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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들리는 동물병원
타케무라 유키 지음, 현승희 옮김 / 북플라자 / 2024년 11월
평점 :
💡“동물이 하는 말이 들린다면, 우리는 동물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타케무라 유키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감동적으로 풀어내는 스토리텔링으로 주목받는 일본 작가입니다. 그의 작품은 소소한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특별한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따뜻한 힐링의 순간을 제공하며, "마음이 들리는 동물병원" 역시 이러한 특징을 잘 담아낸 작품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동물과 인간의 관계는 애완동물 주인과 소유물의 관계를 넘어 가족으로 확장되었습니다. 그러나 유기동물 문제,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감 부재 등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이 존재합니다. 이 책은 아키와 그의 동물병원이 그러한 문제를 직면하며 동물과 인간의 조화를 모색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작가는 동물의 시각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아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이기적인 행동이 동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명하고, 사랑과 공감의 힘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마음이 들리는 동물병원"은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수의사 아키가 다양한 동물의 사연을 해결하며 점차 사람과도 소통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힐링 판타지입니다. 아키는 새끼 고양이, 수달 사형제, 상사병에 걸린 부엉이 등의 이야기를 통해 생명과 사랑, 책임감을 배우고 타인과의 유대를 만들어갑니다. 잔잔한 미소와 따뜻한 여운을 남기는 이 소설은 독자들에게 치유와 위로를 선사합니다.
작품의 중심에는 동물의 말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주인공 아키가 있습니다. 이 능력을 통해 동물의 아픔을 진단하고 치료할 뿐 아니라, 동물과 사람 사이에서 발생하는 오해를 풀고 둘 사이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역할도 합니다.
"동물이 하는 말이 들린다면 동물과의 대화 한 마디면 진단이 가능하니 월드 클래스의 수의사는 따논 당상이다."라는 설명은 이 능력이 아키를 어떻게 특별한 수의사로 만들어 주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아키는 동물과의 소통이 익숙하지만 사람과의 소통에는 서툴렀습니다. 진료실에 보호자의 출입을 금지한 것은 그녀가 동물의 말을 명확히 듣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사람과의 소통을 피하고자 하는 그녀의 내향적인 성격을 반영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런 아키가 동물들과 대화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사람들과도 점차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은 공감과 따뜻함을 전합니다.'
📌"모든 생명은 귀한 생명이다."
작품은 네 가지 에피소드(새끼 고양이, 부엉이, 수달 사형제, 벚꽃 문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각각의 이야기는 동물과 보호자, 그리고 아키와 그녀의 동료들이 얽힌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이야기는 동물 유기 문제를 통해 현대 사회의 반려동물 문화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를 통해 동물을 사랑하자는 것에서 나아가, 동물을 키우는 것의 책임과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또한, 부엉이의 에피소드같은 독특한 설정은 이야기에 재미를 더하며, 동물들에게도 각자의 감정과 이야기가 있음을 상기시킵니다.
📌“괴짜라는 말은 저한테는 칭찬이에요. 주위가 안 보일 정도로 몰두하는 게 있다는 말은 그만큼 열정이 있다는 뜻이니까요.”
사람과의 소통이 어려운 아키는 점차 동료들과의 관계를 통해 변화를 겪습니다. 동물 행동학을 연구하는 데즈카와 간호사 유키는 각각 아키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그녀가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데즈카는 아키를 밖으로 이끌며, 그녀가 자신의 세계를 넓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유키는 아키의 곁에서 그녀를 돕는 동시에 데즈카에게 느끼는 감정을 통해 또 다른 관계의 복잡성을 보여줍니다. 이들 사이의 관계는 서로를 통해 성장해가는 인간 관계의 본질을 드러냈습니다.
이처럼 소설은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통해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자연스럽게 풀어냅니다. 유기동물 문제나 반려동물 문화와 같은 현실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이를 강압적이거나 교훈적으로 전달하지 않고 따뜻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녹여낸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주인이 버리려고 해서 버린 게 아니라는 건 알았잖아요. 그것만으로도 저는…"이라는 문장은 동물과 인간이 서로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이 책은 동물의 말이 들린다는 설정은 인간과 동물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하고, 사람 사이의 소통과 공감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장치로 작용합니다.
마음이 답답하고 울적할 때, 아키와 그녀의 동료들, 그리고 병원을 찾은 동물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고 위로를 받게 된다. 반려동물을 소유물로 여기는 사람들의 태도, 유기 동물 문제, 인간과 동물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독자들에게 깊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책을 읽고 나면 저 또한 제가 키우는 강아지가 말을 한다면? 이라는 상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대화가 가능해진다면 동물의 진심을 듣고, 더 책임감 있는 태도를 가지게 될 것 같았습니다.
"마음이 들리는 동물병원"은 동물과 인간,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피어나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작은 위로와 힐링을 선사한다. 동물과 인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서 아키가 성장해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서로에게 어떻게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는지를 조용히 일깨워줍니다.
모든 생명이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동시에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이 소설은 동물을 사랑하는 독자, 마음이 지친 독자 모두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책장을 덮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을지도 모른다.
✔️"나는 반려동물과 진정으로 소통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