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지키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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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읽는 내내 나는 미모가 쪼아낸 돌조각들을 보는 것처럼,
하나씩, 천천히, 스스로 쓸모 없는 두려움과 관습을 떨쳐내고 싶었습니다.
이 책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만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마음 어딘가를 ‘조각’해 놓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녀를 지키다》에서
🔍'자유'는 '날개 없는 새가 되고자 하는 몸부림'입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 또한
'당연한 것들'에 의해 얼마나 자주 스스로를 가두고 있습니까?

🤝비올라가 내민 손을 잡은 미모처럼,
이 책이 내미는 한 권의 손을 잡고, 잊을 수 없는 여정을 함께 떠나 봅시다.
✨️가장 깊은 슬픔 속에서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자유를 위해...



장바티스트 앙드레아는 프랑스 현대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예로,
소설가이자 영화감독, 시나리오 작가로 활약 중입니다. 데뷔 이후 단 네 권의 소설만으로 주요 문학상 19개를 휩쓴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는 서사적 밀도와 시각적 감각을 모두 갖춘 독보적인 작가로,
이번 '그녀를 지키다'로 2023년 공쿠르상과 프낙 소설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영화적 감각과 문학적 깊이를 조화시킨 그의 글은 인간의 영혼과 자유, 억압과 구원을 섬세하고 뜨겁게 포착합니다. 이 작품은 프랑스 문학계가 왜 장바티스트 앙드레아를 “가장 주목받는 작가”라 부르는지를 명백히 보여줍니다.


이 소설은 20세기 초 파시즘이 만연하던 이탈리아를 무대로 합니다. 당시 사회는 계급과 전통, 폭력의 관습에 깊이 물들어 있었고, 특히 여성과 장애인을 향한 억압이 일상이었습니다.

'피에타(Pietà)'는 성모 마리아가 죽은 예수를 품에 안고 있는 장면을 조각한 종교적 상징물로, 인간적 고통과 숭고함을 동시에 상징합니다.

미모와 비올라는 이 억압적인 시대를 뚫고 각각 예술과 자유를 꿈꾸지만, 그들의 꿈은 늘 세계와 충돌합니다. 이들의 싸움은 단순한 개인의 투쟁이 아니라 인간 존재 자체에 대한 선언입니다. 소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유’, ‘예술’, ‘저항’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읽으면 좋겠습니다.


이 작품은 수도원 지하에 숨겨진 비밀의 피에타, 왜소증이라는 한계를 지닌 석공 미모, 그리고 시대를 거스르는 자유를 꿈꾸는 귀족 소녀 비올라를 중심으로, 인간 존재의 의미와 자유에 대한 열망을 탁월하게 풀어낸 장편 소설입니다. 미모는 돌과 대화하고, 석공으로서 남다른 재능을 키우며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 나갑니다.

“돌은 늘 내게 말을 걸었다”는 고백처럼, 미모는 세상과 다르게, 깊고 단단하게 소통합니다. 그러나 그가 정말로 성장하게 되는 순간은 비올라를 만났을 때입니다. 비올라는 부유한 귀족의 딸이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배움과 자유를 제한당한 존재입니다. 그녀 역시 자신의 껍질을 깨고 진짜 자신으로 살아가고자 합니다.


바티칸이 피에타를 지하에 감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비올라를 부유한 가문에 가두고,
공부할 자유조차 주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우리는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유폐하는 겁니다."

피에타 석상을 가둔 바티칸, 자유를 억압하는 귀족 사회,
그리고 파시즘에 저항하는 인간 영혼.

장바티스트 앙드레아는
이 작품을 통해 ‘보호’라는 명목 아래 가해지는 억압을
섬세하게 고발합니다.
보호란 이름으로 가하는 억압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비올라는 외칩니다.
보호란 진정으로 자유를 허락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타인을 가두는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앙드레아는
'가두어진 존재가 어떻게 저항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그녀를 지키다》는 결국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를 묻습니다.
생존, 순응, 안락함보다 더 중요한 자유와 자존의 가치를
이토록 간절하고도 아름답게 이야기하는 작품은 드물 것입니다.


비올라 역시 여성이라는 이유로 '보호'받으며 자유를 박탈당했습니다. 미모 역시 왜소증이라는 신체적 한계로 ‘약자’로 규정되어 세상의 동정과 무시를 동시에 받았습니다. 이처럼 작품은 사랑과 보호, 억압과 자유의 경계가 얼마나 얇은지를 날카롭게 질문합니다.


📌"떠난다고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어. 최악의 폭력, 그건 관습이지."

