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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러를 이겨라 - 켈리공식으로 카지노와 월가를 점령한 수학자 이야기
에드워드 O. 소프 지음, 신가을 옮김, 안혁 감수 / 이레미디어 / 2015년 4월
평점 :
돈 버는 비법은 누구에게나 구미가 당기는 주제다. 그런데 돈을 버는 공식이 따로 있다면 어떨까? 그것도 일확천금을 노리는 ‘꾼들’이 모두 모인다는 카지노와 증권시장, 경마장에서. 이 책은 돈 버는 공식의 탄생과 이를 이용해 어마어마한 돈을 번 사람, 그리고 그 공식을 놓고 벌어진 논쟁을 추적하고 있다. 돈 버는 공식은 1950년대 벨 연구소의 천재물리학자 존 켈리가 만들었다. Gmax=R로 표시되는 이른바 ‘켈리 공식’. G는 부의 성장률, max는 최대값을 나타낸다. Gmax는 최대 수익률을 의미하며, R는 정보전달률 또는 정보의 순도를 뜻한다. 결국 정보의 순도가 높을수록 부의 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정보의 순도에 따라 자본금을 적절히 배분·투자하면 수익은 안전하게 늘어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켈리 공식은 MIT대 교수 출신 펀드 매니저인 에드 소프에 의해 효과가 입증되고 발전했다. 소프는 카지노에서 켈리 공식에 따라 베팅함으로써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다. 그가 얼마나 돈을 따냈던지 일부 카지노는 게임 규칙을 바꿀 정도였다. 그가 켈리 공식을 정리해 쓴 책 ‘딜러를 이겨라’라는 도박사들 사이에 교과서처럼 읽혔다. 소프는 또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도박장’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대박을 터뜨린다. 켈리 공식은 경마장에서도 빛났고, 차차 ‘시장을 이기는 공식’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확실한 승리자’의 등장에 시장과 학계는 당황했다. 켈리 공식에 대한 논쟁도 불거졌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MIT 폴 새무엘슨 교수는 누군가 시장을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장기수익 극대화와 파산 위험이 제로라는 켈리 공식은 오류라며 “켈리 공식은 탐욕의 공식일 뿐”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러나 소프는 자신이 출범시킨 펀드매니지먼트사 ‘프린스턴파트너스’를 통해 막대한 부를 거머줘며 켈리 시스템에 대한 여전한 지지를 거둬들이지 않았다.전체적으로는 꽤 재미있는 편이다. 소설을 읽는 느낌으로 봐도 충분히 잘 각색되었고 괴짜인 천재들, 도박장에서 무조건 따는 방법, 주식투자 성공기, 도박장과 마피아의 위협 등 스릴넘치는 이야기도 많고 특히 돈을 버는 이야기의 소재는 사람들이 흥미롭게 보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 주제 하나만으로도 사실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수학책에서 흔하게 기하분포나 기하평균을 볼 수 있지만 어떤 곳에서도 설명해 주지 않는 기하분포와 기하평균의 가치를 알 수 있는 도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