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쉬운 역사 첫걸음 - 인물열전 편
이영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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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입문서"라는 부제를 보고 선택한 책. 돌아가신 할머니께서 역사를 참 좋아하셔서, 할머니의 질문에 답을 찾다보니, 어느덧 나도 역사책에 푹 빠져있었다. 그러면서 알게된 사실은 역사는 기록한 사람에 의해 오롯한 사실로만 기록되지 않는다는 사실이였다. 그래서 역사는 같은 사건을 두고도 기록자에 의해 다양한 시선으로 보게된다는 것. 입문서 이지만, 이 책은 역사의 순서가 아니라, 인물을 통해 그 시대의 역사를 보고 있다는 점이 신선했다.


한국의 인물부터, 세계 각국의 인물들로 이루어진 이 책의 인물 선정 기준은 잘 모르겠으나, 그 이름만으로 세계의 아이콘이 될만한 인물들임은 분명했다. 그중 나는 #광개토대왕, #라마4세와 5세, #이순신이 잊혀지지 않는다.


고구려를 세운 주몽이라는 인물 외 우리가 가장 많이 기억하는 대왕이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정복군주였기도 했고, "대왕"이라는 칭호가 붙은 몇 안되는 인물이기도 했기에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으며, 그저 타국을 '정복'하는 것에만 급급한 인물이 아니라, 국제질서를 재편하고, 그 재편된 질서 속에서 우리가 주도하는 역할을 맞는 국가가 되길 원했던 것이라는 저자의 분석을 읽으며, 좀 놀라웠다. 더 많은 영토를 위한 정복전쟁을 하면서, 그 나라를 식민국으로 삼지 않을 수 있는 그만의 의지? 신념?이 가능할까? 싶었기에. 그리고 그가 세운 업적을 유지하고, 고구려의 내분을 다질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아들 장수왕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나라의 내치를 잘 다졌기에 가능했다는 것도 한몫했다는 사실. 그래서 더 신라의 삼국통일 보다, 고구려의 삼국통일이 가능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했다.


그리고 태국의 라마4세와 5세. 나는 애나앤킹으로 알고 있지만, 누군가는 왕과 나로 알려져있던 시기의 태국의 왕이다. 라마 4세는 애나앤킹의 당시 왕이였던 인물, 그리고 라마 5세는 영국교사에게 공부를 배웠던 영화속 세자 였다. 서양 제국주의의 확장으로 아시아 패권을 두고 영국, 프랑스, 청, 일본까지 시끄러웠던 시기. 라마 4세와 5세는 그 중간에서 서양 문물을 받아들임에 있어 적극적이면서, 나라를 지키는 외교정세에도 유연하게 대처했다. 물론 영국과 프랑스가 태국을 중립국으로 두고 침입하지 않는 조약을 맺었기에 가능했지만, 두 왕이 그런 제국들의 정세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더라면, 태국역시 위험했을 수 있었다. 영국과의 화친, 프랑스와도 적대적이지 않은 관계를 맺는 등의 꽤나 외교에 적극적으로 대처했음을 읽으며, 저자도 언급했지만, 우리의 조선 후기가 생각났다. 너무나 외국에 대해 폐쇠적으로만 대처하고, 오로지 중국만을 바라봤던 우리의 좁은 시야가 너무나 아쉬웠달까. 어떤 대처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일본에 식민지로 넘어갔다는 사실이 말이다.


그리고 우리의 이순신 장군. 어떤 전투에서도 패배하지 않았던 우리의 이순신 장군. 세계 4대 대첩중 하나에 들어가는 한산도 대첩. 책에서는 이길 수 있는 전쟁에만 나섰다고 하지만, 그는 전쟁을 승리로 이끈 사람이였다. 이길 수 있는 전쟁이란 것이 있겠는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명량해전이 어디 이길 수 있는 전쟁이라하겠는가. 그는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위해 다양한 유인술을 쓰고, 상대의 대응에 따라 빠르게 전략을 수정하는 유연성을 가진 인물이였다. 그래서 지지 않았고, 질 수 없는 인물이였다. 그래서 마지막 노량해전에서 그분의 전사가 그토록 가슴 아팠는지도.


