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이 쓴 책은 알게 모르게 이질적인 측면이 있다. 딱히 번역이 이상하게 된 곳을 꼬집을 순 없지만 뭔가 어색하달까. 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질감 때문인지 일본인이 쓴 책은 땡기지 않은 경우가 많았고 이 책도 그런 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본 특유의 과도한 배려나 적당한 거리감(?)을 두는 관계가 오히려 결혼생활에 도움이 되는 조언인 경우가 많아 생각보단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지난번에 읽었던 스님의 주례사가 결혼생활에 임하는 마인드에 대한 총론적인 책이었다면 이 책은 각론에 집중한 책이다. 부부 1만명을 인터뷰한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결혼생활의 노하우를 50가지로 요약하여 제시하였는데, 뻔한 이야기도 있지만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이야기도 꽤 있었다. 가사분담, 갈등 해결, 돈과 시간의 사용, 육아문제 등의 세부적인 사항부터 인생의 밑그림을 그리고 가정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의 거시적인 문제까지 나름대로 고민하며 서술한 작가의 정성이 어느정도 드러난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하여 쾌재를 부르며 대출하였으나..이제 개략적인 내용에는 익숙해져서 그런지 아니면 지나치게 디테일하거나 혹은 지나치게 원론적이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임팩트 있는 책은 아니었다. 물론 이 책을 구매하여 보유하지 않고 잠시 대출하여 급하게 읽느라 이 책의 진가를 제대로 느끼지 못한 것일 수도 있겠다.전체적인 서술 방식은 가령, 신혼여행 같은 하나의 주제를 관광형, 휴양형, 관광+휴양형 등으로 분류한 후 각각의 내용에 대해 간략히 서술하는 방식. 일부 주제, 특히 신부와 관련된 드레스나 메이크업 등은 내가 관심이 없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지나치게 세분화시킨 목록에 읽다가 피곤함을 느끼고 넘겨버리기도 했다. 결혼 전문가가 되거나 플래너를 꿈꾸는 사람이 아니면 마치 사전처럼 곁에 두고 필요할 때만 부분부분 찾아서 발췌독하는 것을 추천! 정독할 필요도 없거니와 정독했다간 심한 피로감을 느끼게 될 수 있음. 특히 예비신부가 아니라 예비신랑이면 더더욱~!
사실, 자기 계발서 중 이런 유형의 책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림이 많아 금방 읽히며 사례+교훈의 1+1형 구성을 가진 이러한 책은, 단편적인 경우에만 적용가능할 것 같고 그 내용이 누구나 아는 상투적인 것으로 느껴진 경우가 꽤 있었기 때문.하지만 추천자에 대한 애정도가 영향을 끼쳤는지 이 책은 상당히 괜찮았다. 자기 계발-타인과의 관계-자아 실현의 3개 줄기가 각각 나-우리-성공이라는 단어로 대변되는 구성. 그 중에서도 첫 부분인 ˝나˝부분이 특히 좋았다. 뭔가 으쌰으쌰 분위기를 만들어준달까. 그에 비해 나머지는 임팩트가 좀 약한 느낌이며 ˝우리˝부분에선 주제와 살짝 어긋나는 이야기가 있었던 듯도.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추천자는 동기부여를 시키는 입장에서 이 책을 교육에 활용할 교재로 바라보며 감상한 듯 보이나, 나는 동기부여를 받는 입장에서 이 책을 읽어 느끼는 게 달랐던 것 같다는 점이다. 역시 책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책에 대한 감상도 달라짐을 확인하게 된다
결혼을 앞두고 선물하기 전에 문득 다시 읽고 싶어서 조금은 빠른 속도로 일회독했다. 좋은 책은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발견한다는 것이 틀린 말이 아님을 다시 느끼게 한 책.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란에도 썼지만 가끔은 미경험자가 경험자보다 더 적절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물론 이는 결혼도 폭넓게 보면 결국은 사람사이의 관계이기에 사람의 마음에 대해 깊이 성찰한 법륜스님의 통찰 때문이겠지만.문득문득 남성 중심의, 다소 가부장적인 관점을 엿보이는 부분도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마음 다스리기에 도움이 된다. 특히 배우자를 대할 때 나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가에 대해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부분들이 많다. 어쩐지 결혼 전 뿐만 아니라 결혼 후에도 한번은 더 읽어야 할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건 속독해서 그런것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이벤트에 당첨되어 얻은 책. 결혼이 주제여서 그랬던걸까, 아니면 빨리 읽고 넘겨야겠다는 맘에서 그랬던걸까. 암튼 올해 첫 책.작가가 남자여선지, 불안감과 초조, 질투 등 여자의 심리를 그릴 때는 다소 과장된 느낌이 들었지만 전체적으론 괜찮았다. 특히 결혼학교 교장의 말에는 얻을 수 있는 관점이 많았던 듯.한때는 결혼 그자체가 행복을 가져다 줄 거라고, 결혼만 하면 내 인생은 더욱 행복할 거라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렸구나 싶다. 혼자 있을 때 행복한 사람이 둘이 있어도 행복하다는 말의 의미를 진정으로 깨닫기 시작할 때쯤 저 생각이 변화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둘다 나쁜 사람이 아니고, 누구도 잘못이 없지만 그게 관계라는 이름으로 맺어질 때는 항상 원만함으로만 귀결되지는 않는다는 것. 그리고 잘 맞는것과 맞춰가는 것 사이의 균형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물음표로 남았다. 이 소설로 답을 얻을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결혼 직전 보다는 결혼을 조금씩 생각하기 시작할 때 읽어보면 좋은 책. 작가가 말했듯, 결혼에 대해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결혼한 후 보다는 결혼 전에 더 많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