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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의독백 - 발견, 영감 그리고
임승원 지음 / 필름(Feelm) / 2024년 10월
평점 :
"인생은 세이브 기능이 없는 게임"
개인의 기록이 어떻게 자아를 발견하는 여정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에세이입니다. 유튜브 채널 ‘원의독백’의 감성을 좋아했던 독자라면, 책에서 더 날것 그대로의 생각과 서사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단편적인 생각과 조각난 기록들로 구성하여 독자가 한 번에 몰입할 필요가 없도록 작가의 세심한 배려 또한 느껴진 책이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종종 타인의 시선과 소속된 집단의 기대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리곤 합니다. 작가는 이러한 외부 압력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를 찾기 위해 기록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그는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자신의 세이브 포인트로 삼아 성공과 실패, 슬픔과 기쁨을 기억하고자 했으며, 이번 책을 통해 기록의 힘을 강조하였습니다.
임승원은 유튜브 채널 '원의독백'을 운영하며 감각적인 영상미와 깊이 있는 서사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아온 크리에이터입니다. 그가 유튜브를 시작하기까지의 과정과 함께, 영상으로 담기지 않은 날것의 기록들을 담고 있습니다. 스스로 "기억력이 좋지 않아 기록한다"고 말하는 그는, 잊고 싶지 않은 감정과 순간들을 모아 자기만의 '독백'을 남깁니다.
저자가 말하는 ‘독백’은 결국 타인에게 보이는 것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기록입니다. 남의 시선에 맞추어 사는 것이 아닌, 자신의 원리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와 대화하는 과정인 것입니다. 실패와 성공, 그 사이의 깨달음을 남기는 기록은 미래의 나를 위한 세이브 포인트가 된다는 것을 작가는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책은 자기만의 기록과 독립된 정체성 찾기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프리랜서로서의 자유와 사회적 소속감을 벗어난 나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을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사는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기록의 의미와 내면 탐구가 왜 중요한지 조명하며, 책을 통해 일상을 기록하며 나를 이해하는 것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인생은 세이브 기능이 없는 게임"이라고 표현하며, 독자들에게도 자신만의 독백을 이어가며 자기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표현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가장 큰 매력은 일상 속 발견과 깨달음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풀어낸다는 점입니다. 책의 여러 챕터에서 작가는 우리가 흔히 지나치는 순간들을 새롭게 바라보며 그 안에서 영감을 얻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화면이 점점 커지면서 현실의 감각이 흐릿해진다는 고백(my last day at school)이나, 삶의 과정을 기록하지 않으면 ‘항아리 게임’처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비유(항아리 게임)는 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듭니다.
“모든 성공과 실패는 휘발되지 않도록 기록되어야 한다”는 그의 생각은 유튜브 채널과 이 책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짚어 나가는 작가의 태도와 연결됩니다. 과거를 기록하며, 그 기록이 스스로에게 “횃불과 같은 역할을 했다”고 말하는 대목(항아리 게임)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살아가며 지키고 싶은 원리를 잊지 않기 위해 이 책을 썼다"는 그의 고백처럼, 책은 회고록이 아닌 ‘나’를 잃지 않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라 느껴졌습니니다.
"인생은 세이브 기능이 없는 게임이다. 기록하지 않으면 결국 다시 쌓아야 한다."
삶의 모든 순간이 소중하고 휘발되기 전에 기록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기록을 통해 우리는 경험과 배움을 축적하며 성장할 수 있습니다.
"자유롭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통제가 필요하다."
진정한 자유는 자기 통제와 의지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상기시켜주는 구절입니다. 이는 현대인이 쉽게 빠지기 쉬운 무책임한 자유에 대한 경고이기도 합니다.
"안녕하세요, 임승원입니다."라고 되뇌어 본다. 벌거벗은 듯한 감각이 달갑지 않다. 내 이름만으로는 나를 설명하기 부족하기 때문이다."
소속에서 벗어난 진정한 자아를 찾는 과정의 어려움과 불안을 표현합니다. 누구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순간에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문장입니다.
프리랜서로서의 삶과 독립의 과정에서 느낀 고독감 또한 책의 중요한 주제입니다. “안녕하세요, 임승원입니다”라는 말이 어색하게 느껴진다”는 작가의 말(독립에 관하여)은, 소속과 역할에 의존했던 과거와 자신의 이름만으로 살아가는 현실의 괴리감을 진솔하게 보여줍니다. 이는 우리가 사회적 정체성과 자아 사이에서 흔들릴 때 느끼는 감정을 생생히 반영합니다.
또한, 타이틀과 경력이 나를 정의할 수 없는 순간에 우리는 무엇으로 나를 설명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은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만의 ‘독립’에 대해 고민하게 만듭니다. 류덕환 배우의 코멘터리처럼, “세상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나에게 관심을 줄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이다”는 메시지 또한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그는 완벽주의와 결핍에 대한 솔직한 고백도 아끼지 않습니다. “비싼 장비를 기다릴 필요 없이 아이폰으로 찍으라”(아이폰으로 찍다)고 말하며, 시작하는 것 자체의 중요성을 말합니다. 또한,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도 기록을 통해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여정은 우리 모두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무언가를 시작해야 한다는 용기를 북돋아 줍니다.
책의 여러 챕터에서 “삶은 결코 완벽할 수 없으며, 중요한 것은 그 순간을 붙잡고 기록하는 것”임을 거듭 말합니다. 이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용기와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는 지혜를 전해줍니다.
"원의독백"은 유튜브 채널과 연계된 프로젝트이기도 합니다. 책 속에 담긴 이야기는 작가가 채널에서 풀어낸 감각적인 영상미와 철학을 확장한 것입니다. 영상과 글이라는 두 매체를 통해 기록한 작가의 여정은, 누군가의 독백이 또 다른 이에게 영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작가는 개인의 기록이 ‘연결점’이 되어 우리 모두의 독백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합니다.
이는 에세이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자신만의 독백을 시작하라는 초대처럼 다가옵니다. 책 속의 이야기처럼, 각자가 그리는 원이 결국 더 큰 원 안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인상 깊습니다.
삶의 속도에 지치고 방향을 잃은 사람들, 그리고 나 자신을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선사하는 특별한 작품입니다. 책은 단순히 임승원의 삶을 들여다보는 기록이 아니라, 모든 독자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는 영감의 원천이 됩니다. 그의 진솔한 고백과 사려 깊은 통찰은 삶의 소소한 순간에서 영감을 찾도록 돕는 따뜻한 안내서가 될 것입니다. 작가의 말처럼 우리가 그 순간을 기록하는 한, 삶의 흔적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 모두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도록 응원하는 특별한 책으로, 소속된 집단이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자아를 정의하는 법을 깨닫게 해줍니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작은 순간을 기록하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언젠가 “임승원입니다”처럼 자신의 이름으로 설명할 수 있는 나를 찾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하여 나의 고유한 감각과 독백을 이어가며, 결국 더 나은 나를 발견하는 여정을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