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다 - 2014년 제1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이동원 지음 / 나무옆의자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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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사단 소속 임모 병장이 동료 병사들에게 수류탄을 던지고 소초에 사격을 가해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임병장은 칠흙같이 어두운  밤의 GOP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 땅으로부터 올라오는 냉기는 그를 더욱 외로움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었을것이다. 자신을 잡으러 오는 작전병력들에 의해 좁혀지는 포위망 때문이었을지 몰라도 앞으로 자신에게 닥쳐올 절망을 느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죽음에 대해서도 집요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행한 엄청난 일의 결과에 대해  한없는 절망으로 무기력해짐을 느꼈을 것이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어졌을것이다. 이것은 최근에 전방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 소설 '살고 싶다'는 군대라는 폐쇄적이고 특수한 곳을 배경으로 인간 선악의 실체를 탐구한다. 죽은 전우들과 살아남은 전우들 사이에서 웃지도 울지도 못했던 주인공이 진실과 마주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작가 이동원님은 10년 가까이 영화와 만화 시나리오를 썼다고 한다. 이동원은 2004년부터 시나리오 작법을 공부하고 써오다 2011년 소설을 쓰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실행에 옮겼다2011년 장르를 바꿔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수다쟁이 조가 말했다』를 출간했지만 미미한 반응에 실망하며 고민하다가  "살고 싶다"는 말이 입 밖으로 나왔고  이 감정을 담아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한다.

 소설의 큰 축은 군 병원에서 일어난 의문의 자살 사건의 진실을 좇는 미스터리 추리물이다.

 

위계가 철저한 사회인 군대에서 사람들이 악행과 폭력에 길들여지고 익숙해지는 모습을 목격하면서 주인공 스스로도 내면의 괴물과 만나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주인공은 군에서 자살로 결론내린 “살고 싶어했던 한 친구”의 죽음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죽음의 진실을 캐는 과정은 호기심과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소설에 나오는 에피소드는 작가가 직접 겪었던 내용이라고 한다.  10년 전 군 병원에 장기 입원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는데 주인공처럼 무릎을 다쳐 병원에 입원했고 그 일로 고참에게 갈굼당하고 후임에게 무시당하는 신세가 됐다고 한다. 이런 확실히 군은 일반 사회조직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 우선  그 곳에서의 생활 자체가 단순하기 때문에 그런 사회속에서 느끼는 감정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와는 그 차이가 있는 폐쇠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군대 속 인간 군상의 맨 얼굴을 추리 형식으로 풀어낸 이 소설은 집단의 폭력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날 수 있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일어난 의문의 죽음, 살고 싶다는 외침을 생생하게 들려주며 현대사회에서 경계가 모호한 선과 악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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