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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인텔 - 과거의 성공, 현재의 딜레마, 미래의 성장전략
신용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통해 반도체 산업의 두 선두주자인 인텔과 삼성전자 두 회사의 경쟁력과 리더십,조직 문화를 통해 과거의 성공 사례와 현재 딜레마의 요인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이 두 기업의 미래를 위한 충고를 담고 있다. 인텔과 삼성전자에 각각 근무한 경험이 있는 저자는 인텔과 삼성에 관한 책을 집필하는 데 결정적으로 필요한 배경과 지식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크게 과거의 성공을 돌아보는 부분(2~5장)과 미래를 전망하는 부분(6~8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1장에서는 IT 산업의 과거, 현재, 미래를 전반적으로 설명하고, 인텔과 삼성전자의 현재와 미래 전망을 요약 제시하였다. 기본적으로는 주관적인 감정이 개입할 여지가 있고 필터링을 거쳐 내용이 전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천하의 ‘삼성왕국’을 한치의 봐줌도 없이 낱낱이 해부하며,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책은 비교적 객관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책에서 저자는 앞으로도 계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두 회사 모두 새로운 성장을 이끌고 갈 엔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삼성은 기업 문화에 기반한 조직 프로세스와 각 사업부분을 장악하는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리더십을 가지고 특유의 스피드와 과감한 투자, 그리고 강한 실행력으로 세계적 글로벌 기업의 꿈을 이루었는데 이것이 삼성의 혁신적인 자기발전으로 인한것이었는지 구조와 체계, 인재의 능력등이 미치는 여파였는지 갈피를 못잡고 있으며 점차 복잡하고 고도화하는 경영 환경은 이건희 회장의 ‘황제경영’과 비서실 조직으로 감당하기 어려웠었다.
지난 4월은 삼성이 경영쇄신안 발표 1주년을 맞이 했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그룹 전체적으로 가장 큰 변화의 시기였다. 올 초 삼성은 계열사 사장 중 20여 명을 물갈이 했다. 그룹 역사상 초유의 사건이다. 삼성전자는 1400명의 본사 직원 중 90%를 현장으로 내보냈다고 한다. 이건희 회장은 퇴진했고, 전략기획실은 해체됐다.또 각 사별로 독립경영체제가 도입됐다.여기에 지난해 말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로 삼성은 '내우외환' 위기에 시달렸다. 삼성은 대규모 투자나 신수종사업의 의사결정을 하는데 '리더십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이 전 회장의 리더십 공백을 하루속히 메우는 것은 삼성의 당면 과제지만 대안 마련이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그동안 '회장-전략기획실(구조조정본부)-계열사 CEO'로 이어지는 삼각편대의 해체 후 삼성은 지난 1년간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너가 경영권을 가진 기업과 전문경영인 체제의 기업을 비교해보면 과감한 대형 투자 등의 의사결정 등에 있어 현격한 속도 차이를 보인다.
건설적인 대항(constructive confrontation)은 인텔에서 회의할 때, 의견이 맞지 않으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건설적인 태도로 맞붙어 해결하는 방식을 뜻한다. 인텔에서는 열띤 토론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서로의 차이점을 좁히기 위해서는 자타가 공감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인텔에서는 “데이터 내놔(Where is data)?”라는 질문을 흔히 받는다.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거나 서로의 의견이 합치되지 않으면, 상급자가 최종 결정을 내린다. 상사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 결정에 따를 때 “동의하진 않지만 따르겠다(I disagree but commit)”라는 말을 쓴다.( 5장 삼성전자와 인텔의 기업 문화 비교 중에서)
삼성의 전매특허였던 일사불란하고, 한 템포 빠른 의사결정 등 예전 모습을 되찾기 위해선 전략기획실 역할을 수행할 컨트롤 타워의 역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저자는 시대를 앞서가는 자체 내부의 변화 없이는 과거의 공룡처럼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경고한다. 삼성은 지금까지 발 빠른 후발주자로서의 이점을 살려 경쟁사를 앞질렀으나 이제는 후발주자로서가 아니라 창조적인 선발주자 체제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시대를 앞서가는 자체 내부의 변화 없이는 과거의 공룡처럼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경고한다. 저자가 내놓은 대안은 IT · IT(Information Technology), BT(Biotechnology), NT(Nanotechnology)의 융합기술이 바로 삼성과 인텔의 나아갈 길이며, 한국경제의 미래 성장동력임을 제시하며 '발 빠른 선발주자'로서 벤처회사나 대기업의 불연속 이노베이션을 통한 신구 사업 개발 부서의 운영을 위한 경영 패러다임인 K2M (Knowledge to Money) 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1등 기업들의 딜레마를 통해 글로벌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과 압축성장을 이루고자 열망하는 회사들은 핵심을 꿰뚫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책으로 삼성과 인텔이 미래의 블루오션을 찾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도 보여준다. 한페이지, 한페이지 너무나 쉽게 넘길 수 있었고, 두 거대기업의 치열한 경쟁은 흥미진진함을 넘어 하나의 감동적인 드라마를 보는 듯 했다. 난공불락의 삼성 수뇌부가 기적같이 붕괴된 요즘, 국가 석학이 쓴 이책은 충분히 관심을 끌고도 남음이 있다. 현재 두 기업의 역사는 계속 되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결론을 도출한다는 것이 무리가 따르는 일이지만 최근 10년간 진행되어 온 성공과 실패를 단순한 이론적인 주장이나수치만이 아닌 두 기업에 몸담았던 사람이 실무에서 느꼈던 부분과 학술적 탐구를 통한 결과를 책으로 엮어냈다는 것이 이책의 최고 장점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