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
김주욱 지음 / 황금테고리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김주욱작가는 동양화를 전공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면서 불혹이 넘은 나이에 습작을 시작해 2008년 단편소설 ‘보드게임’으로 동양일보 신인문학상을 받은 늦깎이 작가이다.

이 소설집 <허물>은 작가의 세번째 소설집으로 표제작인 중편 '허물’을 포함하며 작가가 문예지에 발표했던 7편의 중,단편작품이 수록되어있다. 소설집에 담긴 작품들은 대부분  체험을 바탕으로 쓴 글의 힘을 느끼게 해준 수작들이다.플라스틱을 만드는 알갱이로 밥을 짓는다는 특이한 설정을 담은 '아무나 지을 수 없는 밥'에서 사출공장의 비정규직인 주인공이 사출공장에서 만들어지던 라스틱을 인형처럼 몸이 물렁물렁해진 주인공과 젊은 나이에 병으로 세상을 등지고 마는 그의 아내의 길지 않았던 삶에서 밥을 먹기 위한 노동의 처절한 아픔까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세 사내들의 여자만 여행을 그린 '추억의 여자만', 아이의 눈으로 어른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을 묘사하고 있는 '개새끼', 편의점에서 일하는 소녀와의 순수한 사랑을 표현한 '고백' 등 다양한 주인공의 시각으로 소설을 집필했다. 특히, 표제작인 '허물'은 여주인공의 시각으로 작품을 전개한다. 변두리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주인공이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시들어가는 중년여성의 내면심리를 정확하게 포착하여 묘사하고 있는 작품이다. 특히, 주인공 박원장은 미용실을 운열하며 뱀을 키운다. 뱀 사육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함께 아름다움과 욕망과 생동감 넘치는 미의 창조로서의 공간인 미용실이라는 작업공간허물은 미용실에서 일어나는 현장감이 자세하다. ​ 프로필을 보지 않았다면 작가가 중년 여성작가라고 착각할 수 있을 만큼 묘사가 디테일하다.   저자는 중년의 미용실 원장을 형상화하기 위해 미용기술을 직접 배우고 현장 경험을 쌓았다고 한다. 그만큼 작가로서의 자세가 철저하다고 느껴진다.

삶의 현장에서 직접 겪은 내용을 작품화하였기에 묘사가 무척 사실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특히 미용실을 옮겨 다니면서 기술을 익혀 실력 있는 미용사가 되어가는 차선생과 또 한명의 수습 명희와의 관계 등미용실의 경영 특성이나 그 안에서 이루어 지는 작업과정들이무척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