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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의 사나이
김성종 지음 / 뿔(웅진)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소설의 주인공 '문삼식'은 태어나면서 생모에 의해 버려진 후 고아원에서 자라다 9세에 미국으로 입양된 한 소년이 해외 입양아 출신으로, 고국이 그리워 돌아왔지만 그 어디에도 발붙이지 못한 채 다시 해외 유학을 택하고, 소련 유학 시절인 냉전시대에 소련에서 공산주의 혁명 사상을 주입받고 KGB정보 요원으로 일하다. 냉전 체제 종식 후 KGB 출신들이 모여 'Q25'라는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살인청부조직을 구성하게 되고, 그 조직과의 거래를 통해 살인 청부업자로 변신한다 청부살인업자지만 현재에는 사회적으로 유명한 추리 소설가로 아시아자유평화연대 한국대표의 직함으로 위장하고 살고 있다. 소설은 부산에 살고 있는 주인공이 <아시아자유평화연대 난징대학살 추모집회> 참석차 난징행 비행기를 타기 전 새벽, 짙은 안개로 유명한 부산 달맞이 언덕에서 유명 정치인이자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인 유달희를 청부살해 하는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난징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인천으로 향하려던 '나'는 안개 때문에 비행기가 연착되어 일행을 놓치고 만다. 우여곡절 끝에 난징에 도착한 '나'는 먼저 출발한 일행의 비행기가 안개 때문에 추락 사고를 당하여 오미주를 포함하여 전원 사망한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 또한 사망자 명단에 들어 있음을 알게 된다. 더 이상 중국에 있을 필요를 느끼지 못한 '문삼식'은 다시 서울로 오게 되고 제3 세계에서 새로운 삶을 준비하려던 중에 그를 쫓던 해운대 경찰서 강력반 반원들에게 잡히는 과정에서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범인의 뒤를 쫓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긴장감과 속도감 있게 묘사하고 있어 단숨에 소설속으로 몰입하게 만들었다.
특히,그의 전작 <어느 창녀의 죽음>에서 세상의 온갖 죄악에 괴로워하는 오형사를 통해서나 이책의 주인공 문삼식을 톻해서도 달맞이공원의 난개발 문제 등 간헐적으로 작가가 느끼는 한국사회의 부조리한 부분들에 대한 생각들도 읽을 수 가 있었다. 사회파 미스터리에 가까운 김성종소설의 특징이 이작품에서도 과거보다는 약하지만 일부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오랜만에 접해 보는 우리나라 추리소설작가중에 대들보격인 김성종의 소설에서 그의 추리소설의 특징인 독자를 이야기속으로 몰고가는 놀라운 그만의 문체가 아직 살아 있음을 느꼈고 이야기의 전체적인 구성은 과거작품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지나 사실적인 묘사 등은 그의 오래된 작가경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리얼리티가 빛나는 소설이란 느낌이 드는 최근 나온 소설중 수작이었다.
(뱀다리)
이 책의 표지사진이 참 좋다 안개자욱한 어느도시의 골목을 고즈넉히 비추고 있는 가스등에서 이소설이 가지고 있는 어둠속에 감추고 있는 무엇인가를 안개의 이미지로서의 상징적감각 이 돋보이는 고혹적인 골목풍경의 사진으로 들여다 보고 있으면 골목길 모퉁이로 주인공이 바바리코트깃속으로 고개를 묻은채 당장이라도 조용히 나타날 것 같은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