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숲으로 간 당신에게 - 이호준의 아침편지
이호준 지음 / 마음의숲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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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이호준님은 전직 일간지 기자이자 아마추어 사진 작가로 틈만 나면 카메라와 취재수첩을 들고 10년 넘게 전국을 돌아다니며 '이 땅에서 사라져 가는 것들'을 기록해 <사라져 가는 것들, 잊혀져 가는 것들>이란 제목의 책을 내기도 했다. 그는 지금 대학 등에서 여행과 글쓰기를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으며 시인이자 여행작가로 활발하게 활동중인 분이다.

이 책에는 '안부' 열풍을 일으키며 매일 아침 페이스북에 연재하고 있는 '아침에 쓰는 편지'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사람과 마음을 나누는 저자의 글이 담겨있다. 책에는 작가가 세상을 떠돌며 접한 여러 사람의 삶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타인의 곤궁한 삶의 현실을 다정하면서도 세밀한 언어로 어루만진다.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구성하는 다양한 계층, 다양한 계급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상에는 ‘아픈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실직자, 집값, 사교육비, 고독과 소외,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로 고통스러운 사람들 까지 마음이 아픈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삼키며 살아간다.

이웃들에게 다가가서 속삭이는 따뜻한 한마디, 한마디는 우리네 삶의 단면 단면을 잔잔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는 글은  오랜 세월을 신문기자로 지낸 저자의 경력답지 않게 따뜻한 감성이 충만하다. 누구에게나 진실로 값진 인생이 무엇인가를 다정다감한 목소리로 가르쳐줄 수 있는 인품을 간직한 안내자라고 저자를 평한 이외수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평소 이른 시간 회사에 출근해  조금씩 자신의 흔적을 지워나가는 의미에서 책상을 정리 했다는 저자.정말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시간이 지나 생각해 보면 대게는 허상이었다고 소회를 밝힌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든다는 저자의 무성했던 나뭇잎이 가을 낙엽처럼 자신의 흔적을 지워가는 계절이 가을이라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다.

얼마전 자주 지나다니던 노량진 육교가 철거 되었다. 1980년도에 태어 났으니 35년이나 우리 곁에서 묵묵히 제 할일 하다 이제 사라져 버린 낡은 육교와의 결별에 아쉬움을 표하는 사람들. 그 바닥엔 무엇이 가라앉아 있을까 생각해 보게 만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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