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팔이 소녀는 누가 죽였을까? - 세상에서 가장 기묘한 22가지 재판 이야기
도진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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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다."
📌"재판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재판에서 중요한 것은 감정이 아니라 원칙과 절차이며,
법이란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 기준’을 세우는 체계라는 점을 깨닫게 해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도진기는 판사 출신 변호사이자 추리소설 작가입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법률 자문을 맡으며 대중에게 법을 쉽게 설명하는 활동을 지속했으며, 2010년 한국추리작가협회 미스터리 신인상을 수상, 2014년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대표작으로 ‘법정 스릴러’ 시리즈와 ‘진구 시리즈’ 등이 있으며, 법과 소설을 접목한 작품을 꾸준히 집필 중입니다.


법은 강제력을 가지지만 도덕은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도덕적 행위가 법으로 규율될 수는 없으며, 법은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최소한의 규범만을 다룹니다.
일반인의 상식과 법의 논리가 다를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분명한 범죄자가 처벌받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증거가 불충분하거나 적법한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재판에서 중요한 원칙들을 알아보자면!

*죄형법정주의: 법에 규정되지 않은 행위는 처벌할 수 없습니다.

*무죄추정의 원칙: 피고인은 유죄가 입증될 때까지 무죄로 간주됩니다.

*정당방위와 긴급피난: 법적으로 처벌받지 않는 정당한 행위가 있습니다.

*민사와 형사의 차이: 형사 사건은 국가가 처벌하지만,
민사 사건은 개인 간의 손해 배상을 다룹니다.

등이 있습니다.


법이 추상적이고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사람들이 법의 원칙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어려운 법의 원리를 동화 속 캐릭터들을 활용한 가상의 재판을 통해 흥미롭게 설명합니다. 작가는 이를 통해 현실 속 논란이 되는 판결 사례를 접했을 때 감정이 아니라 법의 원칙과 논리를 바탕으로 이해하는 힘을 길러주고자 했습니다. 또한 법은 재판의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이 공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법은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정작 많은 사람이 법을 어려워하고 멀게만 느낍니다. 그러나 "성냥팔이 소녀는 누가 죽였을까?" 는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법의 기본 원칙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합니다. 법률가이자 추리소설 작가인 도진기 작가는 법이 정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중요한 원칙과 논리를 따르는지 이야기 해줍니다.

이 책은 염라대왕이 주재하는 저승 법정에서 피고인과 변호인, 검사 간의 공방을 통해 법의 원칙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동화 속 캐릭터와 역사적 인물들이 등장해 실제 법정에서 다뤄지는 법 개념과 원칙을 풀어냅니다.

예를 들어, 성냥팔이 소녀의 죽음이 법적으로 누구의 책임인지, 피리 부는 사나이가 유괴범인지, 헨젤과 그레텔이 정당방위를 주장할 수 있는지 등을 다루면서 자연스럽게 법의 논리를 이해하게 됩니다.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다.”

책의 첫 번째 에피소드이자 제목이기도 한 ‘성냥팔이 소녀는 누가 죽였을까?’는 법과 도덕의 차이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우리는 성냥팔이 소녀가 죽은 상황을 보며 “그녀를 돕지 않은 행인들이 무책임하다” 고 비난할 수 있지만, 이것이 곧 법적으로 처벌받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또 다른 문제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는 법이 도덕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으며, 법은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만을 규정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책에서는 ‘착한 사마리아인 법' 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며, 타인을 돕지 않는 행위를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도덕적으로는 비난받을 수 있지만, 법적으로는 강제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점을 이 책은 명확히 짚고 넘어갑니다. 이는 법과 윤리의 경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개념입니다.


📌“법에서는 상당인과관계라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책은 범죄의 성립 조건과 책임의 기준을 설명하며, 우리가 흔히 오해하는 법 개념을 바로잡습니다. 대표적으로 피리 부는 사나이 이야기를 통해 법에서 ‘인과관계’가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설명합니다. 피리 부는 사나이가 아이들을 유괴한 것처럼 보이지만, 법적으로 유죄를 인정하려면 ‘상당인과관계’가 성립해야 합니다. 즉, 사건 사이에 법적으로 인정될 만한 인과관계가 존재해야만 유죄 판결이 가능합니다.

책에서는 ‘백설공주에게 독 사과를 먹인 왕비는 유죄이지만, 왕비를 낳은 왕비의 어머니는 무죄다’ 라는 비교를 통해 인과관계가 단순하게 원인과 결과의 관계가 아니라, ‘보통 사람이라면 예측할 수 있는 결과’여야 한다는 원칙을 설명합니다. 이 개념을 이해하면, 왜 어떤 범죄는 기소되고, 어떤 범죄는 기소되지 않는지에 대한 논리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재판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우리가 흔히 뉴스나 대중매체를 통해 접하는 사건들에서 “왜 저 범죄자가 무죄를 받았을까?” 혹은 “왜 처벌이 약할까?” 같은 의문을 갖게 된다. 많은 사람이 범죄자가 분명한데도 법적 절차 때문에 처벌받지 않는 사례를 보며 법의 공정성을 의심합니다. 하지만 책은 법이란 감정이나 여론이 아닌, 명확한 원칙과 절차를 통해 운영되어야 한다는 점을 설명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미란다 원칙’ 과 관련된 사건입니다. 미란다라는 남성이 아동을 납치했지만, 경찰이 그의 법적 권리를 고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의 자백이 증거로 인정되지 않아 무죄 판결을 받게 됩니다.

결과만 보면 분명 부당해 보이지만, 법적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재판의 공정성이 무너지고 결국 무고한 사람도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미란다 원칙, 무죄추정의 원칙, 위법 수집 증거 배제 원칙 등의 법적 절차는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 존재합니다.

또한, ‘이태원 살인사건’ 과 ‘O.J. 심슨 사건’ 의 판결이 왜 서로 다른 결과를 보였는지를 설명하며, 형사재판과 민사재판의 차이를 흥미롭게 풀어냅니다. 형사재판에서는 ‘합리적 의심 없는 증거’가 필요하지만, 민사재판에서는 ‘상대방보다 조금이라도 유리한 증거’가 있으면 승소할 수 있다는 점이 차이점으로 작용합니다.


책을 읽으며 법이 우리 삶을 지탱하는 기본 원칙임을 깨닫게 됩니다. 법을 이해하는 것은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기르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법 개념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왜 그런 원칙이 존재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법을 처음 접하는 사람, 특히 청소년과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 책은 쉽고 친절한 법학 입문서가 될 것입니다. 동화와 역사적 사건을 활용해 흥미를 유발하면서도, 법의 논리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점에서 추천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결국, 법을 아는 것은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속한 사회가 어떤 원칙 위에서 돌아가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법을 ‘규칙’이 아니라,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원리’로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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