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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 :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제나 새터스웨이트 지음, 최유경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11월
평점 :
#도서협찬
이 게시물은 서평단 모집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제나 새터스웨이트는 2024년 최고의 데뷔작으로 꼽히는 "신스"로 문단에 등장한 영미 문학의 신성입니다. 그녀는 현실과 공상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스릴러를 정교하게 엮어내며 독자들에게 흡입력 강한 이야기를 선사합니다. 이 작품은 인조인간이라는 소재를 통해 현대 사회의 차별과 편견, 그리고 사랑의 본질을 들여다봅니다.
"신스"는 공상과학적 요소와 사회적 비판을 결합한 스릴러입니다. AI, 인조인간, 감정과 윤리적 딜레마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다면 더욱 풍부한 독서 경험을 제공합니다. OTT 연애 프로그램과 현대 사회의 혐오와 차별 구조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며,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새터 스웨이트는 "신스"를 통해 사랑과 차별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인조인간이라는 독특한 시각에서 탐구합니다. 줄리아를 통해 인간의 감정과 관계의 본질을 재조명하며, 편견과 혐오가 만들어낸 사회적 장벽의 부조리를 폭로합니다.
"신스"는 감정을 가진 인조인간 줄리아가 인간과의 사랑, 혐오, 차별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과정을 그려 냅니다. 두 가지 타임라인을 오가며, 그녀의 사랑 이야기와 남편 실종 사건의 진실이 서서히 밝혀지며 긴장감을 높입니다. 차별과 혐오에 대한 시의적 메시지를 담아낸 이 작품은, 상상력과 현실을 결합해 독자에게 강렬한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스릴러와 공상과학, 로맨스를 결합하여 ‘인간다움’이라는 본질적 질문을 던지는 이 소설은,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까지 독자의 몰입을 이끌며 강렬한 여운을 남깁니다.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인조인간인 주인공 줄리아를 통해 현대 사회에서 소외되고 차별받는 약자들의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는 점입니다.
줄리아는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외형과 감정을 지니고 있음에도, "인조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사회적 혐오와 차별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녀는 사랑과 가족을 꿈꾸며 인간과 동일한 삶을 살고자 하지만, 사회는 그녀의 존재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나는 신스다. 발톱도 없고 송곳니도 없고 물지도 않는다.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을 때 포식자를 피하는 방법은 오직 하나다. 애초에 궁지에 몰리지 않는 것이다.”
그녀가 만들어진 이유는 단 하나, 조쉬 라살라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의 정체성과 감정은 ‘설계’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인간적이었습니다. 작품은 줄리아의 삶을 통해, 현대 사회가 소수자나 약자에게 가하는 보이지 않는 폭력과 그로 인한 고통을 강렬하게 드러냅니다. 특히 줄리아가 남편의 실종 사건으로 인해 살인 용의자로 몰리면서 그녀의 인간성이 본격적으로 의심받는 과정은, 약자에게 책임을 묻고 쉽게 낙인찍는 사회적 관습을 날카롭게 조명합니다.
"신스"는 로맨스와 서스펜스가 결합된 독특한 구조로, 사랑이라는 보편적 감정을 탐구합니다. 하지만 그 사랑은 줄리아와 조쉬 사이의 관계를 넘어서, 인간과 비인간의 사랑,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딜레마로 확장됩니다. 줄리아는 자신이 조쉬를 사랑하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에서, 그녀의 사랑이 진정한 감정인지, 아니면 프로그램된 충성인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또한 줄리아가 딸 애널리에 대해 느끼는 모성애는 사랑과 인간다움의 본질을 고민하게 만듭니다. 그녀의 애정은 우리가 흔히 인간에게만 허용된다고 생각하는 감정의 영역을 넘어, 인조인간도 동일한 감정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강하게 설득합니다.
소설은 두 타임라인을 통해 과거의 사랑과 현재의 스릴러를 교차하며 전개됩니다. 연애 프로그램에서의 달달한 로맨스와 조쉬의 실종 이후 펼쳐지는 스릴 넘치는 전개는 긴장과 감동을 동시에 안겨줍니다. 줄리아가 사랑을 쟁취하고 가족을 이루며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순간과, 남편 실종 사건의 용의자로 몰리며 절망에 빠지는 순간이 맞물려 극적인 대조를 이루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부인이 남편분을 죽였다고 생각해요.”
줄리아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감정선은 고뇌와 상실감에 공감하게 만듭니다. 줄리아는 사회적 약자의 상징으로 기능합니다. 그녀는 “사람을 해칠 수 없도록 코딩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남편 실종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받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타인, 특히 자신과 다른 존재에 대해 얼마나 쉽게 편견을 가지는지를 보여줍니다.
줄리아가 겪는 차별과 혐오는 현대 사회의 약자와 소외된 이들의 현실을 반영합니다. 엄마로서, 아내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지만, 결국 그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시선은 줄리아를 고통스럽게 만듭니다. 그녀가 스스로 진실을 파헤치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나가는 과정은, 약자가 가진 힘의 원천이 무엇인지 묻게 됩니다.
📌“내 가장 취약한 자아가 나의 무기가 되고, 나의 사랑은 칼이 된다.”
이 소설의 강점은 정교한 플롯에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사건의 진실을 드러내는 방식은 추리력을 자극하며 긴장감을 극대화합니다. 결말에 이르러 모든 퍼즐 조각이 맞춰질 때, 독자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동시에 줄리아가 스스로를 증명하며 내리는 선택은 아름답고도 잔인한 현실을 직시하게 합니다.
"신스"는 SF 스릴러를 넘어, 사회적 약자와 혐오에 대한 은유적 우화로 읽힙니다. 소설 속 인간과 신스 간의 갈등은 인종, 성별, 계층 등 현대 사회의 차별 구조를 대변하며, 이를 직시하도록 만듭니다. 줄리아가 혐오와 폭력의 대상이 되면서도 끝까지 가족과 자신을 지키려는 과정은, 연대와 공감이 차별의 벽을 허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작가의 섬세한 서사와 생생한 캐릭터, 그리고 경계를 넘나드는 상상력은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줄리아는 사랑을 갈망하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며, 사회적 편견과 싸우는 존재입니다. 결국 "신스"는 우리 모두가 가진 두려움과 희망,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현대 사회에 필요한 질문과 답을 동시에 던지는 새터스웨이트의 강렬한 데뷔작이었으며,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현대적 우화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