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쉬운 철학책
사와베 유지 지음, 김소영 옮김 / 아름다운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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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쉬운"이라는 말이랑 철학이라는 단어가 정말 어울리는 단어일까?! 철학은 정말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철학책을 조금 읽어보려 노력하는 중이다. 최근 인문사회학 책들이 많이 출판되면서 읽다보면 그 기저에 철학이 깔려있다. 그러다보니 중고등학교 윤리시간에 배웠던 누가 무슨말을 했네.. 뭐 이런 것들이 떠오르면서 왜~ 그런 말을 했는가. 그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가 궁금해져서 였달까. 그래서 읽기시작한 철학책들은 그저 좌절의 연속이였다.

이 책은 철학 입문서이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이니까. 그러면서도 다른 입문서와 다른점이 철학자들의 언어를 썼다는 점이다. 다른 모든 입문서를 읽어본것은 아니나, 철학자들의 언어를 최대한 쉽게 풀어서 설명했기에, 다른 책들에서 언급되는 철학자들의 단어와 내용이 매칭이 잘 안됬달까.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단어와 설명이 적절하게 그림과 함께 설명되어 있기에 이해도를 높여주었다.


총 32명의 철학자들이 등장하며, 중세는 제외되어 있다. 아마 중세는 신에 대한 존재증명이 대부분이기에 제외하지 않았나 추측해본다. 수많은 철학자 중에 저자가 말한 32명은 인간과 인간세계에 대해 말한 분들이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경우는 거의 전분야에 걸친(과학, 사회, 문학, 예술 등등) 사유를 하신 분이지만 책에서는 사물의 본질을 통한 인간과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정치에 대해서만 언급하고 있다.


 철학의 시작으로 불리는 텔로스의 '물'에 대한 근원부터 대화로부터 무지를 깨닫는 소크라테스, 서로다른 것 그림의 사과, 실제 사과 서로다른 것임에 사과라고 인식할 수 있는 것이 이데아에서의 본질임을 말한 플라톤, 그런 플라톤의 이데아에서 다시 현실세계를 말하는 아리스토텔레스, 지혜의 추구를 말하는 에피쿠로스로 고대 철학자들이 나오며, 이후 근세의 철학은 보다 인간 그자체와 인간의 사고에 좀더 집중하는 철학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인간의 존재 그 자체에서 인간과 신을 말하는 데카르트, 인간은 백지상태로 태어나 감각을 통해 외부 자극을 받으며 관념을 형성한다고 말한 로크, 인간은 약하고 불완전한 존재라고 말한 파스칼. 파스칼의 신이란 확률이라는 점이 놀라웠다. 믿지 않는 것보다 믿는 것이 더 얻는 것이 많기에 '신앙'을 가지는 것이 낫다고 말한 인물. 와우. 

 '객관적인 세계는 인식할 수 없다 p.127' 고 말한 칸트.  내가 보는 사과와 타인이 같은 물체를 보고 사과라고 인식하는 서로의 주관이 동일한 결과를 내기에 객관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관의 인식을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세계가 현상계.  그러기에 객관은 주관의 현상과 반드시 일치할 수 없음을 인지하고 이성의 한계를 말한 것이 그 유명한 <순수이성비판>이다. 인간의 이성의 발전을 테제,안티테제,진테제를 통해 발전해 간다고 말한 헤겔.

이런 헤겔에 대해 반헤겔주의를 들고 나온 실존주의 철학자 키르케고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절대자에 대한 갈증으로 풀어낸 인물이다. 신이 만든것이 인간이 아니라 인간이 신을 만들어냈기에 '신은 죽었다'라고 말하며, 인간의 허무주의(니헬리즘)을 극복, 즉 초인주의(힘에 대한 의지)를 말한 니체. 니체 이후부터는 '신'을 통해서 인간을 증명하는  철학자가 거의 없어진듯한 느낌이다. 인간의 실존과 인간의 행동, 생각, 언어 등을 통해 인간이 어떻게 사회화 되어가고, 우리가 말하는 인간의 모습을 갖춰가는지를 말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확실히 이때부터는 근세와 현대가 섞여 있는 철학자들이 등장한다.


