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드립 커피 좋아하세요? - 시시때때로 커피가 그리운 사람들을 위한 커피 안내서
김훈태 지음 / 갤리온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저자인 김훈태님은 대학시절 멋있는 척 에스프레소를 가끔 홀짝이긴 했지만 도무지 커피가 체질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캔커피나 커피믹스에도 별 호감을 느끼지 못하던 차에 우연히 회사 앞 작은 커피집에서 핸드드립 커피를 접한 이후로 커피 혐오자에서 커피 애호가로 바뀌었다고 한다. 도대체 '핸드드립 커피’에는 어떤 매력이 숨어 있을까? 무척 궁금하게 생각하면서 읽게 되었다.

 

와인도 마찬가지지만 자판기 커피나 커피믹스같은 인스턴트커피에 길들여진 나지신은 이해할 수 없는 구석이 많은 커피라는 음료의 세계이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진정 커피라는 심오한 세계를 이해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를 가지고 읽게된 이 책에는 로스팅만 해도 8가지의 단계가 있다거나 로스팅온도의 미묘한 차이로 인해 색깔과 맛의 차이를 보인다는 등의 지금까지는 전혀 모르고 있던 많은 커피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저자는 커피에 대해서는 전문가라 생각한다. 원두의 품종, 핸드드립 기구와 추출법은 물론 커피의 역사와 핸드드립 커피 전문점 소개까지 많은 분야에 대해 설명해 준다.  '핸드드립 커피’는 커피 재료와 양, 도구가 모두 같아도 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마음에 따라 맛이 달라질 정도로 한 가지 재료에 팔백가지이상의 맛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저자는 진정한 커피의 맛을 느끼기 위해 원두 로스팅과 추출에 남다른 철학을 지닌 핸드드립 카를 순례하는 번거로움까지 감수하며 찾아나섰다. 일본식 핸드드립의 최고수로 커피장인으로 불리는 박이추씨의 보헤미안 등은 오래전부터 전국적인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곳이다. 저자는 먼 거리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이 커피명인이 직접 만들어주는 핸드드립 커피를 맛보러 갔다. 중세시대의 연금술사로까지 비유되는 커피 장인의 커피를 만드는 과정은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섬세하게 느껴졌다. 로스팅은 물론이고 커피내리는일까지 손수하는 철두철미한 장인정신의 소유자이다. 

 

카페 주인이 아니라 손님으로서 카페에 열광하는 이유는 바로 카페가‘제3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일터에서 느끼는 ‘밥벌이의 지겨움’은 물론이고 집에서조차 제대로 위로받지 못하는 불완전하고 억눌린 영혼들을 위한 휴식처이기 때문이다. 주거공간이 비좁고 열악할수록 카페문화는 번창하기 마련이다. 일요일 오전 슬리퍼 차림으로 나가 한두 시간 아무생각 없이 앉아 있을 수 있는 곳. 커피를 마시러 카페에 가는 일이 특별한 의식이 되어서는 안 되며, 번거로운 만남을 전제로 하지 않는 일상적인 공간, 그래서 카페가 삶의 일부가 되고 나 또한 카페의 일부가 되는 오묘한 삼투압의 세계. 즉 내가 거기 있음으로써 카페는 더욱 카페다워지고 나는 더욱 나다워지는 것이다.  (제3의 공간 중에서)

 

메니아들의 세계에는 일반인들이 모르는 어떤 심오한면이 있는듯 하다. 이 책을 읽고 느낀것은 한 분야를 좋아야 그 세계에 깊이 몰두하는것도 어쩌면 삶의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이 아닐까하는 점이었다. 그 대상이 와인일 수도 있으며 음악일 수도 있을것이다. 어던  부분에 향을 느끼며 그것을 추구하는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문득 부러워지는 순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