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 담쟁이 문고
이순원 지음 / 실천문학사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워낭소리'라는 다큐먼터리 필름을 보면서 한없이 가슴이 뭉클했었습니다.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그 영화를 보러갔는지 알겠더라고요. 할아버지와 소는 인생의 동반자로 동거동락을 했기에 소와 할아버지 사이에는 사람과 동물이라는 경계를 넘어 한없는 애정과 서로를 생각해주는 것들이 생겨났을거라는 추측이 들었습니다. 비록 말못하는 소지만 분명 그 마음속에는 그런 마음이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 '워낭'역시 인간과 소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강원도 시골의 한 마을에서 120년이라는 긴세월에 걸쳐 일어난 소와 인간의 삶의 기록한 이야기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런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은 설마 소들이 그런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믿아지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러나 사람들이 소 모르게 소 이야기를 하듯 소들도 사람이 모르는 밤에 사람이 모르는 이야기를 나누는 법이었다.(표지 글 중에서)

 

이야기의 시작은 '그릿소'부터 시작됩니다. '그릿소'는 소가 없는 가난한 집이 남의 집에서 빌려다 키우는 소를 일컫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갑신정변(1884년)이 일어난 즈음에 노름빚에 팔려 어미와 생이별한 송아지 그릿소가 차무집으로 오게 됩니다. 그릿소는 흰별소를 낳고 흰별소는 화둥불소, 흥걸소, 외뿔소, 콩죽소, 무명소, 검은눈소, 우라리소, 반제기소까지 이렇게 소의 가문은 마치 성경의 한구절같이 아래로 이어집니다. 
 

강원도 우추리 차무집 소의 내력은 12대에 걸쳐 내려오게 되며 이 야기의 중심축으로 등장합니다.  그 의미가 무슨뜻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동네 사람들이 주인공의 집을 부를때 차무집이라고 불렀답니다.   차무집 소들은 다 이름들이 있는게 특이해 보입니다. 대개의 소들은 이름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그만큼 이 집의 사람들은 소를 소 이상으로 생각하며 보살켜온것 같습니다. 뭉클하고 훈훈하다고 할까요? 그런 아련한 마음들이 전해져옴을 느끼게 되는 소설입니다. 영화 워낭소리에 이어 또다른 소설이라는 형식을 통해 소와 인간의 관계에 대해서 생명이라는 유한함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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