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정희재 지음 / 갤리온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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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찾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한토막 때문에 찾아읽게 된 책.
요즘의 특정한 일이 생긴 이후에 읽었다면 별4개는 줬을텐데 어쩌다보니 그 전에 읽게 되어 평가가 상대적으로 박하다.

공감과 이해라는 가치를 모토로 삶에서의 여러가지 소소한 지점을 언급한다. 그중에는 마음을 울리는 글들도 있고, 내 삶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느끼는 글들도 있다.
난 기본적으로 좀 차가운 사람인 것인지, 감정의 과잉이라고 느껴지는 글들에서는 별 음미없이 페이지를 넘겼다. 하지만, 작가 특유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느끼는 부분도 있었다. 다 공감할 순 없었지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힘이 있는 글들이 있다.

책을 읽은 권수가 늘어갈수록 자신의 성향을 알게 되는 것 같다. 난 기본적으로 에세이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그것이 상대를 이해하고 감정을 공유하는데 서툴러서 그런 것은 아닌지 반성이 된다. 요즘처럼 마음이 힘든 나날에는 이렇게 위로받는 책을 좀더 찾아읽고 싶은 생각도 들고..

아무튼,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싶고 위로받고 싶을 때, 특히 나처럼 준비되기 전에 어른의 삶으로 내던져졌다고 느끼는 20~30대에게 추천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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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문재인의 운명
문재인 지음 / 가교(가교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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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책이어서 그냥 그러려니 넘기던 책이었는데 대통령 되신 후 그의 국정철학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읽었다.

그의 인생 전반이 담겨 있으되, 자서전이라고 하기도 좀 그렇다. 그의 인생에 깊숙이, 아니 거의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 많이 담겨있다.

참여정부에서의 굵직한 사건들에 대한 비화, 청와대 내부의 업무 추진 과정, 그리고 특히 책 말미에 나왔던, 그가 진보 진영 및 우리 사회에 대헤 고민했던 부분들을 알 수 있어 좋았다.

지금까지 치열하게 살아오셨겠지만 이제 그에게는 올해 5월부터 더욱 치열한 삶이 다시 시작되었을 거다. 부디 지치지 말고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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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언트 - 영어 유창성의 비밀
조승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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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리뷰가 늦었다. 바쁜 일상이 계속 되는 와중에 겨우 책을 읽었고 겨우 리뷰를 남긴다.

정공법은 어쩐지 길고 어려운 길로 가는 것 같이 느껴지는 시대다. 시대의 속도가 빠르고, 그 흐름에 적응해야 하니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요령이라는 말이 생겨나고 지름길이 선호되는 것인지도.

간단히 말해서 이 책은 영어 공부에 대한 정공법을 담은 책이다. 공부방법에 대한 요령? 그런건 없다. 그래서 영어를 단시간안에 마스터 하고 싶어 이 책을 손에 든 사람들은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이 책은 언어학적 관점에서 왜 영어가 우리에게 어려운지를 날카롭고 분석적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그에 기반해 어떤 방식으로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지 방법을 제시한다. 제시되는 방법이 쉽진 않지만, 언어의 본질을 꿰뚫은 저자의 시각에는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책을 읽고나서도 ˝그럼 앞으로 영어공부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잘 나오지 않았고, 영어식 문장들이 너무 많고 문장 구조도 어색한 글들이 많았지만 전반적으로 만족한다. 언어의 본질이라는 토대에 입각해 영어를 바라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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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종의 기원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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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유정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는 건 사실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출판일자가 거의 1년 전이니 신작이란 단어는 조금 안어울리는 측면도 있다. 소설을 그리 즐겨 읽는 편은 아니라서 찾아읽고 싶은 마음까지는 없었지만, 우연한 기회로 전자책판이 눈에 띄길래 서재에 담았다. 비록 ˝7년의 밤˝ 한 권 밖에 안 읽었지만 정유정 작가에 대한 믿음이 그 그간이 되었음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악의 근원에 대해서 써보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이 처음에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주인공은 처음으로 (보이는) 그리고 우발적으로 (보이는) 살인을 저지른다. 자신을 억압해 왔던 (것처럼 보이는) 어머니, 그리고 자신을 갑자기 죽이려는 어머니에 맞서 정당방위 비슷하게 이를 막아내다가 의도치 않은 끔찍한 결과를 저지른 거다.

