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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함정 - 가질수록 행복은 왜 줄어드는가
리처드 레이어드 지음, 정은아 옮김, 이정전 해제 / 북하이브(타임북스)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어떤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버는것이 행복이고 어떤사람들은 행복하게 사는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서울시에서 무엇이 행복의 조건인지 설문조사를 했다.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가장먼저 '돈'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과거 대답과 많이 다른 결과이기도 하다. 자본주의체제에서 돈의 매력은 상상을 뛰어 넘는다. 그렇다면 돈이 얼마나 있어야 행복할까? 물론 여기에 정답은 없다. 어떤 철학자는 무소유를 외치며 나름대로 가난을 즐기며 행복하다고 한다. 물질의 풍요를 누리는 경제대국보다 오히려 빈국의 국민들이 높은 행복지수를 받기도 한다.
나라 살림에서도 부의 증가가 그대로 행복의 증가로 나타나지는 못한다. 국가별로 국민소득의 차이는 엄청나지만 숫자 그대로 행복의 정도가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영국 학자들이 정리한 행복 지수 조사에서 엉뚱하게도 방글라데시의 행복 지수가 가장 높다고 확인되었다. 우리는 가지고 싶은 것을 차지 할 수 없으면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만,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먹을 거리와 옷가지, 그리고 쉴 수 있는 집이 있으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영국의 런던 정경대 교수이자 경제학자인 '리처드 레이워드'이다. 저자는 일생을 행복에 대한 연구에 헌신한 학자로 21세기의 좋은 국가는 국민이 행복한 국가이며 개인의 행복에 대해 정부가 철저히 책임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고대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에서부터 심리학, 신경과학, 사회학, 경제학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행복에 대해 분석했다.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에 대해 잘못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 책에서 그는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일곱 가지 요소로 가족관계와 재정, 일, 공동체와 친구, 건강, 개인의 자유, 개인의 가치관을 꼽는다.
저자는 지난 반세기의 연구를 통해 선진국의 1인당 국민소득 수준은 괄목할 만큼 높아졌지만 국민의 행복지수는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으며 미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두배내지 세배 증가했지만 미국인의 행복지수는 50년전에 비해서 높아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사람들의 기대감이 높아지면 '매우 행복하다'고 느끼는 행복의 기준도 올라가게 마련인데 사람들은 실제로 더 행복해 졌지만 자신이 행복해졌다고 대답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으며 "가난한 국가에서는 경제성장이 행복을 가져다 준다"면서 "그러나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서면 경제성장과 행복은 큰 연관이 없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지구상의 작은 나라인 부탄에서는 GNH(Gross National Happiness) 즉, 국민총행복이라는 지수를 나라발전의 지표로 삼겠다는 발표를 하였다. 이것은 오직 경제성장에만 입각한 GNP를 국가발전의 척도로 삼아온 세계인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것은 실제로 자신들이 누리는 자유와 평등과 문화와 전통에 달려있다는것이 부탄사람들의 생각이다.
행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현대인들의 '지위경쟁'이라는 폐해도 지적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사회는 지위경쟁이론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학력이란, 사회적 지위획득의 수단으로 작용한다. 이것은 학력상승의 원인이 된다. 즉, 고학력을 가지는 것이 사회적 지위 경쟁에서 결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높은 학력을 얻고자 노력한다는 것이다. 과거 신분제도가 있던 시대에는 개인 간의 자질을 가려줄 별다른 장치가 필요없었다. 하지만 신분제도가 무너지자 사회적 선발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게 되었다. 그러한 역할을 담당한 것이 바로 학교이다. 누구나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상급학교 진학 기회가 개방됨으로써 학교제도는 사회적 선발장치로 이용되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졸업장은 개인의 능력과 노력의 수준을 나타내는 공인된 품질 증명서가 된 것이 바로 그 사례중 하나이다..
저자는 "부의 창출이나 혁신은 때론 유용한 도구가 되지만 결코 최종 목표는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돈에 대한 숭배를 그만두고, 사람들의 경험의 질이 기준이 되는 인도적인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정한 변화를 찾을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하는 지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