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가 - 개정판
셔윈 B. 뉴랜드 지음, 명희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저자는 예일 대학교 의과대학 임상외과의 교수로서 현재는 진료일선에서 물러나 의학사 및 생명윤리학을 가르치고 있는 '셔윈B, 눌랜드'이다.  이 책은 50년여년을 의사로서 활동하며 무수한 죽음을 보아온 저자가 심장 질환, 노령화에 따른 알츠하이머 병, 정신 충격과 자살, 암과 에이즈 등 각종 질병으로 죽음을 맞이한 수많은 환자들 그리고 자신의 가족들이 죽어가는 과정을 관찰한 기록을 담은 책이다.

 

저자가 의사였기에 의사로서 거져야 할 마음가짐도 담겨 있었다. 의사는 그 자신이 올바른 일을 할 준비뿐만 아니라 환자와 간병인, 외부 여건을 협력하게 만들 준비도 하고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면서 의사를 과학과 직감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100% 장담할 수 없는 판단을 내리는 사람으로 규정한다. 따라서 좋은 의사란 환자의 아픈 몸과 마음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기억에 남는 부분은 '환자가 무슨 병으로 죽는지 본인이 알아야 한다' 라고 말해놓고선 자기도 그걸 알면서 친형의 병을 마지막 순간까지 속였다는 점이다. 사람 누구나 자기 일이 되면 그렇게 쉽게 말 못하지. 그도 어쩔수 없는 인간이구나 하고 느꼈다. 

책의 내용은 죽음 앞에서 가져야 할 참된 희망에 대한  이야기로 대부분은 의학적 설명으로 채워져 있지만 여러 철학자들의 죽음에 대한 논의도 담겨 있다. 철학자들의 이야기 중에 몽테뉴의 죽음에 대한 정의가 마음에 와 닿는다. 그는 불확실성과  격정이 난무하는 시대 속에서 평생을 사색하며 살아온 사람이라면, 예고 없이 찾아오는  무엇인가를 항상 대비해둔 것처럼 죽음 역시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곧 죽음이 다가올 것이라는 생각을 항상 마음속에 지니고 있으면 매사에 더욱 부지런하고 뜻있는 삶을  영위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사는 이 삶을 더 진하게, 더 절실하게 의식하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삶의 가치는 그 길이에 있지 않고 그 순간순간을 얼마나 알차게 유용했느냐에 있다는 내용도 울림으로 다가왔다. "아무리 오래 살았다 해도, 내용과 결과에 따라 실제로는 얼마 살지 못했을 수도 있다" 라고 한 그의 철학 사상을 통해, 우리는 바른 삶과 죽음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정립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사람의 죽음은 언제나 슬프다. 최대한 편안한 죽음을 맞이했다 하더라도 그 뒤에는 언제나 슬픔이 남는다. 따라서 우리가 해야할 일은 최대한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게 도와주는 것이다. 누구 하나 차가운 병실에서 가슴에 부착된 한무더기의 전선이 죽음을 알려주는, 그런 외로운 죽음을 맞이해서는 안된다는 저자의 말에  마음 깊이 동의하게 만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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