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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은 부산물이다 - 문명의 시원을 둘러싼 해묵은 관점을 변화시킬 경이로운 발상
정예푸 지음, 오한나 옮김 / 378 / 2018년 1월
평점 :
이 책의 저자인 정예푸는 중국 개혁개방 이후 처음으로 중국 지식인들의 문제를 연구한 사회학자다. 저자는 족외혼제, 농업, 문자, 제지, 조판인쇄, 활자인쇄 등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변화를 이끌어낸 여섯 가지의 문명을 제시하고 있다. 이 6가지의 핵심의제를 거론하며 이것들이 문명의 전환점으로 인류의 역사를 송두리째 뒤흔든 영향력있는 것이라며 소용돌이 속에서 우연과 필연이 뒤엉켜 출현한 부산물로 해석하고 있다. 첫번 째 150년이나 계속되어온 논쟁의 주제인 '족외혼제'는 근친교배가 자손의 체질적 퇴화를 초래한다는 인식에서 생긴 것이 아니라 구성원 상호간의 성적충동으로 인한 내부질서의 파괴를 막기위해 생긴 부산물 이라는 것이다. 즉, 족외혼제가 사회제도의 유래를 이해할 수 있는 인류 최초의 제도적 장치이며 역사학, 인류학, 생물진화학 등 전방위적인 인문학 지식들을 연구하는 데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다음으로 정착농경에 대한 의제로 농업의 시작과 정착생활의 시작이 인류의 모든 생활은 그 이전과는 혁명적으로 바꾸어 놓았으므로 신석기 혁명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강의 범람 후, 경작지를 다시 구분하기 위한 기하학과 수학의 발달과 천문학과 달력의 발전하게 되었다. 잉여농산물의 발생으로 인구의 증가와 부의 축적, 정주문화와 영구주택의 건설,약탈을 목적으로 침략하는 유목민과의 전쟁을 위한 전쟁기술의 발달,또한 신분제도 등의 사회계급의 발생 지도자와 문자의 등장으로 사람들을 지배하기 위한 수단과 조직적으로 일을 하기위해 또 종교적, 상업적인 이유로 말이 문자로 만들어지고 문자가 만들어지고 역시 종교적, 정치적, 상업적 이유로 의사전달을 위한 여러가지 물품들을 거쳐 종이가 만들어 지는 과정을 거치며 인류는 문명 단계에 들어섰고 이후 문명은 급속도로 발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 <문명은 부산물이다>에는 흥미진진한 역사·문화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다. 과거 중국인이 저술한 문명에 대한 책을 읽을 때마다 느꼈던점 중 하나가 문명의 중심에 중국을 세워놓는 일이 많았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출간된 문명관련 책들은 세계역사를 이해하려는 것보다 세계내에서 자국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이는 부분이 많았다. 그 중하나가 대국굴기라는 책이었다. 중국정부가 학자들을 내세워 중국의 미래를 위해 얼마나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느끼게 해주었던 대표적인 책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는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이 좋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당연하게 여겼던 역사를 통해 이루어진 현대 문명이라는 것에 의문을 던지며 현대인들의 올바른 인식 활동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