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녀 이야기 (리커버 일반판, 무선) 시녀 이야기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김선형 옮김 / 황금가지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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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애트우드는 1985년 발표된 "시녀 이야기"로 전 세계적 주목을 받은 캐나다 작가입니다. 그녀는 페미니즘과 사회 비판적 시각을 다양한 작품에 담아내며, 디스토피아적 상상력과 날카로운 현실 분석을 선보여왔습니다. 이 작품은 특히 Hulu에서 드라마화되면서 더욱 주목받았습니다.애트우드는 이 작품을 통해 억압과 통제의 사회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를 깊이 생각하였습니다.

길리아드 사회는 여성의 신체를 도구화하고, 개인의 자유를 철저히 억압합니다. 작가는 자유의 상실을 경고하면서도, 주인공 오브프레드의 작은 저항과 내적 고뇌를 통해 희망의 가능성을 남겨두었습니다. 드라마화 이후 현재의 사회와 더욱 밀접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시대를 초월한 고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애트우드는 미래 사회의 억압적인 성 역할과 계급 구조를 통해 여성 억압과 통제의 문제를 극명하게 드러냅니다.


소설은 전쟁과 환경 파괴로 인구가 급감한 21세기 미국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 가상의 국가 ‘길리아드’는 신정(神政) 체제와 가부장적 권력을 바탕으로 철저히 여성의 자유와 권리를 박탈합니다. 소설 속 여성들은 가임 여부와 계급에 따라 ‘시녀’, ‘아내’, ‘하녀’ 등으로 분류되고, 출산이 불가능한 여성은 사회에서 제거되거나 콜로니로 추방됩니다. 이처럼 철저히 분리된 계급 구조는 여성의 역할을 아이를 낳는 도구로 축소하며, 여성의 정체성마저 지워버립니다.

주인공 오브프레드(Of Fred)는 자신의 이름조차 사령관의 소유권을 상징하는 형태로 바뀌어 불립니다. 그녀의 존재는 더 이상 자신에게 속하지 않고, 사회와 남성의 필요에 따라 조작된 것일 뿐입니다. 시녀는 오직 출산이라는 목적을 위해 배정되고, 임신하지 못하면 다른 가정으로 옮겨지거나 폐기물처럼 버려집니다. 인간이 아니라 ‘자궁’이라는 기계로 전락한 여성의 삶은 독자들에게 섬뜩한 충격을 안겨 줍니다.

소설에서 ‘사령관’, 그의 아내, 그리고 시녀가 수행하는 행위는 종교적 의식으로 포장되지만, 실상은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착취입니다. 이 장면에서 시녀와 사령관의 아내가 함께 의식을 치른다는 설정은 여성에게 가해지는 억압이 단순히 남성에 의한 것만이 아님을 드러냅니다. 계급에 따라 나뉜 여성들 사이의 연대가 부재한 상황에서, 아내는 시녀를 자신의 경쟁자로 여겨 경멸하면서도 출산을 위해 그녀의 존재를 이용합니다. 이는 가부장적 억압 구조가 여성 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그로 인해 억압이 더욱 강화되는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이 장면은 현대 사회에서 벌어지는 대리모 문제와 출산의 통제를 떠올리게 하며, 여성의 몸과 삶을 통제하려는 권력의 잔혹함을 비판적으로 성찰합니다.


오브프레드는 처음에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어쩔 수 없는 운명으로 받아들이려 합니다. 그러나 시간의 경과와 함께 그녀는 자신을 둘러싼 현실에 작은 방식으로나마 저항하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사령관과 몰래 스크래블 게임을 즐기고 잡지를 읽는 경험은 그녀가 삶의 작은 부분이라도 통제하려는 시도입니다. 독자는 이 미세한 저항들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지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길리아드 체제의 강력한 통제와 감시는 저항의 가능성마저 제한합니다. 시녀들은 항상 ‘눈’이라는 감시자들의 감시를 받으며, 조금만 규율을 벗어나도 생명의 위협을 받습니다. 여성 간의 연대가 부재한 체제에서는 개인의 저항이 무력하게 느껴지며, 이는 곧 사회 변화의 가능성을 더욱 희박하게 만듭니다.


소설의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독자는 오브프레드의 기록이 후대에 남겨진 카세트 테이프로 밝혀진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2195년의 학자들은 이 기록을 역사적 사건으로 해석하지만, 그 진위 여부에는 의문을 제기합니다. 이는 기록과 기억의 왜곡 가능성을 암시하며, 현재 벌어지는 일들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재해석되고 잊혀질 수 있는지를 경고합니다. 애트우드는 과거의 억압과 폭력이 현재와 미래에도 반복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독자들은 이 에필로그를 통해, ‘지금 우리의 현실이 길리아드와 얼마나 다를까?’라는 의문을 품게 됩니다.

"시녀 이야기"는 현대 사회의 성차별과 권력 문제를 극단적으로 확장한 이야기로, 독자들에게 현재의 문제들을 돌아보게 만드는 경고입니다. 소설 속 길리아드 사회가 보여주는 여성의 억압과 착취는 여전히 현대 사회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리모 논쟁, 여성의 재생산 권리, 그리고 여성에 대한 사회적 통제 문제는 지금도 논란의 중심에 있습니다. 또한, 인구 감소와 같은 현실적 문제에 대한 정부의 정책들이 여성의 몸을 통제하는 방향으로 치닫는 경향도 이 소설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성과 권력에 대한 통찰력 있는 경고이자, 자유와 존엄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묻고 있습니다. 과거의 억압과 현재의 사회 구조를 연결하며, 독자들에게 저항과 연대의 중요성을 상기시킵니다. 특히 2017년 드라마화 이후 ‘미투 운동’과 같은 사회적 변화와 맞물려 다시금 주목받은 이 작품은, 현대 사회의 문제를 대담하게 고발하고 있습니다. 여성뿐만 아니라 모든 개인이 억압받는 체제에 저항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시대를 초월한 울림을 전합니다.

독자로 하여금 현실의 불의에 눈을 감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애트우드가 작품 속에서 경고한 것처럼, “천천히 데워지는 물 속에 갇힌 개구리처럼” 아무런 대응 없이 방관한다면, 어느 순간 우리 모두는 길리아드 사회의 일부가 될지 모릅니다. 책은 디스토피아 소설과 사회적 통찰을 모두 갖춘 걸작입니다. 현대의 성평등 문제와 자유의 본질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합니다. 애트우드의 서늘한 경고는 독자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며,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깊이 고민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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