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길 잘했어
김원우 지음 / 래빗홀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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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길 잘했어"는 김원우 작가의 첫 소설집으로, 세 편의 중편소설이 모여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이 책은 전통적인 SF 소재인 타임슬립, 초능력, 외계인을 다루면서도, 현실 세계의 부조리와 폭력에 맞서는 작은 반항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작가는 특유의 유머와 날카로운 시선으로, 일상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초현실적인 사건들을 그려내며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합니다.



이 소설집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작가가 현실과 상상을 기발하게 엮어낸 방식입니다. 김원우 작가는 흔히 SF라고 하면 떠올릴 수 있는 거대한 스케일이나 복잡한 기술적 설정보다는,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는 '기발한' 상상력에 집중했습니다. 이를 통해 독자가 쉽게 공감할 수 있게 만들며, 그 안에서 깊은 감정을 이끌어내게 만들었습니다.

1. 당기는 빛

첫 번째 작품인 '당기는 빛'은 타임머신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이야기의 핵심은 타임머신 그 자체가 아닙니다. 주인공이 '바라는 세계를 현재로 끌어당기는' 타임머신의 아이디어는 결국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서의 삶과 연결됩니다. 윤수가 이야기하는 '타임머신은 혁명의 도구다'라는 말은 단순한 농담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진지함은 현실의 부조리함에 맞서 싸우는 작가의 메시지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타임머신이라는 소재를 통해 작가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과거를 돌아가고 싶어하는가? 아니면 미래를 끌어당기고 싶어하는가? 이 작품은 우리의 선택과 그에 따르는 결과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2. 내부 유령

두 번째 작품 '내부 유령'은 초능력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인간의 내면과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파고드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이 초능력 소녀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은 사회의 부조리와 맞서 싸우는 작은 반항의 상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작품은 단순히 초능력의 신비함을 넘어서, 인간이 가진 두려움과 용기를 탐구합니다. 특히, '나는 옳은 선택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하는데, 이는 오늘날 우리가 처한 현실과도 연결됩니다. 주인공이 겪는 내적 갈등과 최종적으로 내리는 결단은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3. 좋아하길 잘했어

마지막 작품 "좋아하길 잘했어"는 우주 종말을 막기 위해 개의 사랑을 이용한다는 설정이 독특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작품이 다루고 있는 '사랑'의 본질입니다. '사랑은 가장 게으른 변명일지도 모른다'는 구절에서 알 수 있듯이, 작가는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냈습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사랑의 힘을 찬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감정이 가진 복잡성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을 탐구합니다. 이는 우주의 종말이라는 거대한 사건 속에서도 인간의 감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우주적 스케일 속에서 작은 사랑의 의미를 부각시키며,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줍니다.



세 이야기의 공통점은 모두 작고 서툴지만 용감한 반항아들의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이들은 세계의 부조리와 폭력에 맞서 싸우며, 자신만의 방법으로 세상을 바꾸고자 합니다. 작가는 이 작은 반항아들이 겪는 고난과 역경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미래를 현재로 끌어당길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 속에서 의미를 찾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소설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작가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입니다. 현실과 초현실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면서도, 독자가 그 안에서 허황되거나 어색함을 느끼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합니다. 김원우의 글은 우리 주변에서 벌어질 법한 일들을 SF라는 틀 안에서 재구성하여, 독자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특히 그의 글 속에는 따뜻한 온기와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이 담겨 있어, 읽는 내내 위로와 희망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비록 미래가 불확실하고 세상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더라도, 지금 이 순간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노력들이 결국 미래를 현재로 끌어당길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우리 모두가 지닌 작은 혁명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 혁명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크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상기시켜줍니다.

좋아하길 잘했어라는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우리가 사랑한 것들, 우리가 지키고자 한 것들, 우리가 맞서 싸운 것들 모두가 결국 우리의 삶을 빛나게 하고, 미래를 현재로 끌어당기는 힘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 소설집은 그러한 우리의 작은 반항과 용기를 응원하며, 삶의 여정을 계속 이어가길 격려합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삶의 어려움 속에서도 유쾌하게 맞서고, 희망을 잃지 않으며 나아가는 방법을 가르쳐 줍니다. "좋아하길 잘했어"는 단순히 재미있는 SF 소설을 넘어, 우리 모두가 조금씩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따뜻한 안내서입니다. 세 편의 중편소설은 각각 다른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결국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앞으로, 앞으로'라는 메시지를 알려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우리는 실패할 수 있고, 좌절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 실패를 끝이 아닌 과정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 소설집을 통해 우리는 '좋아하길 잘했어'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할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끝으로,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인간의 감정과 상상력의 힘입니다. 김원우 작가는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그리고 아직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 사이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용기와 위로를 줍니다. 이 책은 SF 팬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추천드립니다. "좋아하길 잘했어"라는 제목처럼, 이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에 대한 선택이 옳았다고 느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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