 칸트의 객관의 세계를 부정하고, 주관과 주관의 교집합을 객관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라 말하는 현상학의 후설. "무의식"의 세계를 통해 인간의 행동과 사고를 분석한 프로이드. "실존은 본질을 앞선다 p.210"고 말한 사르트르. 역시 인간의 본질은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선택을 통해 나의 본질이 정해진다는 것. 그래서 나의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고 말한다. 이부분은 인간과 나를 둘러싼 사회도 마찬가지.

"언어가 있고 나서 비로소 인간 사회나 세상사를 이해 할 수 있게 되었다. p. 247" 객관적 세계를 언어를 통해 인지할 수 있다고 말한 비트겐슈타인. 이런 언어에 인간의 관계에 대해 좀더 깊게 "의미되는 것과 의미하는 것"을 구분한 소쉬르 등등.


철학은 우리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우리가 하는 행동, 말, 욕망, 생각 등등 이런 것들에 대해 '왜'라고 질문하는 학문이다.

 내가 나를 알기도 힘든데, 왜. 내가 되었고, 타인은 어떻게 이해하며, 그런 나와 타인으로 둘러싸인 지금의 사회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지를 말하려니,,,, 어렵겠네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철학을 공부해보려는 이유는 더 나은 나와 더 나은 주변을 만들고 싶은 것이 아닐까.


"세상에서 가장" 쉬운 줄은 모르겠지만, 고대에서 난해하다는 현대철학까지 나를 이해시키다니!

Good~^^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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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저랑 유럽여행 가실래요? - 49년생 할머니와 94년생 손자, 서로를 향해 여행을 떠나다
이흥규 지음 / 참새책방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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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딱 하나의 이유로 읽기시작했다. 제목을 딱 보는 순간, 우리 할머니가 보고 싶어서. 어느날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입원하셨던 할머니는 암 말기 판정을 받으시고 한달여만에 돌아가셨다. 진짜 건강하신 분이였는데,,, 그래서 가끔 길을 걷다가, 버스를 타다가, 지하철을 타다가 할머니 생각을 한다. 나보다 더 잘 걸으시던 분이였는데,,,


49년생 할머니를 모시고, 94년생 손자가 유럽으로 갔다. 시작은 갑자기 꺼낸 말한마디로 “유럽”이라는 먼 나라까지 9박 10일 여행이라. 나이드신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을 모시고 패키지도 아닌 여행을 가기란, 거기다 빠듯한 예산을 가지고 움직이는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컨디션을 늘 살펴야하고, 우리 어머님들의 고질병! 무릎 관절염으로 계단이나 오르막 내리막에서는 특히 조심하고, 빠르게 걷거나 뛰기는 거의 불가능 하기에 주의해야 한다. 우리나라 도시는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등이 잘 되어있지만 생각보다 유럽이나 미국은 특히나 관광지는 그런 시설이 생각보다 없다. 20대의 패기좋은 손자가 그런 할머니를 모시고 떠난 여행이였으니. 


함께 살던 할머니도 아니고, 떨어져 살았기에 할머니의 상태를 잘 알지 못했던 손자는 매번 계획이 어그러지고 지연되는 과정을 통해 할머니께 화를 내기도, 그리면서도 할머니의 걸음 한걸음에 할머니의 흐르는 땀에 할머니를 서서히 이해해간다. 
할머니 역시 자신의 힘든 컨디션에도 손자의 일정을 맞춰주려 하지만 힘든 몸은 따라주지 못하고,,,
  그러다 여행의 끝자락에서야 두 사람의 여행의 속도는 비슷해져 간다. 그래서 여행의 끝물을 아쉬워 하면서도,  즐기는 모습이 그려진다. 왜 여행은 늘 시작은 힘들고 마지막은 그리도 아쉬운지.(사실 이건 친구랑 가도 마찬가지.. 속도와 여행의 스타일이 맞춰져갈쯤 여행이 끝이난다는 사실.ㅠ)


