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티타
김서령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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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일상을 살아가는 두여자가 있다. 둘은 20대후반의 나이로 소연은 교사로 미유는 쇼핑호스트라는 직업을 가지고 살아간다. ‘소연’과 ‘미유’, 이들은 간난아기때부터 같는 유모의 손에의해 키워진 코 흘리개 어린 시절부터 늘 함께한, 서로가 서로에게 마치 분신과 같은 존재다. 미혼모인 엄마와 이모들 사이에서 자란 소연과 나름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다지만 겉으로는 화목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늘 서로 싸우고 할퀴어대는 전쟁터 같은 곳에서 자란 미유. 소연은 엄마와 이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지만 아버지의 부재는 채울 수 없는 결핍이다. 남부러울 것 없는 가정에서 태어난 미유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애정을 베푸는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늘 관계맺기를 지향하는 소연. 하지만 사랑따위는 고통의 근원이라며 관계를 거부하는 미유. 자매처럼 성장한 두 여자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지만 갖가지 사연들을 겪으며 마침내 자신의 상처를 용기 있게 바라보고 이를 통해 타인의 실수와 결점까지 포용하는 두여성의 성장기를 만날 수 있다.  이야기는 어린 소연과 미유가 피아노학원에서 피아노를 배우는 데서 시작한다. 소설의 제목이기도한 '티타티타'란 악보도 읽을줄 모르지만 늦은 나이에 용기를 내 배우기 시작한 피아노학원에서 둘을 위해 발표회에서 연주해야 할 과제곡의 이름으로 다름아닌 '젓가락행진곡'의 다른 이름이다. 소설은 결코 드라마틱하지는 않지만  섬세한 심리 묘사, 매혹적인 문체가 돋보이는 소설이다. 소연과 미유가 삶의 격랑을 견디는 생의 안간힘을 진짜 어른이 되는 과정을 그렸다. 둘은 비록 20대후반의 나이지만 사랑에는 늘 서툴다. 하지만 아릿한 성장통을 견디어내는 여성들의 내면 심리의 리얼한 묘사와 잔잔한 음악을 듣는듯한 감성를 자극하지 않는 부드러운 흡인력이 강점으로 느껴진다. 연탄곡이 지니고 있는 묘한 매력이 있다. 서로의 호흡에 맞춰야만 이루어 낼 수있는 하모니가 바로 그것이다.  조화로운 음들이 서로를 교차해내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숨결하나 눈빛 하나까지도 놓치지 말아야하는 진정한 감정의 교류가 필수일 것이다.
  

그리움이라는 연료로 되풀이 재생되는, 돌아갈 수 없는 생의 한 순간의 불빛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그 불빛을 등불 삼아 크고 작은 욕망의 격랑들을 건너가는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두 여자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p.291)

'내 소설은 내가 사람을 사랑하는 한 가지의 방식이다. 내가 너를 사랑하고 있다, 말하는 한 가지 방식이다. 내가 너를 사랑하고 있다, 말하는 한 가지 방식이다. 나는 오래 사랑하고, 오래 쓸 것이다.' (310페이지,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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