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하튼 걸어보기로 했다 - 121만 보쯤에서 깨달은 어느 순례자의 찌질한 기록
보 지음 / 미다스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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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돈은 시간이다.  

새로운 일을 찾든지, 휴학을 하든지, 해외로 훌쩍 떠나든지. 

이 때 중요한 것은 어떤 계산에 따라 움직이면 안 된다는 거다. 

오히려 무모할수록 좋다. 

 

14p. 산티아고 순례길.. 한 달 정도를 걷는 여정.. 

인생의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이 인생을 돌아보고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는 자기 수행으로 이 길을 걷는다. 

 

22p. 어쩌면 여행이라는 건 이토록 나 자신을 제삼자화시키는 건 아닐까? 

일반화가 없는 세상에 툭, 떨어뜨려 놓고 평가가 아닌 관찰을 하는 것. 

 

생 장 피에드 포르. 아주 작은 시골 마을. 순례길의 시작점. 

순례길을 간단하게 까미노라고 부른다. 

 

까미노를 시작 하기 전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① 순례자 여권인 [크레덴시알] 발급받기 

- 마을을 입성하는 도장 `쎄요’를 받기 위해 

② 조개 껍데기 달기 - 저는 순례자입니다 라는 신분증 

③ 알베르게(호스텔) 예약  

 

50p. 여행을 뜻하는 Traver는 프랑스어 `Travail(고생)’ 에서 비롯되었다. 

여행은 원래부터 고생을 숙명적으로 동반하는 활동인 것 같다. 

 

 

스페인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해서 태양의 나라로 불린다. 

6월 20일 우리 나라는 [하지]라 부르며 스페인은 [세계 기린의 날]이라 부른다. 

 

스페인처럼 해가 가장 길다면 하루를 두 번 사는 느낌이 아닐까 잠시 생각해보기도 한다. 

이 날은 해가 밤 10시가 넘어서 진다고 하니 저자의 말처럼  하루가 두 번 있는 쌍란같은 날이 아닐 수가 없다. 

 

유럽에는 목적없는 선의란 것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 곳 까미노에서는 서로 무조건적으로 도와주려 한다. 

아마 여행이 끝나갈 무렵 보게 되는 까미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철의 십자가’라는 것이 있는 신앙이 깃든 곳이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 곳은 특이하게 호스텔을 명칭하는 알베르게는 도네이션(기부) 방식이다. 

기부 즉, 대가는 그 액수의 크기에 있는 것이 아니고 내가 느끼는 감사의 크기와

그 베풂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일이라고 저자와 같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까미노는 순수 여행자 보다는 인생의 끝자락에 놓인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가는 곳으로 30일 간의 긴 도보 여행동안 무력감에 겁에 질렸던 자신에서 해답을 찾는 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행 가이드북 정도로만 생각했던 이 책은 모든 사람들이 겪는 슬럼프, 앞으로의 삶 등을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나 역시 앞으로의 삶이 어떨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게끔 만드는 자신감을 갖게 해주는 것이  

이 까미노 만의 매력임을 느꼈다. 

 

내 지난 날의 뼈저린 후회들을 상기하고 앞으로의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싶지 않은 분, 

앞으로 살아갈 날들의 수많은 질문들의 해답을 찾고 싶으신 분이라면 

이 책을 펼쳐 해답을 얻어가시길 바란다. 

 

269p. 슬럼프 앞에서 나는 늘 작아졌다. 

인생에서 지나온 수많은 오르막길은 비록 힘에 부칠지라도 

도전하고 한계를 극복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러나 인생의 내리막길을 걸을 때 모든 일상의 균형이 무너져 내리고 

불안의 끝이 보이지 않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이 순간이 어서 지나가기 만을 바라고 기도하는 것이 전부였다. 

 

329p. 우리는 모두 깨진 알 안에 든 무언가야. 

우리는 조금 깨진 그곳으로 세상을 보는 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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