책은 손자가 할머니께 드리는 두번째 선물이라 했다. 대단한 분이다. 나는 저자보다 나이가 훨씬 더 많음에도 우리 할머니께 그런 선물을 드려볼 생각도 못했는데...
 할머니께 “다음에”라는 말을 외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는 손자라니. 오멍례 할머니(손자가 지어준 별명 ㅎ) 행복하세요! 그리고 건강유지 잘하셔서 다음 여행 꼭 다녀오시고, 카톡 프로필 업데이트하세요~^^


시간은 내 부모님을 내 조부모님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 사실을 나는 할머니를 보내면서 그 의미를 진심으로 알았다. 이제 할머니의 나이가 되어버린 우리 부모님을 보면서 나도 “다음”을 외치지 말고 “지금”이라 말해야 함을.


왜 할머니와 손자의 여행기를 보면서 이리 눈물이 나는지.
작가님 다음 여행도 다녀오셔서 꼭 책으로 알려주세요!



“여행을 통해 할머니와 단둘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같이 웃고, 힘들어하고, 대화하고, 싸우고, 화해하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행동이나 말투 같은 것이 닮아갔는데, 그 사실이 싫지 않았다”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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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장국영 -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얼마나 좋을까 그대가 여전히 함께 한다면 아무튼 시리즈 41
오유정 지음 / 코난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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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국영.

그는 나의 중고등학교시절을 함께 했던 스타였다. 책의 저자가 말한 펜의 단계를 들자면 나는 노영미 세대다. 그가 가수였던 시절은 그를 잘 몰랐고, 내가 본 그는 영화속에서 였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보여줬던 이미지와 그의 노래는 너무나 찰떡같아서, 그의 노래인지 모르고 들어도 앗. 이건 장국영의 목소리인데 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런 내게 그때의 향수를 불러일켜준 책. "아무튼, 장국영"

어느 북튜버의 영상을보고 아무튼 시리즈에 장국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아니 아니! 이러면서 구입한 책. 표지와 제목에 흠뻑 빠져들어 책을 받아든 순간부터 쌓여있는 다른 책을 밀어두고 읽기 시작했다. 소감을 먼저 말하자면, "장국영"에 대한 에세이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장국영을 추억하는 저자의 에세이이다. 그치. 아무튼 시리즈가 그랬지. 그래서 읽으면서 살짝 든 실망감이 없진 않았지만, 저자도 노영미, 나도 노영미 추억의 다수가 겹치면서 많은 사람이 같은 추억을 공유하는 당시의 기억으로 빠져드는 느낌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영웅본색을 시작으로 홍콩느와르 영화들이 쏟아졌지만, 장국영이 가지는 매력은 상대를 항상 한결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 부드러움이 당시의 중고등 여학생들의 가슴을 지릿하게 만들었던것 같다.

천녀유혼,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금지옥엽, 여전히 회자화 되는 씬인 장국영의 맘보춤이 있는 아비정전, 당시로써는 파격적이였던 해피투게더, 패왕별희 등등. 어느 역할에서도 딱 그사람을 연상케 하는 그의 연기가 아직도 생생하다. 나에게는 그가 아주 따뜻한 하늘 색 빛으로 기억되는데, 그런 그가 가고도 지금 그에게 10, 20대의 팬(후영미)들이 있다니,, 책을 읽으며 가장 놀란 부분이기도 했다. 


 4월 1일 만우절 거짓말인줄 알았던 그가 떠난지 17년이 지났다.  살아있다면 60이 넘는 나이이겠지만, 여전히 40에 머물러 있는 그의 모습에 여전히 가슴이 시리고, 그럼에도 이 책을 읽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그 시절을 추억하고, 그를 기억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함께 누리고 싶어서였던것 같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얼마나 좋을까. 그대가 여전히 함께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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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초보자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56
나수지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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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코로나를 시작으로 주식시장이 크게 오르면서 많은 이들이 주식에 뛰어들었다. 누가 얼마를 벌었는지가 한창 브레이크타임에 핫한 이슈였고, 지금도 비슷하다. 물론 시장상황은 그때와 많이 다르지만...