이밖에도 안중근의사, 정조, 세종대왕. 책속 유일한 여성인 잔다르크. 책속 인물들 한명한명 정말 그 시대에서 빛나던 인물이였고, 시대의 흐름을 만들어내고 바꿨던 인물들이였다. 

책은 다른 역사 책과 달리 역사의 흐름속에 존재하는 인물이 아니라, 그 인물 중심으로 역사의 흐름을 읽으니, 뭔가 새로운 면면을 돌이키게 했다. 그런 부분이 신선하면서도, 근현대의 인물들에 대해서는 지금을 돌이켜 그들의 당시 선택에 대해 생각해 볼만한 면면들이 보이기도 했다. 처칠이나 링컨같은 인물. 무조건적인 추앙이 아니라, 그들이 그때 했던 선택을 지금에 적용한다면?..나는 과연 그 선택에 박수칠 수 있을까.... 같은 생각이랄까. 정답은 없다.


그렇기에 역사는 늘 공부해야 하는 것이면서도, 끊임없이 생각해야 하는 현재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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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보는 오디세이아 명화로 보는 시리즈
호메로스 지음, 강경수 엮음 / 미래타임즈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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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아” 호메로스가 썼다고 알려진 대 서사시. 사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교과서에서 배우고, 이러저러 말만 들어봤지 한번도 읽어볼 생각을 하지 않다가(굉장히 두꺼움…) “명화로 보는”이라는 제목이 붙어있어 이번기회에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읽은 책이다.ㅎ


오디세이아의 내용 장면장면마다 명화가 그 장면을 보여주고 있는데, 작은 그림이긴 했지만, 와.우. 명화는 명화다 싶었다. 진짜… 멋지달까. 정말 실물로 본다면, 그리고 책을 통해 그림이 나타내고 있는 스토리를 이미 알고 있기에, 그 그림이 나에겐 더욱 실감나는 장면 한컷으로 다가올 것 같은 느낌이 들게했다. 

그래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추천!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든 오디세우스의 모험이 그 내용이다. 트로이전쟁이 끝나고, 아테네 흉상을 훔치고, 포세이돈의 아들 폴리페모스를 눈먼 장님으로 만든 죄로 신들의 노여움으로 10년동안 갖은 수난을 겪어가며 결국 자신의 나라 이타케로 아들 텔레마코스와 아내 페넬로페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기 까지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다만 아이러니한 것은 10년 중 대부분은 그런 여정중 도착한 곳에서 칼립소를 만나 키르케를 만나 그녀들과 사랑에 빠져 오랫동안 머물렀다는 것. (이런. 나쁜.. 절반 이상이나 말이다!!) 하지만 결국은 가족과 자신의 나라를 잊지 못해 갖은 역경을 해치고 집으로 돌아갔지만, 그곳 역시 스윗 홈은 아니였다.

 오디세우스가 살았는지조차 불투명했기에,  이타케를 노린 이들로 인해, 아내 페넬로페에게 청혼하는 구혼자들의 행패로 피폐해져있었던 것. 아들 텔레마코스는 그런 현실을 타계하기 위해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다니고 있었고, 아내는 구혼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갖은 술책을 썼지만 이제는 그러지도 못해, 궁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고 있었다.

 이에 분노한 오디세우스는 아테네신의 도움으로 아들을 만나 그들을 처단하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신분을 숨긴채 궁으로 잠입해 그들을 모두 죽이고, 그들에게 부역했던 이들마저 다 처단하고 나서야 아내 페넬로페 앞에 선다.


이 것이 오디세이아의 대략의 줄거리인데, 오디세우스의 모험에 나는 좀… 오디세우스가 영웅이라 느껴지진 않았다. 우리가 생각하는 영웅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줄 알고, 모든 면에서 공명정대하고, 주변을 챙기고.. 뭐 이런 모습인데, 그저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 분노를 숨기지 않고, 또 사랑도 숨기지 않는다. 뭐 책 속 구혼자들은 나쁜 놈들이긴 했지만, 오디세우스가 욕망을 숨기지 않았던 인간이라 치면, 그들 역시 그들의 욕망에 충실했던 인간이지 않았는가. 다신 신들의 선택이 오디세우스에 있었을 뿐.

