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 가문의 500년 야망과 교육
이상주 지음 / 어문학사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세종대왕 가문의 500년 야망과 교육
 
전주 이씨 123군(君) 중 명문으로 손꼽히는 세종대왕 서5남인 밀성군파의 시조는 조선 세종대왕과 신분의 차이를 극복하고 드라마틱한 사랑을 한 신빈 김씨의 셋째 아들이 밀성군 이침(1430~1479)으로  세종의 다섯번째 서자로 열세 번째 왕자다.

 

세종대왕 후손 중 최정예 엘리트 집단으로 평가받는 이 가문은 6정승 8판서에 3대문형을 배출하며 세종대왕의 정신인 애민과 부국강병을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그렇기에 중종등극, 남한산성 사수, 북벌계획, 기사환국, 신임사화 등 역사의 현장과 순간에는 밀성군 후손들이 자리했다.(p4)


이 책은 단순히 조선 상류층의 이야기로 그치지 않는다. 한 가문을 통해 그 시대 교육방법, 역사를 재조명해 낸 점이 뛰어난 책이다. 조선 최고의 엘리트 가문은 어떤 철학을 지니고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의문에 이 책은 가문의 자녀 교육론과 처세관을 직계 후손인 저자가 가첩과 문집 등 수많은 자료를 토대로 재구성해 그들을 통해 대를 이어 전수된 장원급제의 노하우, 정경부인 임씨의 스토리텔링 교육법 등 조선시대 상류층이 어떻게 자녀를 가르쳤는지 자세히 담겨 있다. 이 집안의 저력은 독서에 있었다. 독서는  이 집안사람들은 500여년 동안 조선의 정치와 사상, 문화의 핵심으로 작용해 성인으로 가는 수련의 과정으로 여겼던 이 집안의 글 읽는 문화는 규방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이명의 아내, 며느리, 손자며느리 등 여인 3대는 귀양을 가서도 책읽기와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이경여는 큰아들 이민적에게 “네 나이 열다섯인데 아직 학문을 이루지 못했으니 크게 반성해야 한다”고 꾸짖는다. 이경여의 손자 이건명 등은 정쟁에 패해 죽음을 맞는 자리에서도 자녀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밀성군파는 광산 김씨 사계 김장생의 후손, 안동 김씨 김상헌 직계들과 300년간 통혼하며 조선 최고의 문벌을 형성했다. 그러면서 '임금이 임금다워야 충성하고, 선왕의 고명은 죽음으로 지킨다'는 원칙 아래 강력한 왕권을 추진한 세조를 적극 지지했고, 실덕한 연산군으로는 종묘사직을 수호할 수 없다고 판단해 임금교체를 추진했다. 또한  조선이 청나라와 일전을 벼르던 효종과 숙종 연간. 당시 정국을 주도하던 백강 이경여 집안은 대대로 북벌을 꿈꿨다. 밀성군의 6대손 이경여는 10만 양병을 주장했으며 7대손 이민서는 민족영웅 발굴 작업에 매달렸다. 8대손 이사명과 이이명은 각각 12만 화포병 육성을 건의하고 북방지도 제작을 추진했다.

이 책에 담겨 있는 세종대왕 500년의 가문사는 곧 한국사라는 느낌을 받게된 책이었다.혼란과 분열의 시기에는 명문가가 필요하다. 한가문의 가문사를 기록한 책이지만 분열된 나라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문중이 중심이되어 인간으로서의 수련에 정민하며 자존과 품위를 지키고 주위를 돌보며 나라의 안위를 최고의 가치로 생각한 이 가문을 통해  명문가의 정신은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 더욱 필요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한 책이었다. 이런 명문가의 정신은 수백년의 시간을 관통하며 후손에게 전해지는 동안 수 많은 역사적 인물을 배출하게된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고 그 피에 흐르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어김없이 발휘되었을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세월의 간극이 존재하지만 이 시대에 되세겨볼 필요가 있는 가정의 교육과 정신에 대하여 많은 자각을 하게된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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