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이 싫어서, 장강명, 민음사

✏대리를 달고 회사업무에 익숙해질 무렵 이민에 대한 현지 조사를 명분으로 자비를 들여 미국 시카고에 일주일 동안 다녀온 적이 있다. IMF사태로 동료와 선배들이 퇴사당하는 것을 본 것이 사회초년생이었던 내게는 큰 트라우마로 남아서, 한국보다 더 안전한 곳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당시 한달 월급과 맞먹는 돈으로 비행기표를 사서 날아간 미국에서는 이민을 위한 현지 조사보다는 조카와 사촌누나와 주로 집에서 잡담만했던 기억이 난다. 말도 잘 안통하는 곳에 떨어진 나라는 존재가 낼 수 있는 용기는 거기까지였던 것이다. 아니 단순히 용기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그때의 나는 미국이 좋아서 그리로 달려간 것이 아니라 한국이 싫어서 도망갈 곳을 찾고 있었던 것이고, 그 회피의 욕구는 낯선 곳에서 느끼는 두려움의 크기보다 작았던 것이다. 무언가가 싫어서 도피하는 삶은 이제 그만 마칠 때가 되었다.

p.s 과거를 돌아보며 떠올리는 ‘만약에‘란 말에는 사람을 힘빠지게도 하고 힘이 나게도 하는 요상한 힘이 있다. ˝만약에 말이야...˝


📖가까이에서 보면 정글이고, 멀리서 보면 축사인 장소가 한국이다. 치열하게 아귀다툼하는 사방에 커다란 울타리가 쳐져 있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장강명 #한국이_싫어서 #민음사 #이민 #자산성_행복 #현금흐름성_행복 #세습자본주의 #허희 #해브_어_나이스_데이 #시카고 #kedzie #만약에

댓글(6)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서가 한량 심씨 2017-11-05 2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싫더라도 걍 한국서 끝까지 살아야지 않겠냐.

머리쓰기&글쓰기 2017-11-05 21:04   좋아요 0 | URL
맞아, 친구들과 맛있는거 먹고 책 얘기하면서 살아야지~~

독서가 한량 심씨 2017-11-05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요즘 대하소설이 좋더라. 몇달 암생각없이 읽기만하면 되서 그런가봐.

머리쓰기&글쓰기 2017-11-05 21:13   좋아요 0 | URL
넌 독서근육이 많아서 가능한 일이지. 난 싫증을 자주 느껴서 책을 자주 바꿔 읽어야 해^^

독서가 한량 심씨 2017-11-05 2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난 뭐 읽을까 커리 짜는 자체가 스트레스여...그리고 남이 쉽게 도전 못하는 책읽기도 나름 재미가 있어.

머리쓰기&글쓰기 2017-11-05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네 책읽기 특성이자 강점이지~~
 

지도 어플로 어렵게 구산동도서관마을에 도착했다. 주택가 사이에 숨어있는 도서관은 의외로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문앞에서 도서관 관계자로 보이는 분이 출판사에서 오셨냐고 묻는다. 출판사 일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던 나는 그 말을 듣고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그냥 독자입니다‘라고 얘기하는 도중에 작가님이 도착했다. (포털에서 본 사진과 팟캐스트에서 들은 목소리를 토대로 한)예상보다 많이 왜소했다. 이런 강연은 처음이라 모든게 설레고 내가 강의자도 아닌데 떨리기까지 했다. 개관한지 2년이 되었다는 예쁜 도서관 내부를 둘러보고 좋은 자리(맘이 편한 중간 자리에 앉는 것은 학생때부터 이어져온 것이다. 회사에서도 중간쯤에 앉고 싶은데...)에 앉기 위해 (‘청소년 힐링 캠프‘란 이름의)강의장으로 들어갔다. 뭐니 뭐니해도 힐링이 가장 필요한 세대는 청소년이리라. 모두 50여명의 독자를 앞에 두고 미리 받아둔 질문에 작가님이 대답하는 형태로 진행된 강연의 주요 내용은 ‘작가가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출판계가 어렵지만 인세, 강연, 영화나 드라마 판권 등으로 스토리/컨텐츠에 대안 수요는 무궁무진하니 용기를 내시라‘는 것이었다. 오랜 시간 등단을 준비하고 있다는 한 독자에게 ‘써야하는 사람은 써야한다‘는 조언을 하시며, 등단이나 성공을 목표로 하여 부담갖지 말고, 쓰는 것에 욕망이 있는 분은 글을 그냥 계속 쓰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 아니겠느냐고 말씀하셨다.

