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쓸모 -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
최태성 지음 / 다산초당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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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학창시절, 국사가 싫어서 이과를 갔었다. 단순한 암기 내용이 싫었고 이미 지나가버린 것을 배우는 데에 왜 현재의 시간을 낭비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특히, 사건이 일어난 연도를 암기하고 사람의 이름을 암기하고 수많은 사건과 이름을 외우기만 할뿐 ‘왜 배우는지 모르겠는’ 것들만 모아놓은 것. 그게 나한테는 국사였다.

수학을 가르치는 지금은, 아이들이 되려 내게 묻는다. 수학을 대체 왜 배워야되는지 모르겠다고.

모든 배움에는 이유가 있다는 걸 최태성을 통해 배웠다. 단지 그것을 깨닫게 만들기 위해서는 그 배경을 이해하게 해야한다는 것도. 역사 안에 있는 인물의 삶에 대해 그들의 선택에 대해 감정을 이입하고 함께 고민해봐야 의미가 있다는 것을. 수학공부도 수학자들의 사고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야 의미가 있다. 왜 그런 공식을 만들어야 했는지 어떤 환경에서 그들이 그런 결론을 지어야 했는지. 때로는 멍청해보이는 그 결과가 왜 필연적으로 따라야만 했는지. 교육을 한다면서 나부터 교육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던 거다.

하나도 이해되지 않는 과거의 인물들을 최태성을 통해 만난 시절이 있었다. 아마 뒤적거리다보면 그 옛날 최태성에게 남겼던 후기글 정도는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그 좋은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았는지. 사교육에 의지하는 친구들도 최태성의 무료 강의를 찾아 들었다. 그 덕분에 형편에 구애받지 않고 차별받지 않고 그의 강의를 들었다. 괜스레 떳떳했다. 그땐 차별받는다는 것이 꽤나 부끄러웠던 모양이다.

어떤 과목을 사랑하게 되는 데에는 그걸 가르치는 사람이 얼마나 그 과목을, 그 학문을 사랑하는가 또한 연관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열정을 보면서 역사가 좋아졌고, 한편으로는 스스로를 반성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젠 다른 의미에서 떳떳하게 강단에 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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