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기행 1 펭귄클래식 17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홍성광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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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는 유럽에서 여행이 붐을 이루던 시기였다. 인구에 회자되는 시인 중에는 베네치아를 찾아 이 도시의 시정(詩情)을 노래한 사람이 많다. 산마르코 광장에 서서, 카페 폴로리안에 앉아, 혹은 곤돌라에 몸을 싣고 그들은 물의 도시가 보여주즌 마력에 흠뻑 취하곤 했다. 많은 예술가들은 이 도시에서 저마다 새로운 영혼의 보석을 발견해 독창적인 '베네치아 신화'를 만들어 냈으며 그것을 아름다운 시구나 기행문으로 남겨 놓았다.

 

독일 최대의 시인이자 세계문학의 거장인 괴테(1749-1832)는 독일 고전주의의 대표자로서 자연연구자, 바이마르 공국(公國)의 재상으로도 활약하였다. 1765년에 라이프치히 대학에 들어가 법률을 공부하면서 자유분방한 생활을 보내던 괴테는 1768년에 고향으로 돌아와 요양생활을 하며 신비주의와 중세의 연금술(鍊金術), 경건파(敬虔派)의 신앙에 관심을 두었으며, 1770년 스트라스부르에서 법학 공부를 계속하기 위해 머무르면서 J. G. 헤르더를 알게 되고, 셰익스피어의 위대성을 배우게 되었다.  '이탈리아 기행'은 대문호 괴테가  서른일곱이 되던 1786년 9월 부터 1788년 4월 까지 1년반정도 자아에 대한 성찰과 예술적인 탐구를 위해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난다.  당시 그는 희곡 '괴츠 폰 베를리힝겐', '프로메테우스' 등과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이미 사회적으로 인정받은 상태였으며 이 여행은 온갖 의무와 사랑의 고통으로 부터 벗어나, 안식을 찾고자 떠난 것이기도 했다.  1부는 카를스바트에서 로마까지(1786년 9월~1787년 2월) 2부는 나폴리와 시칠리아(1787년 2월~1787년 6월)3부는 두번째 로마 체류기(1787년 6월~1788년 4월)까지로 구분해 기록하고 있다.

 

괴테는 이미 소년 시절부터 이탈리아를 동경하고 있었다. 일찍이 이탈리아 여행기를 썼던 아버지의 체험담에다, 로마의 전경을 담은  그림, 베네치아의 아름다운 곤돌라 모형이 그 나라를 꿈꾸게 해주었다. 프랑스혁명이 일어나기 십삼년 전인 1786년 9월3일 새벽3시에 괴테는 자신의 생일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아우구스트대공 일행과 휴양차 머물던  카를스바트를 몰래 빠져 나왔다. 괴테는 오소리 가죽 가방 하나만을 들고 혼자서, 혹은 친구들의 도움을 받으며 로마의 유적은 물론 나폴리와 시칠리아 섬까지 답사했으며, 유명한 그림이나 조상(彫象)이 있는곳이면 어디든 달려갔다.

 

이 여행을 통한 이탈리아 체류가 괴테의 삶과 문학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지인들의 도움으로 괴테는 미술을 공부하고 고대 로마의 유산을 답사하면서 사물에 대한 통찰력을 가다듬고 작가로서 정체성을 되찾았다.  괴테는 이 기간 동안 대부분 익명의 여행자로 지냈다. 그는 이탈리아 곳곳, 베니스, 로마, 나폴리를 돌아다니면서 수많은 편지를 쓰고, 이 편지들을 토대로 '이탈리아 기행'이 탄생하게 된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흥미위주의 여행기가 아니라 대시인이 삶의 일대 전환기에 겪은 진지한 삶의 체험의 기록이며 새로운 작가 혼을 찾아 떠나는 혼자만의 여행 으로 자연과 예술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있었으며 이탈리아에서의 생생한 체험은 괴테에게 잠들어 있던 시심(詩心)을 일깨워 준 여행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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