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의 시대가 개막되는 시점에 다중은 누구이며 어떤 존재일까 ,지구적 질서의 새로운 형태가 출현하고 있는지 '세계화’라는 전세계적인 추세속에서 다중의 개념과 배후에서 작동하는 권력의 실체에 대한 것들을 이 책을 통해 알아보고 싶었다
‘제국’이란 용어는 현 시대의 세계화를 통해 드러난 새로운 전지구적 주권 형태를 일컫는 말로 제국주의가 외국의 영토로 확장된 국민국가 주권에 근거한 반면 제국은 새로운 주권 형태인 네트워크 권력으로서 국민국가들과 함께 초국적 제도와 주요 자본주의 기업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제국이 세계화의 한 쪽 얼굴로서 위계와 분리의 네트워크 권력이라면, 다른 쪽 얼굴인‘다중(multitude)'은 협동의 새로운 회로를 창조하는 개방되고 확대된 네트워크로서, 제국 안에서 성장하는 살아있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제국은 현 시대의 세계화를 바라보는 새로운 개념틀이다.
미쉘 푸코의 분석에 의한 통제 방식의 변화를 살펴보면 통제의 방식의 변화에 따라 훈육사회에서 통제사회로 이행함을 살펴볼 수 있으며 이는 ‘제국’권력 특성의 토대가 된다. 훈육사회는 관습, 습관, 생산실행을 생산하고 규제하는 배열장치나 장치의 분산된 네트워크를 통해 사회적 명령이 구축되는 사회로서 훈육제도들(감옥, 공장, 보호시설, 병원, 대학, 학교 등)을 통하여 정상과 일탈을 규정함으로써 통제한다고 한다. 20세기 중반에 시작된 제국은 19세기 말에 절정기에 다다른 제국주의와 다르며 자본주의의 팽창은 제국의 원동력이다.
안토니오 네그리와 마이클 하트가 공저한 '제국'은 현재의 세계화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있는데 자본은 시장의 장벽을 제거하려고 하고 국가는 자국의 경제를 지키기 위해 장벽을 보호하려고 하고 초강대국인 미국은 각종 자유무역 요구를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개발도상국에 강요하기 때문에 세계화는 미국중심의 신제국주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세계화는 모든 규제를 철폐하고 자본의 매끄러운 흐름을 요구함으로써 바야흐로 세계는 자본주의 발달의 절정기에 이르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국은 개방적이고 팽창하는 자신의 경계 안에 지구적 영역 전체를 점차 통합하는, 탈중심화되고 탈영토화하는 지배장치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국은 외부를 가지지 않는다. 즉 제국과 비제국을 가르는 경계선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이 제국에 포섭된다. 그러나 이는 우리가 모두 제국 안에 있고 제국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제국에 대한 저항 또한 처음부터 봉쇄된다는 의미는 아니다.'제국'이 쓰여진 이후 2001년 9.11과 2003년 3원의 이라크전쟁이라는 커다란 사건이 일어났다.21세기에 들어 과거의 제국주의적인 전쟁은 제국 내부에서의 전지구적 내전으로 경향적으로 대체되어 가고 있다.
네그리와 하트는 제국 안에서 제국과 같은 논리로 존재하지만 제국에 저항하는 세력을 다중(multitude)이라고 부른다. 다시 말해 오늘날 제국이 지칭하는 세계화의 권력구조가 전 지구를 장악하고 관리하지만 그것에 대항하는 세력은 바로 세계화 속에 심어져 있다. 저자는 제국주의 전쟁을 통한 유럽 제국들의 몰락을, 자본과 근대주권(국민국가)의 대립에서 자본이 승리한 것으로 분석한다. 자본주의가 팽창하는 과정에서 국민국가의 영토적인 경계는 방해물로 떠오른다. 제국주의 국가들의 몰락 이후 부상한 UN은 국민국가들의 국제간 관계를 다루는 국제적 사법적 구조를 넘어, 초국적이고 전 지구적인 사법적 구조로 이어지는 교량 역할을 하였다.
제국은 세계의 경찰국가를 자처하는 미국에서 완성된다. 미국은 냉전 기간 구제국주의 열강들을 자신의 체제에 종속시키면서 제국적인 질서의 구성에서 주도권을 잡았다. 그리고 냉전이 약화되자 국제 경찰력을 행사할 책임은 미국의 어깨에 정확히 떨어졌다. 걸프전은 미국이 제대로 격식을 갖추고 이러한 권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첫 번째 기회였다. 걸프전의 중요성은 이 전쟁이 미국 스스로의 국민적 동기의 작용으로서가 아니라 전 지구적 권리의 이름으로 미국을 국제적 정의를 관리할 수 있는 유일한 권력으로 드러냈다는 사실에 있다. 이 책 다중에서는 제국에서의 전쟁상태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전쟁은 지배의 도구로 기능한다.
이라크전쟁 등의 변화 상황을 ‘제국’의 예외적 사례로 보거나 또는 일방주의의 강화로 보는 시각을 교정한다. 또한 ‘미국은 정의롭다’는 생각이나 가해국과 피해국의 극단적 비대칭 상황이 상존하는 것을 인정하고, 바로 그 때문에 새로운 희망의 가능성이 쌓이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다중은 잠재적으로는 사회적 생산을 하는 온갖 다양한 주체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공동체(community)라는 용어는 인구들의 상호작용 위에 주권적 권력으로서 군림하는 도덕적인 통일체를 지칭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공통된 것은 공동체나 공적인 것 이라는 전통적인 개념과도 관계가 없다. 네그리는 다중이 지닌 다수성과 차이성의 특성을 무기로 삼는 민주주의 형태가 극복의 실마리를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제국'에 이은 '다중'은 옮긴이의 말처럼 네그리와 하트의 제국의 네트워크 권력개념을 일방주의인가 다자주의인가라는 일개 국민국가 미국의 정책문제로 환원하는 이러한 인상주의적 견해들을 체계적으로 비판하고 하나의 세계질서로서의 제국메커니즘의 실재성을 좀 더 분명하게 단언하고 있다.
저자들은 사회계급들이 경제적으로 매우 다양하며 인종,민족성,지역성,성별,섹슈얼리티 등등의 다양한 집단을 포함한다는 자유주의자들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고 있다.그래서 다중은 한편에서는 통일되고 다른 한편에서는 다양해지는 모순 속에 있는 듯이 보인다.
다중의 창조, 네트워크 속에서의 다중의 혁신, 그리고 공동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다중의 능력이 오늘날 최초로 민주주의를 가능하게 만든다. 민주주의에 대한 실질적 관념들을 늘 침식해 왔던 정치적 주권과 일자의 지배는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게 보이기에 이르렀다. 주권은 그것이 비록 일자의 신화에 기초하고 있다 할지라도 항상 피지배자들의 동의와 복종에 기초한 관계였다 (본문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