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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트스트림의 덫 - 러시아는 어떻게 유럽을 장악하려 했나
마리옹 반 렌테르겜 지음, 권지현 옮김 / 롤러코스터 / 2024년 11월
평점 :
#도서협찬
이 게시물은 서평단 모집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저자 마리옹 반 렌테르겜은 수많은 인터뷰와 폭넓은 자료를 통해 국제정치와 에너지 안보의 연관성을 탐구해온 작가입니다. 이 책에서 그는 노르트스트림 프로젝트를 사례로 들어, 러시아와 서방이 에너지와 지정학적 야망을 둘러싸고 맺은 복잡한 관계를 치밀하게 풀어냅니다.
러시아와 독일이 주도해 발트해 해저에 설치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으로, 유럽의 에너지 수급과 러시아의 정치적 전략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저자는 노르트스트림이 에너지 인프라가 아니라, 유럽을 정치적·경제적으로 얽어매는 푸틴의 전략적 도구였음을 입증하고자 했습니다. 동시에 에너지 의존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을 강조하며, 이를 둘러싼 서방 국가들의 책임과 실수를 폭로합니다.
"노르트스트림의 덫"은 러시아와 유럽 간의 에너지 관계를 중심으로 현대 국제정치와 지정학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파헤친 책입니다. 책은 푸틴의 제국주의적 야망이 노르트스트림 프로젝트를 통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유럽 국가들(특히 독일)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였고 협력했는지를 치밀하게 추적합니다. 또한,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과 노르트스트림 폭발 사건이 푸틴의 전략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했는지 다룹니다.
📌“푸틴은 크림반도, 돈바스에 이어 우크라이나 전체를 병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려면 노르트스트림을 중심에 놓고 전략을 짜야 했다.”
책은 노르트스트림이 가스관이 아니라 푸틴의 전략적 도구임을 강조합니다. 푸틴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활용해 유럽의 에너지 의존성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정치적 지렛대를 확보했습니다. 노르트스트림은 경제적 이익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유럽의 에너지 의존성이라는 약점을 파고든 전략적 무기로 작동했습니다.
특히, 노르트스트림은 푸틴의 제국주의적 야망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기반이 되었고,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의 독립성과 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했습니다. 이는 에너지 협력이 아닌, 철저히 정치적이고 군사적인 배경에서 기획된 프로젝트임을 책은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독일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알테르나티 플로스(대안이 없는 희망)’로 보았다.”
독일은 에너지 전환 정책과 환경 문제를 이유로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크게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의존성은 독일이 푸틴의 전략에 말려들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슈뢰더와 메르켈로 이어지는 독일 지도자들은 노르트스트림 프로젝트를 지지하며, 에너지 의존이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믿음을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푸틴에게 유럽의 에너지 안보를 지렛대로 활용할 기회를 제공했을 뿐입니다.
📌"노르트스트림은 이데올로기의 순진함, 얽히고설킨 역사, 서로 잘 이해한 이익에서 탄생했다"
저자는 독일의 정치인들이 "대안이 없다"며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선택한 결정을 비판하며, 이러한 선택이 단기적 이익을 우선시하다가 장기적으로 유럽 전체에 해를 끼쳤다고 분석합니다. 이는 노르트스트림이 독일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 전체의 에너지 안보와 정치적 독립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었음을 상기시킵니다.
📌"우크라이나는 단순한 경유지가 아니다.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데 꼭 필요한 국가다"
책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배경을 노르트스트림과 연결 지어 설명하며, 푸틴이 노르트스트림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가치를 약화시키고, 나아가 우크라이나 자체를 병합하려는 계획의 일환으로 활용했다고 분석합니다. 이 과정에서 유럽이 우크라이나를 외면하고 러시아와의 협력을 지속한 선택이 어떻게 오늘날의 비극으로 이어졌는지를 설득력 있게 서술합니다.
노르트스트림의 존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갈등을 더욱 고조시켰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에너지 경유국으로 삼으면서도 천연가스 비용과 가스관 사용료 문제로 지속적인 분쟁을 벌였습니다. 이는 우크라이나를 푸틴의 경제적 압박과 정치적 복수의 대상으로 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노르트스트림의 덫"은 현재의 비극이 푸틴의 야망으로만 초래된 것이 아니라, 서방의 실리적 선택과 순진함에서 비롯된 결과임을 강조합니다. 이는 국제 정치에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며, 지속 가능한 대안과 독립성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환기시킵니다.
또한 푸틴의 권력 상승, 독일과 러시아의 복잡한 관계, 그리고 노르트스트림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됩니다. 특히, 에너지가 국가 간 힘의 균형을 좌우하는 무기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에너지 정책과 외교적 선택이 단순히 경제적 이익을 넘어 지정학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을 저자는 역설합니다.
📌“우리는 행동해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저자는 푸틴의 전략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임을 경고하며, 서방 국가들이 에너지 독립과 외교적 주권을 회복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강조합니다. 이 책은 과거의 실패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묻고 있습니다.
에너지 의존은 단기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외교적 자주성을 해치고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점이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따라서 유럽은 에너지 다변화와 지속 가능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독일의 에너지 정책, 러시아의 전략,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고통을 통해 국제 정치에서 단기적 실리와 순진함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는 과거를 돌아보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의 에너지 정책과 외교적 선택을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우리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에너지와 정치의 관계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지정학적 복잡성을 이해하고, 에너지를 통해 권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