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실연한 사람들의 물건을 전시한다는 박물관.그 물건들과 사연이 기록되어 있는 책이다. 순수하던 시절 잊지 못한 첫사랑의 기록과 자신을 정신병자로 만들어버린 남자, 남편의 죽음 후 남은 자동차, 유학시절 쓰던 한 벌의 수저, 먼저 떠난 할머니에게 적은 할아버지의 편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버지가 남기고 간 패딩조끼 등 소소한 실연부터 가슴 아프고 절절한 사연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적혀 있다.얕고 깊은 이야기가 대중없이 섞여 있어서 마음이 물결치듯 오르락 내리락한다. 그런 재미가 좋았다. 사랑이든 사람이든 물건이든 직업이든 매 순간의 만남과 이별에 충실해지고 싶어졌다. 그것이 실연으로 종결되어 내 마음 속 실연의 박물관에 전시되게 되더라도 순간에 행복했다면 아름다운 추억쯤으로 남길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