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듣는 밤 - 밀려 쓴 삶을 매듭짓는 시간에 대하여 철학 듣는 밤 1
김준산.김형섭 지음 / 프리렉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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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간만에 괜찮은 철학책을 읽었다. 앞부분만 보고 괜찮겠다 싶어 구입했는데 읽다보니 너무 많은 고민들과 생각이 비처럼 쏟아졌다.

팟캐스트에서 철학 이야기를 하는 두 남자의 대화를 책으로 낸 것이라는데 팟캐스트로 들으면 내용을 이해할 겨를도 없이 혹은 좋은 구절에 밑줄칠 겨를도 없이 지나갈 것을 책으로 엮어 꽤나 좋다.(아직 팟캐스트는 안 들었지만. 나는 배움이 좋다기보다는 무언가 읽어내는 것이 신나는 활자 중독자니 언제 듣게 될지 장담은....그래도 꼬옥 들어야지....)

+ 각 챕터마다 어떤 책부터 읽어나가야 그 철학자의 이론을 섭렵할 수 있는지 정리되어 있는데 그게 꽤 유용해보인다.(나는 섭렵할 생각까진 없어서 가장 쉬워보이는 책부터 몇 권만 접근해볼 생각!)

대학생 때 강의에서 푸코에 대한 내용을 배웠을 땐 별로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웬 걸, 이 책은 푸코부터 잘 읽히지 않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그 앞의 알튀세르나 프롬, 바흐찐이 쉽게 읽힌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천천히 읽으면 공감도 되고 구절 구절이 하나같이 좋아서 지식을 음미하면서 읽게 되었다고 하면 푸코에서는 음미는 커녕 별로 읽고 싶지가 않았는데 괜한 소시민적 반항심 같기도 하고 아니면 우리나라에서 푸코가 과대평가되었다는 저자의 말로 인한 편견인지도? 아니면 저자가 뒤로 갈수록 좀 노력을 안했나..(잘 안되면 남탓)

하이젠베르크, 빌 브라이슨의 책을 읽을 때도 느꼈지만, 위대한 과학자, 철학자들의 사유는 그저 기록되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시, 소설, 에세이가 되는 것 같다. ‘마주침의 유물론’이라는 그의 이론을 ‘비’에 비유하여 시적으로 쓴 루이 알튀세르의 문장이란. 심지어 그 서문의 시작은 아래와 같다.

비가 온다.
그러니 우선 이 책이 그저 비에 관한 책이 되기를.

아무 것도 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저런 문장들을 하나라도 더 읽는 것만으로 충분하겠다는 생각도 든다.
조만간 2도 읽을 생각이다. 그 전에 1 내용을 조만간 정리해야지.

이쯤되면 나는 조만간병에 걸린 것 같기도.... 빨리 바쁜 일이 끝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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