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의 연애 - 연애만 하기엔 너무 늦고 결혼을 하기엔 너무 이른
좋은비 지음 / 책비 / 201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45. 브런치에서 한두개 읽었던 기억이 나서 반가운 마음에 서둘러 읽었다. 감수성이 풍부한 내 나이대의 남자가 애틋하고 짠한 느낌의 글을 쓰는 것에 동정심이 일었던 기억도 난다.

한편으로는 상처받았던 과거의 기억들에 동정심이 일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과거의 나 자신을 생각하면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싶은 기분이 든다.

공감하는 글이 많았다. 하지만 조금의 보여주기 식의 글도 종종 보인다. 그런 글들을 나 또한 많이 써봤던 탓에 글 속의 포장지를 무의식적으로 알아차리고 만다.

언젠가 시를 써서 고백을 했던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의 고백을 거절하고도 그 시만큼은 몇번을 읽어본 기억이 난다. 글이라는 게 얼마나 미화되기 쉬운 것인지, 그때는 몰랐다. 글 속에 표현된 착하고 예쁜 내가 진짜 내 모습이라고 착각한 어린 날이었다.

지금은 글 쓰는 사람을 잘 믿지 않는다. 자신의 과거를 글로 남기는 사람은 비겁하다는 생각도 한다. 부치지 못할 편지를 제3자에게 들려주며 나 자신의 슬픔을 과장하는 것. 나 또한 많이 했던 일이다. 하지만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그땐 과장 조차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이름을 부르는 편지를 쓰기는커녕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그저 괜찮다는 말밖엔 그 사람에 대해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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