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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ㅣ 달달북다 7
예소연 지음 / 북다 / 2024년 12월
평점 :
※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그 순간은 흔들리는 십대의 마음이 어른이 되는 길목에서 비춘 빛이다."
📌“나는 처절하고 또 슬퍼졌다. 다른 아이들도 나와 같을까?”
💭예소연 작가는 던진 질문의 해답을 독자들은 이 책을 덮으며 찾게 될 것입니다.
예소연은 동시대적 사랑의 복잡다단함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작가로, 이번 작품에서는 2000년대의 한순간을 재현하며 십대의 내밀한 감정을 파고듭니다.
폭력적이지만 다정한, 견딜 수 없지만 성장하는 감정의 세계를 구축하며 로맨스와 하이틴이라는 장르를 새로운 시각에서 확장합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십대 시절의 불안과 미숙함을 온전히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어느 순간을 가리킨다면’ 이라는 제목처럼, 인생에서 스쳐 지나가는 특정 순간이 한 사람의 성장에 얼마나 강렬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은 십대들의 복잡다단한 내면과 관계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담아낸 작품입니다. ‘로맨스×하이틴’을 키워드로, 폭력과 억압이 교차하는 학창 시절의 단면을 포착하며 그 속에서 피어나는 작은 사랑과 연대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짧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깊이 있는 주제를 담아내며, 여운을 남기는 작품입니다.
작품의 중심에는 동미와 석진, 그리고 태준이라는 세 아이가 있습니다. 이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불안과 분노를 표현하며, 삶을 견뎌내고 있었습니다. 동미는 가난과 책임 속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 합니다.
반면 석진은 학교 폭력의 피해자라는 이유로 무기력하게 타인의 손에 휘둘립니다. 그런 석진의 모습을 동정하던 동미는 점차 그에게 애틋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두 사람 사이에는 미묘한 유대감이 싹트게 됩니다.
태준은 폭력을 행사하며 교실의 권력을 쥐고 있지만, 그 역시 내면 깊숙이 외로움과 불안감을 품고 있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이 작품은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대립 구도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인간 내면의 복잡성과 불안정함을 드러냅니다.
동미는 "나는 처절하고 또 슬퍼졌다. 다른 아이들도 나와 같을까?" 라며 자신의 무력감과 분노를 돌아봅니다. 이는 사춘기 시절 많은 이들이 경험했을 법한 복잡하고 모순된 감정을 사실적으로 드러내는 대목입니다.
📌“이석진이 흠씬 두들겨 맞는 지금 이 순간,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엎드리고 마는 나의 마음을 도대체 어떤 식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동미의 내적 갈등을 선명히 드러내며, 폭력에 대한 방관과 분노 사이에서 갈등하는 십대의 마음을 대변합니다. 작가는 학교라는 폐쇄적이고 폭력적인 공간 속에서 십대들이 겪는 상처와 두려움을 솔직하게 그려냅니다.
태준이라는 가해자가 만들어내는 폭력의 지배 구조와 그 안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침묵하거나 외면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교실이라는 공간을 '사회의 축소판'처럼 느끼게 합니다. 특히, 동미와 석진의 관계를 통해 이러한 폭력 속에서도 인간적 연대와 애정이 싹틀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줍니다.
📌“짓무른 복숭아들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그것들은 달큼하고 시큼한 냄새를 풍겼다.”
예소연 작가는 지나간 시절의 한 순간을 섬세한 언어로 포착해냅니다. 동미와 석진의 감정 변화는 짓무른 복숭아처럼 달콤하면서도 시큼한 첫사랑의 감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는 청춘의 복합적인 정서를 담아내며 동미와 석진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듭니다. 작가는 동미의 미묘한 마음 변화를 섬세하게 따라가며, 십대 시절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그려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특히 동미와 석진이 나누는 대화는 깊은 울림을 줍니다. “좋은 냄새 나. 너한테.” 라는 석진의 말은 단순하게 읽힐 수도 있지만, 동미를 향한 그의 순수한 감정을 대변하며 소설 속에서 중요한 순간으로 다가옵니다.
동미와 석진의 관계는 동정과 호감, 그리고 연대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두 사람은 각자의 결핍과 아픔 속에서도 서로를 이해하려 하고, 그 안에서 작지만 진정한 사랑의 싹을 틔웁니다. 이들의 사랑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십대 시절의 사랑이 감정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를 통해 이 소설이 특별한 이유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바로 사춘기의 찰나적인 순간들을 감각적으로 포착했기 때문입니다.
작품 제목인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역시 이 작품의 본질을 잘 담아냈습니다. 우리는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며, 한순간의 선택과 경험이 현재의 나를 형성했음을 깨닫습니다. 동미와 석진, 태준의 이야기는 결국 우리가 모두 지나온 "어느 순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작품 끝에 수록된 예소연 작가의 작업 일기 '다소 과장하면' 은 이 소설을 더욱 풍성하게 만듭니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솔직히 털어놓으며, 소설 속 순간들이 자신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설명합니다. 이는 작가가 독자와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순간으로 다가옵니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은 십대 시절의 불안과 방황, 그리고 사랑의 순간을 세밀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폭력과 결핍 속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장하고 사랑을 만들어가는 동미와 석진의 이야기는 과거의 청춘을 돌아보게 하며, 지금도 여전히 불완전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작가의 섬세한 언어와 감각적 묘사는 작품에 깊이를 더하며, 읽는 이로 하여금 잊히지 않을 순간을 남깁니다.
십대를 살아가는 이들, 그리고 그 시절을 지나온 모든 독자에게 권해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떠올리는 그 시절의 한 장면을 따뜻한 눈길로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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