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의 가을에서 거닐다 - 보스에서 렘브란트까지 그림 속 중세 이야기, 그림으로 읽는 세상 중세편
이택광 지음 / 아트북스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모두 세 권으로 기획된 ‘그림으로 읽는 세상’의 두 번째 발간 책이으로 이 시리즈 책들의 강력한 특징은 중세 회화를 사회역사적 시작으로 해석하는 것에 있다. 이는 인문학자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한 그림 읽기를 시도한 책이다. 저자 이택광은 미술, 영화, 대중문화 관련 글을 쓰고 있는 작가로  문화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예술가들이 독자적 사상을 그림에 담아내기 시작한 건 르네상스 무렵이었다. 르레상스에 이르러서야 예술가는 비로서 철학과 신학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게 그 당시 교부철학과 신학적 상상력을 예술가들이 완전히 거부했다는 걸 뜻하지는 않는다.(p.19)

 

르네상스 시대에 '미술'이 태어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르네상스 이전에는 예술가들이 단순한 석공으로 취급 받았습니다. 그러나 르네상스의 정치, 경제 지도자들은 고통으로 얼룩진 중세기식 삶의 방식을 바꾸려면, 인간의 위대한 기운을 살려주는 그 무엇인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하늘을 찌르는 웅장한 건물과, 아름다운 조각품들을 도시 곳곳에 세워 인간의 무한한 능력의 증거로 보여주자고 생각한 것이다. 이들 지도자들은 석공에 불과하던 예술가들을 우대하며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이때부터 예술가들의 역할이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해졌고 ‘미술가’라는 새로운 직업도 탄생한다.

 

우리가 유럽의 중세를 알아야 하는 까닭은 그것이 우리에게 남겨놓은 유산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근대가 중세의 속박으로부터 인간이 해방된 사건이라는 주장이 있긴 하지만, 오늘날 이런 주장은 그렇게 설득력을 갖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중세는 속박이었다기보다, 근대와 '다른'세계였고, 이런 까닭에 근대가 만들어 놓은 다양한 문제점들을 돌아보게 만드는 거울이라는 견해가 차츰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중세에 대한 나의 관심은 이렇게 현실적인 이유를 갖고 있다. 향수나 복고 취향 때문에 중세를 좋아하는게 아니라,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ㅅ계를 좀더 잘 이해하기 위해 중세를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p.6)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점은 주제의 분류와 그림을 소개하는 방법 자체가 기존의 미술사책들과는 다른것을 느꼈다. 기존의 만연한  미술비평을 ‘인상비평’이라 칭하고 미술사를 공부하며 사람들이 미술을 그 자체만 보는 것에 익숙해 있는데 그것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사실 시중에 나온 대부분의 미술사 책들이 인상비평 아니면 미술교과서식 해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대 미술의 개념이 탄생한 르네상스 시대의 인간미 넘치는 작품들을 통해 인간 본연의 참모습들을 살펴보고 있다.  책의 그림을 눈으로 보면서 그림 속에 숨어있는 여러 인문학적 요소를 하나 하나 짚어내는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그 그림 속에 숨겨진 또하나의 소용돌이치는 세상을 보게 된다. 즉, 그림은 세상으로 열린 창이자 세상을 비추는 거울인 것이다. 사회과학이라는 프리즘을 통해서 본 그림들은 대단히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에 대한 해석 역시 매우 풍요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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