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것들 잊혀져가는것들 이 책은 일간지 기자이자 사진가인 이호준씨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세월 따라 사라져 갔지만 우리의 삶과 같이했던 우리의 생활 주변에 있었던 것들을 발굴하고 기록한 것들을 엮은 책이다. 그는 사강(思江)이라는 필명으로 오랫동안 글을 써왔으며 블로그(http://sagang.blog.seoul.co.kr )를 통해 이를 연재하고 있다. 달동네가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지고 기억 속에서 잊혀져가는 단어가 되어가고 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 할 꿈과 사람사이의 깊은정이 깃들어 있던곳이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내가 어렸을때 살았던곳은 소위 달동네라 불리우던 산꼭대기에 있었던 동네이다. 주소지가 산 oo번지로 표시되어 지금도 본적주소지의 지번에는에는 산이라는 명사가 나의 출생지에 대한 장소설명에 흔적이 되어 남아 있을 뿐이다. '하늘아래 첫동네'로 아름답게 미화되어 불리며 지방에서 서울로 일자리를 찾아 상경했던 60,70년대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담겨있었던곳,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고달프고 힘들어도 웃을 수 있었던 곳이었다. 그리운 사람들의 마을 달동네....서민의 평범한 삶과 일상을 찾을 수 있엇던 우리들의 삶의 터전이 지금은 재개발, 재건축이라는 시대적인 물결에 밀려 거대한 콘크리트 아파트의 숲으로 바뀌어진지가 벌써 오래전 부터이다. 1976년에 발표된 30년도 더지난조세희씨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이라는 소설을 보면 가난한 서민들이 재개발로 인해 그들의 삶의 터전을 잃고 도시의 주변으로 밀려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사회에서 소외된자들의 삶도 느낄 수 있다. 그 후 많은 세월이 지났지만 지금의 대도시의 모습은 그때와 다를바가 없다. 오히려 '뉴타운'이라는 이름으로 바뀐 도시주택개발의 광풍이 더 드세졌다고 할까. 지금의 현실 역시 돈 있는 사람들이 서민의 삶의 장소까지 내놓으라는 구조적인 불공평한 사회의 단면은 계속되고 있는것이다. 오랫만에 찾아가 보았지만 어렸을때 살앗던 동네는 흔적조차 찾을길이 없었고 사진이 귀하던 시절인지라 사진으로나마 다시 만나볼 수가 없는 곳이 되고 말았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저자의 '기행수첩'을 통해 서울에서 가까운 인천에 과거 달동네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이라는 곳을알게 되었다. 너무 고마울 따름이다. 사람이란 나이를 먹을수록 지나간 옛날을 회상하는 빈도가 많아지는것 같다. 정신없이 달려온 세월을 뒤로하고 이제서야언제 한번 나의 어린시절의 성장기록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던 나의 고향 달동네가 산oo번지가 생각나면 가족들과 함께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우리의 아이들에게도 꼭 한번 보여주고 싶은 곳이다. 책을 다 읽고 우리가 잊고 살았던 이렇게 소중했던 따듯한 기억을 되살리게 해준 책을 펴낸 저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졌다. 기록이란 소중하다. 그렇지만 이런 기록을 찾아내고 남기는것은 쉽지않은 작업임을 알고 있기에더욱 고마운 마음이 든다. 저자는 서문에서 "내가 무엇 때문에 이 짓을 하지?'라는 의문에 많은 공감이 간다. 어마나 힘든 작업이었음을 표현하는 자조섞인 그의 한마디에서 저자의 그간 힘들었던 노고를 십분 느낄 수 있었다. 누군가는 해야되는 작업을 해준 저자께 다시한번 마음속의 사의가 꼭 전달 되었음을 기원하며 과거의 얼룩들을 보며 잠시라도 각박한 현실의 삶을 잊고 추억속의 옛날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어른들과 특히 부모세대의 여러 삶의 편린들을 잘 알지 못하는 우리사회의 젊은 세대들도 꼭 읽어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2008년 5월의 어느날 서울 사간동의 골목길 한옥집 풍경.. 정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