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를 울린 과학책 - 10인의 과학자들이 뽑은 내 마음을 뒤흔든 과학책
강양구 외 지음 / 바틀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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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p.35
사람들은 정치와 신, 사랑에 대해 지루한 거짓말을 늘어놓지. 어떤 사람에 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은 한 가지만 물어보면 알 수 있어. ‘가장 좋아하는 책은 무엇입니까?’- 113쪽
(섬에 있는 서점- 루페)

p.41
자, 이 양자 기관총을 내 머리에 대고 있으면 나는 어떤 관찰을 하게 될까? 내 옆에서 구경하는 친구는 총알이 발사되는 ‘탕’소리와 불발되는 ‘짤깎’소리를 연이어 듣게 된다. 내가 죽은 다음에도 말이다. 짤깍-탕-짤깍-짤깍-짤깍-탕-짤칵.

p.71
가나다순 정렬이 한 가지뿐인 것은 맞지만, 왜 이것이 질서가 높다고 하는 걸까? (...) 그 언어의 알파벳으로 정리되어 있어도 우리 눈에는 뒤죽박죽으로 보이지 않을까.

p.73
원래 삶은 마음처럼 되는 것이 아니겠더라고요. 다만 점점 내 마음에 들어가는 것이겠지요.(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박준)

p.79
대학 3학년이 되자 이성과 함께 낙조를 볼 기회가 생겼다. 태양이 지는 게 아니라 지구가 자전하는 거라는 쓸데없는 소리를 하지 않을 센스도 갖추었다.

p.128
한때 방글라데시에서 수많은 아이들이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동 노동 착취 공장 제품의 불매운동이 제기되자 공장에서는 아이들을 해고해버렸다. 그런데 이 아이들은 학교로 돌아가거나 더 좋은 일자리를 얻은 것이 아니라 대부분이 더 영세한 미등록 하청 의류공장이나 기타 업종으로 옮겨간 것으로 파악되었다. 문제가 이렇게 단순하지는 않겠지만 현장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나만 만족할 수 있는 행동은 답이 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p.136
도대체 타 분야에서는 저토록 훌륭한 지적 체계를 가진 이들이 유독 과학에 대해서만 무지한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더욱 놀라운 건 그걸 당당하게 드러내면서도 부끄럽기는커녕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자신감이다. 역사를 모르고 정치에 무관심하며 예술을 즐기지 않으면 ‘교양 없다’고 손가락질하지만, 물리적 법칙을 모르고 화학 반응에 무관심하고 진화에 대해 부정해도 다들 그러려니 한다는 것이다.

p.152
그녀들의 남편 혹은 아이들의 아버지들은 대개 충분하고도 넘치는 자원을 가져다준다.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은 아예 떠올릴 수조차 없게 말이다.

p.213
흡충은 숙주인 개미가 밤마다 풀잎 끝에 매달리며 양에게 먹히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만들고, 킬리피쉬가 밝은 색의 배 족이 드러나도록 몸을 뒤집어 최종 숙주의 눈에 띄어 잡아먹히게 만든다. 근육에 손상을 가하는 기생생물에 감염된 귀뚜라미는 움직임이 굼떠서 닭에게 잡아먹히며 기생생물의 이동수단 역할을 다하게 된다.

p.215
숙주는 진화 속도가 느려서 기생생물의 공격 전술에 일일이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생존 가능성을 최대로 끌어주는 효과적인 특성을 획득해야 했다. 바로 감염원에 역겨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p.231
“천재성에는 인종이 없고, 강인함에는 남녀가 없으며, 용기에는 한계가 없다”- 히든피겨스 영화 홍보문구

p.235
남자들에게 둘러싸인 삶을 살아오면서 내가 버텨올 수 있었던 나름의 요령이라면, 되도록 여성이라는 티를 내지 않는 것(여기에는 힘들거나 약한 티를 내면 안 되는 조건이 포함된다), 되도록 튀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 등이었다.

p.249
노동자를 위한 정당이라는 민주당의 정책에 사실상 실망하고 돌아서는 백인 노동자 계층에서도 노동자와 비노동자 사이에는 분명한 선을 그으려고 하는 부분이 있었다. 일하지 않으면서 그저 복지 제도를 악용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와 제대로 된 지원 시스템의 부재에 대한 분노가 힐빌리들의 정치적인 성향을 돌아서게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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