개인적으로는 아들 텔레마코스가 더 대단해보이긴 했다. 지금으로 치면 고작 청소년기 아이정도로 보이는 이가, 물론 아테네 신의 도움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아버지를 찾기위해 구혼자들을 따돌리고 아버지를 찾아 나서다니… 싶어서.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서사성에는 놀라웠지만, 오디세우스라는 인물은 다른 책들에서 간혹 언급되는 묘사를 통해 막연히 상상했던 인물과는 달라 조금은 실망(?) 스러웠달까.

 그래도 세운 목표는 10년에 걸쳐서라도 이뤄내는 인물이였다는 점에서는 인정. 그런데 사실 이 부분도 아내 페넬로페가 더 대단해 보이기도했다. 그 10년의 시간을 죽은지 살았는지도 모르는 남편을 기다리며, 시간을 벌어낸 인물이였으니까. 페넬로페가 시간을 벌어주지 않았다면, 사실 오디세우스가 돌아와서도 나라를 찾을 수 있었을까?(신들의 선택이 있었으니 뭐. 가능했을지도 모르나, 결론은 달랐을지도.. 아가멤논처럼 됐으지도 모를일 아닌가.)


책을 읽으며 재밌던 것은 내가 여기저기서 들었던 인물들이 이 책에 다 등장 한다는 것이다. 키르케도 그렇고, 메두사도 그렇고,  거인 폴리페모스, 그리고 그속에서 등장하는 “우티스(아무것도 아닌자)“의 이야기등.  다른 책들 속에서 짧게 짧게 묘사되는 이야기들이 이 책에 있던 내용이였다니!!! 조각난 퍼즐을 들고 있다가 그 퍼즐이 완성되는 느낌이였달까.. 오호. 



명화와 스토리를 함께 책을 읽기에, 그림도 스토리도 생생함으로 다가온 책.


굿굿.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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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유전학
임야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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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유전학. 악이 유전되는 소설? 뭔가 섬뜩하면서도, 오래전에 사라졌어야하는 유전학에 대한 잘못된 가설에 대한 소설인가? 질문이 들었던 책.


책은 1800년대 후반 1900년대 초의 러시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아직 러시아가 재정러시아 시절이던 때, 리센코 후작은 한랭인간(추위에도 추위를 느끼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인간)을 만들기위해 황제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러시아의 가장 추운 곳 유쥐나야 마을에 수도원과 집을 짓고 아이들을 데려와 실험을 시작한다. 똑같이 지어진 마을에 남녀로 나눈다. 그리고 하루 두번씩 저수지에 들어가 견딘다. 일정시간 이상 버텨야 하며, 그 일은 나이를 막론하고 들어간다. 아기인 경우에는 바구니에 넣어진 채로… 그렇게 가장 오래 버틴 사람은 상을 주고, 일정 나이가 지나면 챔피언 끼리 결혼을 시킨다. 그곳에 한살에 들어가 죽을 고비를 넘긴 기적의 케케는 그곳에서 가장 어린아이였고, 당시 챔피온이였던 나타샤는 그녀에게 엄마와 같은 존재였다.

 그런 나타샤가 결혼을 하고 수도원으로 갔다. 그리고 1년뒤 리센코 후작이 아이를 데려와 나타샤의 아이라며 잘 돌보라한다. 하지만 아이 역시 저수지에 들어가야했고, 죽었다.

그리고 어느날 밤 나타샤가 나타나, 아이에 대해 묻고는 꼭 이곳을 탈출하라는 말과 함께 사라졌다. 그리고 그녀는 저수지 한가운데서 발견되었다.


책은 러시아에서 이뤄졌던 유전학 실험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다. 읽으면서도, 이것이 가능하리라 정말 믿었다는 것인가? 싶었지만, 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가 내세웠던 우생학을 떠올려보면,, 뭐.. 지금도 그 사실을 믿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책의 결말은 또하나의 반전이 숨어있고, 마지막에 와서야 왜 저자가 책의 제목을 “악의 유전학”이라고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다만, 책을 읽는 내내 악은 사람의 유전자를 통해 유전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말도 안되는 실험이 자행되었던 시기, 그런 사회 속에서 자란 아이가 ’선‘과 ’악‘에 대한 기준이 있을 수 있었을까? 강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시기에 과연 무엇이 ’선‘이 였겠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기에 그랬다.


