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놀이
크리스토프 하인 지음, 박종대 옮김 / 작가정신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동물은 뭔가 부족한 것이 행위의 동기가 될때 일을 하고
넘치는 힘이 행의의 동기일때 놀이를 한다.
 
인간은 오로지 놀때 만이 완전한 인간이다
-프리드리히 실러
 
 
책을 읽기전 습관처럼 책의 안표지에 있는 저자의 약력에 자연스럽게 눈이 갔다. 1944년 목사의 아들로 태어남. 1967년부터 1971년까지 라이프치하와 베를린에서 철학을 공부함. 인민극장에서 극작가로 활동하였고 현대 사회의 갈등에 깊은 관심을 가지면서 줄곧 사회주의 역사 진행의 과정에서 좌절하는 지식인과 인간 소외를 진지하게 다루어왔다고 소개하고 있다.
저자의 사진을 통해본 첫 인상은 그야말로 철학과 교수님의 이미지가 많이 느껴진다. 지적인 용모와 분위기에서 이 책의 내용이 너무 철학적인 내용들로 꽉 채워진 어려운 소설이 아닐까하는 걱정과 함께 나의 책 읽기는 저자의 프로필에서 꽤 오랜 시간 머무르며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했다.
 
이 소설의 줄거리는 자신의 인생을 놀이에 바쳐버린 한 남자 주인공 뵈를레러는 사이코패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유명한 변호사이다. 그는 삶의 지루함을 떨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자신을 만족시켜줄 놀이와 놀이터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자유와 의지가 살아 있는 곳이 ‘놀이터’밖에 없다고 생각한 주인공은 “완벽하게 무가치해 보이는 살해”라는 놀이를 구상하고 실행에 옮긴다. 어느 날 자신과 아무 관련 없는 남자를 당구 큐대로 쳐서 살해한다. 그는 방금 죽인 남자를 끌어안고, 동요하는 주위 사람들에게 도와달라고 외치는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까지 한다. 뵈를레는 자신을 구한 변호사에게 더욱 기가 차고 위험한 마지막 놀이, 인격적으로 완벽한 한 인간을 완벽하게 파멸시켜버릴 놀이에 동참할 것을 제안한다. 범행의 동기나 원인을 전혀 파악할 수 없는 ‘뵈를레 사건’은 법정과 여론을 혼란에 빠트리고 감옥에 갇힌 채 자신을 변론해줄 변호사를 설득 조종하여. 궁지로 몰고 가며 법정과 여론을 상대로 잘 짜인 각본 같은 스토리로 혼란에 빠뜨린다.  명확해지는 그의 행적과 심리는 독자들로 하여금 법의 심판에 대한, 인간의 심판에 대한 이중적 잣대를 갖도록 유도하기에 충분하다. 나폴레옹의 후계자라고 스스로를 부르는 그는 ‘살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완벽하게 타인을 패배시킬 정교하고 빈틈없는 놀이를 구상하고 실행하는 데 자신의 모든 재능과 열정을 쏟아 붓는다. 그는 전작을 통해 이미 혼란스럽고 부조리한 사회와 인간소외, 性 문제 등을 흥미롭고 대담하게 그려내는 비판적 성향의 지성파 작가로서 이 소설을 통해 변호사 뵈를레의 완벽함 삶 뒤에는 광적인 내면이 숨어 있다는 부분에 대한 훌륭한 묘사를 통해 다시 한번 인간의 본성과 현대사회에서의 인간소외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는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나는 나폴레옹의 소박한 후계자입니다.
나는 삶을 위협하는 권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승산이 없고 전망이 거의 보이지 않는 놀이를 즐기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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