하지만 나같은 주린이는 쉽게 뭔가를 하기가 두려웠다.ㅠ (아.. 맨날 후회해요. 그때 이거살걸 저거살껄하면서.ㅠ)

그런 나같은 사람에게 잘 맞는 투자 상품인것 같은 ETF.. 물론 공부는 해야한다. 내가 무슨 ETF를 살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결국 내 몫이다. 하지만 특정 회사의 주식을 살 때보단 좀 수월하다는것? 그리고 늘 주식 시장에서 말하는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지말라”는 말을 지키는 투자방식인 점이 내게는 매리트로 다가왔다.


이 책은 그런 ETF에대해 궁금한 질문 56가지를 뽑아 해당 질문에 저자가 답을 해준다. 제목은 “초보자”라고 달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ETF가 무엇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는 사람이 보기에 좀더 나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TF가 무엇인지에 대한 간략한 설명부터 투자전략, 테마 ETF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기에 ETF의 개념도 없는 사람들이 읽기엔 쪼금 어려울수 있다는것이 내 생각. 하지만 ETF개념이 있는 분들이라면 투자 전에 내가 얻고자하는 정보를 어디서 얻을 수 있고, 어디서 어떻게 투자해야 절세할 수 있는지, 같은 지수를 추종한다면 서로 주당 가격이 다른 ETF 중 어떤 상품을 사야하는지(개인적으로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데 가격이 왜 다른 것인지 신기했는데 이유를 이 책을 통해서 알았어요!) , ETF를 사려면 어떤 시간은 피해야하는 지 등등 에 대한 설명이 있기에 궁금했던 점을 살살 긁어줄 수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아마 매 질문마다 QR 코드로 저자의 설명을 직접 들을 수 있는 동영상이 포함되어 있다는점.. ㅎㅎ 글로만 보는 것과 말로 설명을 듣는 것이 더 수업효과 높지 않나?!


개인적으로 ETF와 개인 연금 계좌를 이용한 세금 절약 및 투자 방향에 대한 설명이 내게는 실용적이였다. 직장인이다보니 연금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번거로운 측면도 물론 있지만, 펀드보다 총보수 비용이  낮고, 내가 직접하면서도 간접투자(?)형식을 띄기에 안전한 면을 가지고 있다는 점, 연금계좌에서 거래할 수 없는 ETF 상품에 대한 설명, 추후 수령방법을 선택할 때 주의 할점등에 대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짚어준다.


“주식투자를 하면서 제일 배가 아플 때는 언제일까요? 손실을 볼 때도 물론 속이 쓰리지요. 하지만 제가 만난 자산운용사 대표님들과 매니저님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투자자들이 가장 속상해하는 순간은 ‘돈을 벌긴 벌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나보다 더 벌었을 때’라고 하더라고요.” p.114

이 마음에 거의 100% 공감을 하면서도, 또 한편 이런 마음을 갖지 말자는 다짐을 하면서(욕심이 좋은 측면도 있지만 욕심은 사람을 조급하게 만들더라고요..), 조금은 투자에 자신을 갖고 예금 보다는 쬐금^^은 높은 수익율을 기대하면서, ETF 투자를 하면서, 금융이라는 분야에 대한 공부를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하는 책이다! ㅎㅎ 아자아자!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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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클래식
김호정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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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때인가 음악숙제가 어떤 음악회든 음악회하나를 듣고 감상문을 써내는 것이였다. 그래서 친구들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누구인지도 모르는 피아노 독주회를 갔었다.

당연히 공연에 대한 예의는 몰랐고, 독주회는 지겨웠고 맨 뒤에서 나갔다 들어왔다하면서 산만하게 보다가 공연이 끝났기에 와~ 끝났다라고 나오려했더니 사람들이 일어나 앵콜을 외치는 소리에 맥이 빠졌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하니 너무 죄송하다. 연주자분께도 그 공연을 보러오신 분들께도 정말해서는 안될 행동들이였다. 그뒤로 지금까지 클래식이라고는 담쌓고 지내다가 문득 "오늘부터"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그때의 그 죄송스런 기억과 함께.


