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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를 구하라 ㅣ 도넛문고 11
이담 지음 / 다른 / 2024년 11월
평점 :
※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도서서평 입니다.
AI 기술로 이미지를 조작해 허위 영상을 만드는 딥페이크는 최근 사이버 범죄로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는 청소년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는 사법적 해결로 끝나지 않으며, 심리적 후유증과 사회적 고립 속에서 생존자에게는 장기적인 치유와 지원이 필요하다.
이담 작가는 청소년들의 고민과 현실 문제를 섬세하게 그려내는 소설가로, 디지털 성범죄와 같은 현대사회의 문제를 깊이 파헤쳐 독자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전작 '나를 지워줘'에서 피해자의 고통을 다룬 데 이어, '최애를 구하라'에서는 그 이후의 회복과 구원의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과 피해자의 고통을 알리고, 치유와 연대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최애를 구하라"는 피해 생존자가 스스로 치유와 성장의 길을 찾는 모습을 보여주며, 피해자에 대한 이해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애를 구하라"는 디지털 성범죄라는 현재적이고도 무거운 주제를 다룬 성장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피해자들의 고통과 회복 과정을 가감 없이 그려내며,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직시하게 합니다. 또한 최애(가장 좋아하는 인물)와의 관계를 통해 상처를 극복하고 자신과 타인을 구원하는 과정을 따뜻하면서도 진솔하게 담아냅니다.
"온 세상이 하얗게 변했다. 내 영상이 다시 떠돌아다닌다고 생각하니 몸이 얼어 버릴 것 같았다."
작품은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 생존자인 윤리온의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리온은 과거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로 주목받았지만, 딥페이크 범죄의 희생양이 된 후 삶이 산산조각 났습니다. 그녀는 공황장애와 사회적 불안 속에서도 최애 크리에이터 진서노의 음악을 통해 위로받으며 하루하루를 버팁니다.
리온의 이야기는 디지털 성범죄가 가해자의 처벌로 끝나지 않으며, 피해자의 삶에 오랜 시간 어떤 고통과 흔적을 남기는지를 생생히 보여줍니다. 리온은 끝없는 불안과 싸우면서도 용기를 내 최애를 구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이는 누군가를 돕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구하기 위한 과정임을 작품은 강조합니다.
"그동안 나만 아프다고 징징대며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는 상처받은 내면을 직면하고 치유하는 것입니다. 리온은 가해자뿐 아니라 자신의 내면 아이(상처받은 어린 자아)와 마주하며, 자신이 감정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깨닫습니다. 리온이 자신의 불안을 문제 해결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은, 감정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웁니다. 이는 상처로부터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임을 보여줍니다.
"난 네 팬이니까. 그리고 네가 유피토에서 연주해 준 곡이 나를 위로해 줬으니까."
작품에서 진서노는 리온의 치유를 돕는 대상이자, 또 다른 피해자입니다. 진서노가 디지털 성범죄의 타깃이 되었을 때, 리온은 자신의 트라우마를 넘어서 그를 구하기로 결심합니다. 이 과정에서 리온은 친구들과의 갈등을 해결하며 연대의 힘을 깨닫고, 타인의 고통에 손을 내미는 용기를 배웁니다. 이는 피해자가 다시금 자신과 타인을 구원할 수 있는 존재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작품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범죄가 청소년들에게 어떤 위험을 초래하는지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특히, 면식범에 의한 범죄와 피해자가 겪는 2차 가해의 문제를 고발하며, 가해자와 피해자를 둘러싼 사회의 책임을 묻는다. 딥페이크 영상은 리온의 꿈과 자존감을 송두리째 앗아갔으며, 진서노의 삶 또한 무너뜨렸습니다. 작가는 이러한 디지털 범죄가 기술적 문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의 정신적·사회적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모든 감정은 우리에게 유익을 준단다. 왜 그 감정이 생겨났는지 부딪혀 보면 내 불안의 원인을 찾을 수 있어."
비극적인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희망과 연대의 가능성을 놓지 않습니다. 리온이 진서노를 돕는 과정을 통해, 독자는 서로를 구하는 아름다운 연대의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소설은 우리가 그들에게 어떤 손길을 내밀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피해자를 돕는 것은 우리의 책임임을 일깨운다. 리온의 성장과 용기는 아프지만 아름답다. 그녀의 여정을 통해 독자는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희망을 잃지 않고 연대와 치유를 추구하는 삶의 가치를 배울 수 있다.
리온은 자신의 상처와 감정들을 이해하려 애쓰며, 내면의 진실과 마주한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이 문제를 해결하라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하며, 감정의 복잡함을 억누르기보다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치유로 가는 길임을 강조합니다. 리온의 성장은 감정과 상처를 대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합니다. 피해자의 회복을 바라는 따뜻한 응원이 담긴 이 소설은, 고통 속에서도 빛을 찾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진정한 위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