그가 쓴 시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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