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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람의 시간
김희곤 지음 / 쌤앤파커스 / 2015년 10월
평점 :
이 책은 [스페인은 건축이다] 라는 책으로 처음 만나게
된 김희곤 저자와의 두번째 만남이었는데 역시 감동이다. 내 주변에 스페인을 다녀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스페인의 매력에 푹 빠져 와서는 그
낭만적인 분위기를 설명하기 위해 열을 낸다. 그런 스페인의 역사와 사회상에 대한 작가의 해박한 지식은 아직 가보지 못한 스페인이지만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다가 갈 수 있게 해 준다.
누구나 꿈꾸지만, 섣불리 시도하지 못했던 ‘권태로운
일상에서의 탈출’과 ‘갑갑한 마음을 바람으로 채운 여행자의 삶’. 저자는 마흔넷 생일날 무작정 스페인으로 떠났다.
여행은 자기 자리가 아닌 다른 자리로 이동해보는 것이고
원래는 자기 것이 아니었던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그렇게 변해가면서 현실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 아니었던가 싶다.
스페인은 로마와 이슬람의 지배를 받았고,
대항해시대에는 신대륙 발견을 계기로 신항로의 개척에도 가장 앞장 섰던 나라이다. 근대에 와서는 오랜 내전을 겪기도 했던 역사적으로 굴곡이 많은
나라이다. 그렇기에 스페인에는 다양한 문화유산이 산재되어 있으며 건축, 예술 등에 있어서는 특색이 있는 나라이다.
오래되고 낡은 건축물을 무조건 파괴하지 않고 역사의 그림자가 스며든 건축재료와 공간의 구조를
조심스럽게 살펴보며서 현대적인 건축기술과 융합시켜 도시 중심에 성당과 성채가 공존하거나 현대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공간으로 개조하거나 살려내는
모습에서 과거의 흔적이나 낡고 낡은 것은 뭐든지 부수고 시작하는 우리나라 건축과는 다르게 스페인 건축가들의 복원재생건축이 놀랍고 부러웠다.
이것이 바로 스페인 건축의 건강함이며 동시에 스페인 건축의 독특함이며 나아가 건축이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는 배경이자 힘의 원천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게한 책이다.
책은 여행기 처럼 여행지의 어느 지역에 어떤 것이 볼만
하고 어떻게 찾아가야 하고 하는 내용보다도 여행자인 저자와 함께 스페인 여행을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 몰입이 가능했던 책이다.
인생은 미완이다. 우리는 끝없이 뭔가를 완성해 가려는 듯
생을 살아가지만 결국 완성되는건 하나도 없다. 그런 생의 철학을 가우디는 진작에 알았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