비올라의 말은,
자신의 한계와 싸우는 모든 이들을 향한 외침이자 선언처럼 다가옵니다.
앙드레아는 이 소설을 통해
보호라는 명분으로 개인을 가두는 사회 구조 전체를 통렬하게 비판합니다.
그리하여 《그녀를 지키다》는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자유와 억압의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바티칸이 비밀리에 지하에 감춰 버린 피에타.
표면적으로는 석상의 "보호"를 위해 유폐했다지만,
실은 그 석상이 드러낼 진실이 두려워 숨긴 것입니다.
이 조각상을 만든 사람은 미모 비탈리아니.

비올라 오르시니,
귀족 가문의 총명한 소녀는 책을 읽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억압 속에서 미모와의 우정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 갑니다.
두 사람은 어린 시절 이런 맹세를 나눕니다.

📌"미모 비탈리아니,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신 앞에서, 비올라 오르시니가 날도록 도울 것이며, 결코 추락하게 놔두지 않겠노라고 맹세합니까?"

📌"맹세합니다."

📌"그리고 나, 비올라 오르시니, 나는 미모 비탈리아니가 미켈란젤로에 필적할 만큼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조각가가 되도록 도울 것이며, 그가 결코 추락하게 놔두지 않겠노라고 맹세합니다."

이 맹세는 소설 내내 두 인물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됩니다.
서로를 향한 약속은, 타락하고 무너져가는 시대의 한가운데에서도
유일한 빛이자 삶을 견디게 하는 신념이 됩니다.

현실은 두 사람에게 참혹하게 가혹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자유를 향한 꿈, 사랑에 대한 신념,
그리고 서로를 향한 믿음은 거대한 파시즘의 물결에도 꺾이지 않습니다.


앙드레아는 이들의 우정과 사랑을 낭만적으로만 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깊은 상처, 이별, 오해, 분노를 통해 사랑과 자유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절절히 보여줍니다.
그래서 이 소설은 무너지고, 길을 잃고,
다시 일어서는 끈질긴 인간 정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감독 출신답게 앙드레아는 문장 하나하나를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생생하고 압축적으로 그려냅니다.
특히 미모와 비올라가 처음 손을 맞잡는 장면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심장을 쥐는 순간입니다.

📌"비올라는 손을 내밀었고 나는 그 손을 잡았다. 그렇게, 관습과 계급의 장벽이 파놓은 깊이를 한걸음에 건너뛰면서. (…) 그리고 바로 그 찰나에 나는 조각가가 되었다."

이 순간, 두 사람은 계급과 신체, 성별이 만들어낸 심연을 넘어 진정한 연대를 이루어 냅니다. 계급과 운명을 넘어서는 혁명의 순간으로 승화된 것입니다.
이렇듯 《그녀를 지키다》는 인물의 심리와 시대적 배경을 환상적으로 결합한 문학적 영상미를 보여줍니다.

독자들은 미모가 돌을 쪼는 소리를 듣고,
피에트라달바의 오렌지 나무 향을 맡고,
비올라가 꾸는 자유의 꿈을 함께 숨죽이며 바라봅니다.


《그녀를 지키다》는 결국 이렇게 말합니다.
🎐ㅡ삶이란,
돌덩이 속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깎아내고,
마침내 진짜 ‘나’를 조각하는 과정이라고.

우리가 추구하는 자유, 존엄, 사랑도 그렇습니다.

📌"조각한다는 건 아주 간단한 거야. 우리 모두와 관련된 이야기, 훼손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 축소할 수 없는 이야기에 다다를 때까지 불필요한 것들을 걷어 내는 거란다."

미모는 깨닫습니다.
🗿ㅡ조각이란
'훼손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 축소할 수 없는 이야기'를
깎아내는 작업이라고.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완벽을 찾아 허덕이기보다는,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자신만의 형태를 만들어 가는 것이야말로
진짜 성장임을 이 작품은 일깨워줍니다.

미모는 끝내 피에타를 완성하지만,
그것은 자기 존재의 승리이자 비올라와 나눈 약속의 완성입니다.
책을 덮는 순간, 독자들은 깨닫게 될 것입니다.
ㅡ우리는 모두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진정한 나를 지키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라고.



장바티스트 앙드레아의 《그녀를 지키다》는
역사와 개인 서사를 치밀하게 직조한 문학적 성취,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는 깊이, 눈부신 문장력과 생생한 장면 묘사로, 오랜 시간 동안 기억에 남을 작품입니다.

작품은 화려한 문장이나 과장된 드라마 없이도 심장을 울립니다.
작은 소년과 소녀가 거대한 시대의 폭력 속에서도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싸워나가는 이야기.

이 책은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지금 '보호'라는 이름 아래 감금당하고 있지 않은가?'
'진정한 자유를 향해 스스로를 조각하고 있는가?'

🪃긴 여운을 남긴 이 질문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한 문장을, 오래도록 마음에 새기고 싶습니다.

📌"네가 올지 몰랐어." — "잊지 않았으니까."

영원히 기억될 사랑, 영원히 살아남을 자유.
그 모든 것이 《그녀를 지키다》 안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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