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성적 과열의 시장 - 상승과 하락이 반복된 시장의 역사는 왜 달라져야 하는가?
존 어서스 지음, 김시경 옮김 / 위너스북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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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점점 짧은 주기로 반복되는 금융위기의 원인과 올바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역사를 거슬러 17세기 네덜란드에는 '튤립 광풍'이 있었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선 튤립 사재기 광풍이 몰아친 적이 있다. 16세기 중반 터키에서 들어온 튤립이 부의 상징으로 통했던 때였다. 값비싼 튤립 수요가 늘기 시작했고 희귀 품종일수록 무조건 돈이 된다는 인식이 퍼졌다. 결국 너도나도 튤립 사재기에 뛰어들어 줄무늬가 있는 ‘셈퍼르 아우구스투스’란 품종은 목수의 20년치 수입이자 집 한 채 값이었다. 심지어 천문학적 가격의 튤립 구근(球根)을 양파로 착각, 먹어치운 한 선원은 격분한 집주인에 의해 고소돼 몇 달간 형을 살기도 했다 한다. 어쨌거나 천정부지로 값이 뛰던 튤립은 어느 날 갑자기 매기가 뚝 끊긴다. 이에 놀란 투기꾼들은 한꺼번에 튤립을 팔려 했고 당연히 가격은 폭락했다. 투기 때마다 인용되는 ‘튤리포마니아(Tulipomania)’의 전말이다. 또한,  1720년 영국에서는 신대륙 탐험 열풍에 편승한 투기 과열의 '남해 버블'이, 18세기 초 프랑스에서는 강 주변 개발 계획을 둘러싼 투기 사건인 '미시시피 버블'이 있었다. 이 같은 거품은 오늘날에도 반복되고 있다.

 

거품에 기초한 시장의 상승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닌다. 그중 하나가 글로벌 경제화, 즉 하나로 묶여 있는 글로벌 경제 시스템이다. 과거에는 서로 무관했던 나라별ㆍ지역별 시장경제가 하나로 통합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거품이 동시에 만들어지거나, 거꾸로 시장이 함께 무너지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인간본성에는 엄청난 어리석음이 내재되어 있는 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같은 덫에 천 번 이상 걸려들겠는가?" 여기서 덫은 '투기'를 의미한다. 무엇이든 교환하려고 하는 인간의 본성과 불확실성이 만들어낸 투기는 마치 거대한 '바보들의 게임'처럼 인간의 역사를 얼룩지게 했다.

 

미국 경제가 호황을 누리던 1990년대 중반, 앨런 그린스펀 당시 FRB의장은 "비이성적 과열"이라고 딱 잘라 표현했다.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라지만 그 탐욕과 집단적으로 휩쓸리는 '군집주의'는 정상적인 수요ㆍ공급의 법칙을 넘어서기도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호황을 타고 치솟는 주가에 현혹된 사람들은 '묻지마식 투자'에 동참했고 겉으로는 시장이 성장했지만 실제로는 절반 이상이 거품이었다는 사실을 토대로 세계 경제의 성장(상승)은 두려움보다 탐욕이 앞선 버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점을 교훈삼아 시장에 대해 과대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지만, 때때로 이성적, 합리적인 두려움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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