작가의 서술방식은 영리하고 흥미진진하다. 왜 그런 일이 발생한 것이고 무슨 결과가 며칠 사이에 일어난 것인지를 처음부터 알려주지 않고, 찰싹 붙은 스티커를 떼내어 내듯 그 속내의 사정을 아주 느릿느릿하게 조금씩 알려준다. 주인공은 초반의 핵심사건들을 기억하지 못하고 자기가 무슨 상황에 처해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자신이 저지른 일들을 하나하나 알게 된다. 독자가 이 감질맛나는 흐름에 한번 몸을 맡기면 쉽사리 도중에 책을 덮을 수 없게 된다.

그간의 주인공의 성향에 비추어보면 결말이 예상되면서도 그 치밀함과 냉정함과 섬뜩함에 놀라게 된다. ˝신발을 사는 일˝이라고 표현되었던데, 진짜 그런 감정인 건지 궁금하다. 그래도 마지막 해진에게는 공감할 줄 알았는데 마지막 선택이 너무 끔직해서 놀랐다.

읽는 내내 흥미진진했지만 어둑한 스릴러 영화를 보는 마냥 느낌이 찝찝했다. 물론 그것도 작가의 의도였겠지만. 소설 내용이 어떻듯 거부감이 없으면서 끌리는 소설을 읽고 싶은 분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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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가 만드는 제4차 산업혁명 - 개인과 기업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김진호 지음 / 북카라반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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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를 하면서 별점을 주는 것에 나름의 기준이 있다. 그 기준에는 관대화를 방지하려고 정말 남들한테 적극적으로 추천할 만한 정도인 책에만 별점 5개를 주자거나, 나에게 별로였던 책도 남들에겐 좋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최소한 별점 2개는 주자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대해 지금까지 주지 않았던 별점 1개를 준 것은 (잠재적인) 독자들을 기만하려는 의도가 너무 짙게 배어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속칭 낚였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출판사가 이 책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빅데이터", "제4차 산업혁명" 등 최신 트렌드를 모두 포함한 제목을 그럴듯하게 붙인 듯하나 이 책의 내용은 제목과 전혀 딴판이다. 초고가 책으로 나오는 과정을 거쳐 최종적인 제목이 이런식으로 나온 걸 보면, 이런 제목을 붙이는 걸 저자도 묵인했단 이야기인데..음..좀 그렇다..

이 책의 요지는 "빅데이터가 만드는 제4차 산업혁명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아니라 "숫자만 나오면 논리적, 객관적이라고 맹신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숫자를 두려워하지 말고 잘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정도가 될 것 같다. 책 전반을 아우르는 내용은 각종 통계학 개념(확률, 평균, 퍼센트 등)에 대한 오해와 사례이다. 빅데이터는 마지막 30페이지에 사례 몇가지가 나오는 게 다이고, 제4차 산업혁명은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책의 제목이 "통계 데이터에 대한 오해와 진실" 정도로 끝났어야 하는데 너무 나갔다고 본다.

게다가.. 작가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수학을 전공한 사람의 눈으로 이 책을 읽는다면 다루는 수학적, 통계학적 내용들의 깊이가 그리 깊지 않으며 군데군데 오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개념에 대해 오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니 비전공자 또는 일반인들이 읽으실 때는 주의하셔야 할 것 같다.

사실 애초에 읽으려고 계획했던 책은 아니었는데, 최근 선배 2명이 이 책을 들고 있는 것을 연달아 보게 되니 호기심에 책장을 펼쳐들 수 밖에 없었다. 목차를 읽는 순간 뭔가 이상함을 눈치챘지만, 그래도 그만두지 말고 끝까지 읽어야겠다는 일종의 고집 때문에 여기까지 온 내 탓이지 누굴 탓하랴. 담부턴 좀 휘둘리지 말고 내가 읽고 싶어하는 책을 읽어야지. 남들 읽는다고 따라 읽지는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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