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일 부자인 갑소
바루 지음, 이슬아 옮김 / 올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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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이 게시물은 서평단 모집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행복은 먼 미래가 아닌 지금 이 순간, 그늘 아래에서 바람을 느끼고 구름을 바라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책을 덮으며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될 것입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달리고 있는가?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나는 행복한가?”


바루 작가는 환경, 자유, 전쟁과 난민 등 묵직한 주제를 따뜻한 그림과 이야기를 통해 풀어내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환경 운동가입니다. '고래야 사랑해'와 '자유롭게 새처럼'에서는 동물 주인공을 통해 지구와 인간의 공존에 대해 이야기했으며, 이번 신작에서는 소와 돼지의 우화를 통해 삶의 본질에 대해 성찰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작가는 소와 돼지의 대화를 통해 현대인의 삶에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무엇을 위해 달리고 있는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뒤에 무엇이 남는지 고민하게 합니다. 성공과 행복이 동일하지 않음을 일깨우며, 단순히 결과만을 추구하지 않고 순간을 즐기는 삶의 아름다움을 강조합니다.

《인상적인 장면》

- 돼지는 북극과 남극에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세계적인 스타들과 식사를 하며 명성과 부를 누리라고 조언합니다. 이 과정에서 과도한 욕망이 얼마나 허망한지를 은유적으로 드러냅니다.

- 결국 돼지가 제안하는 목적지가 소의 현재 상태라는 점은 큰 반전입니다. 돼지가 제시한 모든 성공의 과정이 무의미해지는 듯한 이 결말은 웃음과 탄식을 동시에 유발했습니다.

- 소는 돼지의 이야기를 듣고도 평온했습니다. 그는 사과 하나를 집어 돼지에게 주며 현재의 순간을 나누는 것을 선택합미다. 이 장면은 소박한 행복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지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해야 한다는 믿음은 정말 옳은 걸까?”

책의 핵심은 돼지와 소의 대화 속에 담긴 철학적 메시지입니다. 돼지는 소에게 사업의 성공과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제안하며,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더 큰 여유와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득합니다. 하지만 소는 돼지의 말이 다 끝난 후, 자신이 지금 이미 행복한 상태에 있음을 알려줍니다.

이는 '미래의 행복'을 좇으며 현재를 소홀히 하는 현대인들에게 던지는 일종의 경고처럼 느껴집니다. 돼지의 열정적인 계획은 우리가 매일 접하는 자기계발, 경제적 성공에 대한 강박과 닮아 있습니다. 그러나 소는 “그늘에 누워 구름을 바라보는 이 순간이야말로 내가 추구하는 행복”이라고 말하며 깨닫게 합니다.


돼지의 계획은 지나치게 과장된 듯 보이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축소판처럼 느껴집니다. 광고를 찍고, 헐리우드 스타들과 어울리고, 회사를 세워 '갑'이 되라는 돼지의 말은 자본주의 사회의 성공 방식을 상징적으로 그려냅니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자신 안에 내재된 '돼지의 목소리'와 '소의 목소리'를 동시에 발견하게 됩니다. 돼지처럼 미래의 성공을 위해 쉼 없이 달리고 싶을 때도 있고, 소처럼 그늘 아래에서 잠시 멈춰 쉬고 싶은 순간도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책은 독자가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삶의 우선순위를 고민하게 합니다.

“행복이란 결국 큰 목표나 성취가 아닌, 지금 이 순간 소중한 것들 속에 이미 존재하는 게 아닐까?”

결정적인 장면은 돼지가 내세운 사업과 성공의 목표 끝에 결국 소가 처음부터 하고 있던 행동, 즉 그늘에 누워 낮잠을 즐기고 바람 소리를 듣는 것으로 돌아오는 부분입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미래의 성공을 위해 쉼 없이 달리지만, 결국에는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은 바로 눈앞에 있을 수도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바루 작가는 이처럼 무거운 주제를 유머와 풍자로 자연스럽게 풀어냈습니다. 돼지의 ‘레드 피트’, ‘안젤리나 조니’와의 식사 같은 장면은 웃게 만들며 돼지의 과장된 욕망을 우스꽝스럽게 드러냅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묵직하다. “무엇을 위해 이렇게 달려야 하는가?” 라는 질문은 돼지의 말이 터무니없게 들릴수록 더욱 강렬하게 마음을 파고듭니다.

책에서 돼지의 제안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도 없고, 소의 태도가 게으름으로만 해석될 수도 없습니다. 결국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돌아보고, 자신에게 맞는 행복의 방식을 찾도록 만듭니다.

"세계 제일 부자인 갑소"는 부와 행복의 대립을 다루는 것만이 아니라 돼지와 소라는 상징적 캐릭터를 통해, 우리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합니다.

소처럼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삶과 돼지처럼 미래를 위해 달리는 삶은 모두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스스로 선택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그 선택이 우리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만드는지 돌아보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은 후 “그다음은?” 그리고 답은 아마 소 아저씨처럼 간단할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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