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만과 함께 타는 요트 캠핑 - 우리 섬 무동력 항해기 탐나는 캠핑 3
허영만.송철웅 지음, 이정식 사진 / 가디언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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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허영만 작가가 지인들과 공동 소유하고 있는 40피트급 세일링요트 ‘집단가출호’를 타고  항해를 한 기록을 담고 있다. 이 요트여행의 시작 또한 갑자기 이루어 졌다. 발단을 살펴보면 과거 한적한 인사동 술집에서 지인들과 술잔을 기울이던 허영만 화백의 한마디가 화근(?)이 되었다. "바다에도 길은 있지? 그런데 왜 우리는 그 동안 산으로만 다녔지? 돛단배를 타고 바다의 백두대간을 가보자. 서해에서 남해를 돌아 국토의 막내, 독도까지."팔도를 돌아다니며 맛 보고, 즐기고, 느끼는 것이 직업인 사람. 뭇 사람들과 다른 점이라면 머리 속에 잠시 떠오르는 생각에 그칠 뿐인 것들을 만화든 글이든 밖으로 끄집어 내어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 '대단한 기록 능력'이라 할 만 하다.

또한 그렇게 만난 사람들과 쌓아온 인맥, 친분 모두가 부러울 따름이다. 멀찍이 여행 가서 선뜻 불러낼 사람이 나에게는 몇 명이나 있을까? 언제 그 모습을 바꿀지 모르는 바다를 향해 기본으로 10시간 이상씩 항해를 하는 것도 지치는 일일 것인데 실제로 험한 날씨를 만나 목숨까지 위협 받기도 하고 또 비박을 원칙으로 하는 여행이라 침낭 하나에 의지한 채 자다가 모기들의 습격을 받기도 하는 등 육체적으로는 힘겨운 여행이었음에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네들이 매번 가출을 감행하고 또 즐길 수 있었던 건 자연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삶의 생생함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집단 가출호는 경기 전곡항을 시작으로 전북 어청도, 제주 마라도, 통영 욕지도, 울릉도, 독도 등 49개의 섬과 항구를 거쳐 삼척항으로 마치므로써 반도의 대부분의 바다를 거쳐온다. 우리 섬 곳곳의 아름다운 비경과 함께 허영만 화백의 위트 넘치는 삽화가 담겨 있어 쉽게 술술 읽힌다. 출렁이는 파도에 몸을 실은 채 자신이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다는 걸 매순간 자각하며 진정 살아 있다는 걸 느끼고 더불어 서로를 잘 아는 사람들과 함께 먹고 자면서 알게 모르게 쌓이는 우정을 느끼며 점점 가출에 빠져들었던 건 아닐까 짐작해 본다. 게다가 전국을 다니면서 곳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좋은 추억도 그들이 가출을 계속 감행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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