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멀고도 가까운 - 읽기, 쓰기, 고독, 연대에 관하여
리베카 솔닛 지음, 김현우 옮김 / 반비 / 2016년 2월
평점 :
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다른 사람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기 좋아하고,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하기 좋아한다. 글쓰기에 서툴러서 매끄럽게
표현을 못할 뿐이지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면만 보면 저자와 닮은 구석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지고 보면 우리 모두는 각자의 인생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작가인 샘이다. 이 인생이라는 이야기를 어떻게 써 나가고 있는지는 누구보다 자신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어려운 상황과 환경을 딛고 성공해 많은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주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 있을 수도
있는 것이고, 어떤 사람은 열심히는 살았지만 비극적인 결말로 사람들에게 안타까움을 주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사는 지금 시대를'스토리텔링'의 시대라고 부를 정도로 이야기는 우리삶의 중심에 서있다.이런 이야기의 힘은 과거와 현재뿐 아니라
앞으로도 사회와 경제 전반에 걸쳐 중요한 요소로 존재할 것이다.
그 전달 방식과 형태가 조금씩 변하고는 있지만 본질적인 이야기의 힘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의 힘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인 결과물로 전환시키고 있는 때인 것이다.
이 책 <멀고도 가까운 읽기, 쓰기, 고독, 연대에 관하여>의 저자는 리베카 솔닛이다.
저자는 병과 돌봄, 삶과 죽음 등 자신의 느낌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스토리텔링'을 사용하여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놓고 있다.
책은 아이슬란드의 이국적인 정경에 대한 관찰과 묘사, 동화와 역사, 철학 등 장르를 뛰어 넘는 다양한 내용들을 통해 개인사를 담은 회고의
글쓰기를 통해 인간과 삶, 특히 여성에 대해 섬세하게 풀어내고 있다.
사실 우리는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조차도 모를 때가 허다하다.
하물며 그 질감이나 반영이 우리와는 달랐던 시대에 살다 죽은 사람에 대해서야 어떻겠는가.
빈틈을 메운다는 것은 우리가 완전히 알지는 못하는 어떤 진실을 완전히 안다고 착각하는 어떤 거짓으로 바꾸는 일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다 안다고 착각할 때는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자각할 때보다 사실 더 모른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이야기를 통해 얻은 순수하고
심오하며 강력한 깨달음을 배우게 된다. 머리가 아닌 가슴에 새겨져서 몸을 바꿀 뿐 아니라, 삶을 변화시킬 이야기의 세계로 들어가 보시길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