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당신답게 유일하게
우근철 글.사진 / 라이카미(부즈펌) / 2016년 10월
평점 :
해외 배낭여행의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그간 내인생에서 몇 번의 배낭여행 경험들은 지금까지도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지워지지 않고 있다. 여행 중 만났던 사람들도 기억난다. 여행을 매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때로는 거리에서, 숙소에서 우연히 만난 그들에게 내가 먼저 말을 걸기도 했고, 때로는 그들이 내게 먼저 말을 걸기도 했다.
이 책에는 저자가 15만 원과 분장크림 하나 들고 걸은 40일간의 산티아고 성지순례길 여행과 될 대로 돼라, 무작정 떠난 7개월간의 인도여행에 대한내용들이 담겨있다.
작가의 무작정 떠난 "산티아고" 여행, 그리고 막연하게 생각하던 동경을 현실로 바꼈을 때 돈이 없어 시작한 "공연", 여행길에서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하니 새로운 친구들이 생겨났다. 걷다 보니 이젠 막 가족 같은 사이가 된 순례길의 여행자들 이런 것이 가능한 곳이라니 놀라울 따름이고, 그리고 또 부럽고 사랑스럽다. 나도 그곳에 가면, 그들과 함께 행복해질 수 있을까? 나이와 국적은 다 다르지만 불문의 "외국인 친구들"그라고 여행길에서 지쳐버렸던 "하루" 등 책에는 길에서 만난 사람들이 여행을 하면서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꿈꾸듯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다.
아마 진짜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버킷리스트에 넣어두었을만한 그곳. 물론 나 또한 특히나 배낭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그 커다란 스페인을 횡단하는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해 들어본 바는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좀 더 가까이 다가오게 되었다.길에서 보게되는 백페커여행자들. 특히, 자기 몸집만한 커다란 배낭을 짊어지고 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거리에서 볼 때면 또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대부분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였는데, 이 길에는 그들만의 세계가 있었다. 단순한 감상이나 후기가 아닌, 사람들과의 좀 더 깊은 이야기들이 많아서였을까? 저자와 또 책에 등장하는 많은 여행자들의 이야기가 너무나 사랑스러웠고... 부럽기도 했다. 사진들도 좋았지만, 글로 표현된 산티아고 순례길의 풍경들이 난 너무나 좋았다. 글을 잘 쓴다는 건 이런 거구나 저자가 또 부러워졌다. 읽는 내내 마치 내가 산티아고와 인도를 여행하는 듯한 기분으로 푹 빠져들었고, 책을 덮고 난 후에도 그 분위기에 한참이나 취해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