더불어, 인생은 선택의 연속인데 그 선택의 기준을 ‘무엇이 비전있고 좋을까‘로 잡으면 항상 나보다 잘해내는 사람이 있어서 실망스러운 선택이 될 것이라고 하시면서, ‘자신의 욕망을 들여다보고 그 욕망이 이끄는 길‘을 걷는 것이 올바른 선택일 것이라는 요지의 말씀을 하셨다.

강연후 가지고 간 책(5년 만에 신혼여행)에 사인을 받으며, 준비해 간 질문도, 함께 사진찍자고도 못하고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는 말만 겨우 건넸다. 그나마 악수를 청한 것이 내가 가진 최대한의 용기였다. 잡은 손에 다른 곳에서 다른 의미로 다시 만나고 싶다는 소망을 담았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장강명 #강연 #소설가 #구산동도서관마을 #욕망 #선택 #소망 #다시만나고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병법 노자, 생존과 승리의 제왕학 - 생존의 기술, 승리의 조건, 변화의 전술 제자백가 아카이브 3
임건순 지음 / 서해문집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존과 승리의 제왕학, 병법 노자」임건순, 서해문집


📖어제의 길을 버리고 새로운 길, 불편하고 낯선 길을 적극 찾아보려는 자세가 전략적 사고 그 자체입니다.


#도가도비상도 #노자 #손자 #손빈 #병법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임건순 #서해문집 #노자에대한파격적이지만올바른해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든 요일의 기록 - 10년차 카피라이터가 붙잡은 삶의 순간들
김민철 지음 / 북라이프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모든 요일의 기록, 김민철, 북라이프

✏˝일주일도 기억못할 책을 왜 읽어?˝라거나 ˝그 책이 네 일에 무슨 도움이 되니?˝라고 자문할때마다 자답하곤 했다. ˝이 책이 나의 업무나 삶을 꾸려가는 기술을 효율적이고 세련되게 만들어주지는 않겠지만 나라는 사람 자체를 강(強)하고 선(善)하게 만들어줄 것이다.˝라고. 그렇게 되면 업무도 삶도 더불어 잘되지 않겠느냐고.

책을 읽는 내내 ‘나도‘라는 말을 연발하고 여백에 ‘me, too.‘라고 적으며 읽었다. 책에 대한 생각, 읽고 난 책에 대해 기억 못하는 머리, 메모하는 습관, 많은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불편함, 다른 사람 집에 가면 책꽂이부터 살펴보는 습관, 좋아하는 음악 취향(음악을 들으며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음악) 등등. 나도 저자처럼 내가 싫지 않다. #정신승리

📖봄이 어디 있는지 짚신이 닳도록 돌아다녔건만, 돌아와 보니 봄은 우리 집 매화나무 가지에 걸려 있었다.(중국의 시)

📖책의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그때의 나는 기억난다. 사람은 안 변한다지만 이 책들 덕분에 잠깐 동안이라도 변했던 나는 기억난다. 그게 내가 책에 대해 할 수 있는 말의 어쩌면 전부일 것이다.

📖모든 독서는 기본적으로 오독이지 않을까? 그리고 그 오독의 순간도 나에겐 소중할 수밖에 없다. 그 순간 그 책은 나와 교감했다는 이야기니까. 그 순간 그 책은 나만의 책이 되었다는 이야기니까.

📖하나의 사건에 대해 각자가 각자의 입장에서 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고, 그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진실을 건ㅈ올리는 방식을 좋아한다. 남편은 그것이 역사가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나는 그것이 소설가의 일이라 생각한다.