이 책은 문화부기자인 저자가 클래식에 대해 쓴 책이다. 클래식의 역사도 아니고 작곡가나 그들이 남긴 유산에 대한 설명만 있는 책도 아니다. 정말 "오늘부터" 클래식을 들어볼까나~?하는 나같은 완전 문외한을 위한 책이다. 음악이 울리는 장소, 음악을 만든 사람, 그리고 그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 그리고 그 클래식이라는 음악에 대한 보편적 궁금함에 저자의 에세이같은 밝고 산뜻한 글들이 담겨있다. 


책을 읽으면서 클래식이라는 음악분야가 조금 달리보였다. 현대의 연주는 청중들과 함께하는 연주로 바뀌어가고 있다는점이다.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소리를 단순히 감상하는 차원이 아니라, 청중의 소리(존 케이지의 4분33초) 또한 음악이 될 수 있는 파격적인 연주가 이뤄지기도한다니, 사실 그 콘서트의 관객들은 많이 당황했을 수도 있겠으나, 그 시도 자체가 클래식이라는 분야가 가지는 그 틀에 딱 맞는 엄격함이라는 느낌에서 그 틀이 사라진 느낌이랄까.


 손열음이라는 우리나라 피아니스트는 경쟁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연주를 한다는 이 당당함. 서양 음악의 중심에서 우리나라의 종묘제례악을 서양 오케스트라로 표현한 윤이상 작곡가님. 대타로 올랐지만 기회를 잡겠다는 욕심보다 오케스트라를 배려하는 연주자로서 무대에 선 조성진님. 클래식이라는 분야에서 들리는 클래식을 잘 모르는 내게도 익숙한 이름들을 책에서 다시 읽으며, 뿌뜻했던것은 덤.

 그리고 개인적으로 클래식 책을 보면서 깔깔대고 웃게될줄 몰랐는데, 저자의 표현 그대로 "지구에 너무 일찍 와서 외로웠던 에릭사티 p.122" 라는 분이 악보에 남긴 글들이였다. 보통 내가 아는 악보엔 "빠르게", "노래하듯이" 뭐 이런 글들을 선생님이 써주셨는데(어렸을때 피아노 잠깐 배우던 시절..) 이분의 악보엔 "의문을 가지고 연주할 것", "과식하지 말 것"이라는 글들이 있었다한다. 순간 무슨 느낌일까. 같이 갸우뚱되면서도 그 악보를 받아든 연주자들의 표정이.... 그리고 제일 신기했던 것은 이분이 "짜증"이라는 곡을 남겼는데 두줄짜리 악보에 '840번 반복할것 p.123'이라고 쓰여있었다니 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입이 딱 벌어졌다.(더 대박인건 실제로 연주한 분이 있다는 사실......)


미술에 관한 책을 읽을때면 그림과 함께 글을 읽기에 그림이 주는 느낌을 좀더 생생하게 느낄수 있었는데 음악은 글을 통해서 보여지는 것과 실제 음악을 들을때의 그 간극이 참 좁혀지지 않는다. 그런데 책의 챕터마다 음악의 QR 코드가 있어, 한곡씩 들으며 한 챕터씩 읽어나가면서 든 느낌이 내가 뭔가 착각하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였다. 

  어떤 곡이든 그림이든 물론 아는만큼 들리고 보이지만, 결국 어떤 대상을 감상하는 것은 내가 알고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그것은 온전하게 그때의 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감성임을 말이다. 아직은 높은 클래식의 벽이 느껴지긴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듣는 음악은 그저 쌩!으로 듣는 음악과는 분명 달리 들린다는 것이다. 

 코로나가 끝나 공연이 열린다면, 나도 콘서트 홀에서 유투브나 CD가 아니라 그 날의 음악을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겨울이라면 겉옷은 꼭 로비에 맡기고 말이다.


좋은 책이다. Good!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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