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제목인 독고다이란 특공대를 뜻한다. 가미가제는 당시 '짧고 빛나는 젊음과 영원한 죽음'이란 의미의 '사쿠라(벚꽃) 정신'으로 포장됐는데 그간의 작업과는 달리 작가는 가상 인물을 창조해내 혼돈의 식민지시대의 다양한 인간 군상과 인간의 욕망을 때로는 희극적으로 때로는 비극적으로 풀어낸다. 질시와 핍박을 받던 백정 쇠날이 할아버지와 올매 할머니,그들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나 경성에서 막일과 사채업 등으로 돈을 번 아버지는 돈이면 안 될 게 없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돈으로 뭐든지 살 수 있는 세상이 됐음을 직감하고 온갖 비굴함으로 무장한 채 친일파로 생존하고, 군국주의자로 빌붙으며 부를 늘려간다. 그는 백정의 자식이라는 과거를 숨긴 채 진주 하씨의 호적을 사 신분을 세탁한다. 돈 때문에 무식쟁이 아버지와 결혼해 신여성 흉내를 내는 어머니를 거쳐 '나'와 형에 이르기까지 3대의 인생 역정이 식민지 조선의 사회상을 담아냈다. 아들인 주인공 ‘하윤식(나)’과 형 ‘하경식’이 중심이되어 나아간다.큰 아들은 ‘뒤늦게 ‘부끄러운 집안 내력’에 절망하며 전향해 친일의 길을 전전한다. 둘째 아들은 고작 열예닐곱 살짜리 고등보통학교 학생이지만 식민지 조선의 난봉꾼인 '모던 보이'다. 냉소와 번민 속에서 몸부림치며 방탕하던 모던 청년 ‘하윤식’의 벼락처럼 찾아온 뜨거운 사랑으로 펼쳐지는 사건과 사고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뒤늦은 순정과 사랑을 가르쳐준 한 여인을 위해, 형을 대신해 가미가제 특공대에 지원하게 된다. 작가는 시대의 흐름 속을 표류하는 하윤식의 희극적 삶과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을 위해 목숨을 바쳐야 했던 가미가제 조선인들의 아이러니한 비극적 삶을 묘사하고 있다. 사케 한 잔을 마시고 사쿠라의 환송을 받으며 폭탄을 매단 전투기에 올라탔던 조선인 출신 조종사의 삶을 작가는 우연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과정을 ‘필연’으로 펼쳐 보이며 소설은 서글프다. 가미가제라는 말은 위험을 무릅쓰고 무모하게 하는 행동을 비유하는 말로 상징된다. 아마도 삶은 늘 이런 위험을 늘 도사리고 있는것은 아닌지 모처럼 만에 만나본 소설이라서인지 더 시대를 초월해 일제 강점기를 살던 사람의 삶을 만났지만 시대를 초월해 어떤 공통분모를 찾아낸것 같은 그리 밝지않은 느낌의 먹먹함이 느껴지던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