📖일어날 객관적 사태는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은 단지 그 운명을 받아들이는 나의 주관적 태도일 뿐입니다. 나는 다만 내가 어쩔 수 없는 운명 앞에서 나 자신의 주관적 태도를 고상하게 만들 수 있을 뿐인 것입니다.

📖그러니 나의 의무는, 지금, 이곳이다. 내 일상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 그리하여 이 일상을 무화(無化)시켜버리지 않는 것, 그것이 나의 의무이다.

📖지금 행복하지 않은 나를 위한 공간은 지중해 어디에도 없다고 선언해버린 것이었다. 중요한 것은 떠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능한 한 그곳에 살아남아 버티면서 멀고 구석진 고장에 서식하는 괴이한 식물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이것이었다. 일상에 매몰되지 않는 것, 의식의 끈을 놓지 않는 것, 항상 깨어있는 것, 내가 나의 주인이 되는 것, 부단한 성실성으로 순간순간에 임하는 것, 내일을 기대하지 않는 것, 오직 지금만을 살아가는 것, 오직 이곳만을 살아가는 것, 쉬이 좌절하지 않는 것, 희망을 가지지 않는 것, 피할 수 없다면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 일상에서 도피하지 않는 것, 일상을 살아나가는 것.

📖내가 결국 도착한 곳은 정신의 지중해였다. 내일의 태양을 기대하지 않는 것, 지금의 이 태양을 남김없이 사는 것. 내 마음가짐에 따라 이곳이 지중해가 될 수 있음을 알게 한다. 지금, 여기가, 나의 지중해다.

📖여행은 감각을 왜곡한다. 귀뿐만 아니라 눈과 입과 모든 감각을 왜곡한다. 그리고 우리는 기꺼이 그 왜곡에 열광한다.

📖잘 늙고 싶다는 것도 꿈으로서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모든 취업 원서에 ‘잘 늙기‘를 꿈으로 써냈다.

📖나에게 인생을 잘 살 수밖에 없는 기본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다. 그 기본기를 키우기 위해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사진을 찍고, 여행을 다니고, 뭔가 끊임없이 하고 있다. 그렇게 비옥하게 가꿔진 토양이 있어야 회사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도 내고, 새로운 카피도 쓰고, 새로운 뭔가도 시도할 수 있다고 믿는다. 무엇보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믿는다.

📖계속했으니까 안 거다. 그만두지 않았으니까 안 거다. 지치지 않았으니까 그 열매를 맛본 거다. 지쳐도 계속했으니까 그 순간의 단맛을 볼 수 있었던 거다. 이게 뭐가 될까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뭐가 될 거라고 기대를 했다면, 꿈에 부풀었다면, 내 손이 원망스러웠을 것이다. 재능없음에 한탄했을 것이다. 쉽사리 나가떨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계속했으니까, 몸에게 시간을 줬으니까, 그래서 결국은 머리의 말을 몸이 알아들은 거니까, 계속하는 거다. 묵묵히 계속 가보는 거다. 시간의 힘을 믿어볼 생각이다. 흙이 내게 알려준 것처럼.

📖쓰고서야 이해한다. 방금 흘린 눈물이 무엇이었는지, 방금 느낀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왜 분노했는지, 왜 힘들었는지, 왜 그때 그 사람은 그랬는지, 왜 그때 나는 그랬는지, 쓰고 나서야 희뿌연 사태는 또렷해진다. 그러니 쓴다는 것은 내가 세상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방식 중 하나이다.

📖결국 잘 쓰기 위해 좋은 토양을 가꿀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잘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잘 살아야 잘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쓰다‘와 ‘살다‘는 내게 불가분의 관계인 것이다.

📖‘다행이다‘라고 쓸 수 있어 진실로 다행이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김민철 #카피라이터 #북라이프 #박웅현 #모든_요일의_기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라랜드
데미안 차젤레 감독, 라이언 고슬링 외 출연 / 에프엔씨애드컬쳐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라라랜드 #영화스타그램 #LA_LA_LAND #Seb‘s #jazz #만약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