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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택리지 - 강제윤의 남도 섬 여행기
강제윤 지음 / 호미 / 2015년 1월
평점 :
이 책의 저자는 섬과 섬사람의 삶을 사진과 글로 기록해 오고 있는 강제윤 시인이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유인도 480여 개 중 300여 곳을 직접 걸으며 사진과 글로 섬사람들의 삶을 기록해왔다. 또한 인권 활동가로 살다가 고향인 보길도로 귀향해 8년 동안 '보길도 시인'으로 살았다. 보길도의 자연하천을 시멘트 구조로 바꾸려는 시도를 막아 내는 등 고향의 자연을 지키는 일에 헌신하였으며 33일간의 단식으로 보길도의 문화유산 파괴를 막아 내기도 했다.
이 책 섬택리지는 남도에 위치한 섬 21곳에 대하여 직접 답사하고 쓴 책이다.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가며 자신만의 세계에 몰입하여 자신의 길을 당당히 가는 이에게는 외로운 냄새와 수수한 향기가 난다.
삶의 냄새, 인간의 본질에 가까이 간 자에게서 나는 바람 냄새가 풍긴다. 바다와 섬이라는 자연환경과 인간 생활을 기록한 것으로 대부분 저자가 소개하는 대부분의 섬은 관광지가 아니었다.
남해의 섬들은 유배자의 후손이거나, 도망친 노비, 관의 수탈에서 달아난 사람들, 중심부에서 저항하다가 밀려난 이들의 거처였다. 또한 조선시대 숭유억불로 인해 지배세력의 탄압을 피해 수행자들이 찾아낸 피난처이기도 하다.
책에 소개되어 있는 여러 섬들중에 단연 만재도에 눈길이 간다. 요즘 인기있는 방송으로 널리 알려진 섬 만재도라는 이름은 만 가지의 보물을 가진 섬이라는 뜻이다. 위치상으로 우리나라 최서남단은 가거도이지만 만재도는 배로 가는 가장 먼 섬이라고 한다.너무나 멀리 있어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르는 섬이다. 만재도는 과거에도 1박2일 방송을 타면서 널리 알려진 적이 있었다.
섬 을 소개하면서 여행책이라면 당연히 기재되어있을 그 흔한 교통편과 숙박 등 여행정보가 담겨있지 않아 좋았다.요즘에는 삼시세끼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에 섬이 소개되면서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하지만 주민들은 섬이 크게 개발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도시 사람들이 고향처럼 찾아와 쉬고 갈 수 있는 섬을 꿈꾼다고 한다.
각종 매스미디어에 소개되어 조용하던 섬에 관광객들이 들이 닥쳐 북새통이 되어버리고 섬인심 또한 돈을 쫒아 험악해져버리는 부작용이 없었으면 싶다.지금도 젊은이와 능력있는 자는 다 떠나고 힘없는 노인들만 남아 그들의 힘겨운 일상을 이어가는 곳으로 남더리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