소설이지만 역사적 사실과 맞물려 묘하게 사실을 기록한 르포타쥬인가 싶은 느낌이 드는 소설. 인간의 악이란 잘못된 사회속에서 퍼지는 잘못된 생각을 누구도 바로잡으려들지 않을 때, 더더 기승을 부리며 잔인하게 ’승‘하는 것이지 않은가를 다시한번 생각해보게한 책이다.

악은 유전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대물림될뿐. 사실 그게 더 두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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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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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제목만으로도 참 유명한 작품인데, 어째서인지 미루고 미루다 이제서야 읽은 책. 2004년 수상작임에도 여전히 입소문이 퍼져있는 책이다. 최근에는 부커상 후보작에도 올랐었고.

책을 읽으며 놀랐다. 이 책은 판타지소설과 일반 소설의 경계 어디엔가 있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신기했다. 이상한것이 아니라 신기했고, 그점이 책에 더 빠져들게 했다는 점에서 작가가 이이야기의 스토리텔링을 정말 힘있게 끌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중간 중간에 있는 설명하는 듯한 말투는 꼭 조선시대 사당패의 연극을 볼때 등장하는 "이야기꾼"을 연상케도 했다.

으흐. 결론은 정말 재밌었다는 것.


이 이야기는 정말 대하소설급이다. 국밥집 노파와 금복, 그리고 그녀의 딸 춘희에까지 이르는 이야기를 요약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국밥집 노파는 금복과 춘희와 가족은 아니지만, 이 가족의 서사의 시작이면서 끝이다.  그리고 중간에 등장하는 쌍둥이자매, 걱정, 칼자국, 문 등등 다양한 이들의 이야기가 맞물려있는 이 소설의 가운데 인간의 욕망이 있는듯 했다. 뭐 사람사는데 욕망이 어찌 없을 소냐..싶지만, 개인적으로는 욕망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소설같았달까. 그 욕망은 금전이 될수도 성욕이 될수도, 식욕이 될수도 있다. 사람마다 원하는 것은 다르니. 하지만 가장 다채로웠던 인물은 금복. 그녀는 모든 욕망의 중심에 있었으니까.


 아버지를 벗어나고 싶은 것에서 시작한 금복의 욕망은 돈에서 사랑으로, 다시 돈으로 그리고 종국에는 자신의 여성을 남성으로 바꾸고자 한다. 그리고 그녀는 스스로의 욕망에 서서히 파괴되어져가는 인간 그 자체였다. 돈에, 사랑에, 성에. 모든 것으로부터.

 그에 반해 그녀와 전혀 닮지 않은 딸 춘희는 지금의 시대로 보자면 자페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던듯 한데, 그녀는 어떤 욕망도 갖지 않는다. 그저 평온한 지금을 사랑할 뿐. 자신과 대화가 가능했던 점보와의 일상을, 그저 벽돌을 만들어내던 공장에서의 일상을 말이다. 하지만 엄마 금복, 아니면 당시 시대로 인해 타인의 욕망 한가운데서 휘둘리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장 느리게, 하지만 가장 확실하게 알면서도, 그것을 쟁취하지 못한채 외로이 늙어가는 사람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아니, 쟁취했던 것일까. 글쎄 잘 모르겠다.


노파는 죽어서도 가지지 못한 모든 사람의 탐욕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인물같았고, 어쩌면 모든 이의 내면에 숨어있는 가장 들춰내고 싶지 않은 마음일지도.


재밌다. 소설을 읽을때 책속 누군가는 부럽기도하고 안쓰럽기도하는 마음이 드는데, 이 책은 묘하게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시원하게 자신 인생 살다간 사람들인가 싶다가도, 누구도 부러운 사람은 없었달까. 고난한 인생이여서라기보단, 너무나 다이나믹한 사람의 삶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난 평범하게 조용히 살고싶은 사람이라 ㅎㅎ)

이렇게 다이나믹한 사람들의 삶을 한 이야기 속에 녹여낸 작가가 새삼 대단해 보이는 책.


굿.

"걱정하지 마, 꼬마 아가씨. 우린 언젠가 다시 만날꺼야"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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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불호텔의 유령
강화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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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길 작가님의 <음복>이라는 단편소설을 인상깊게 봤던터라, 이 책이 궁금했다. 전작과 전혀 다른 고딕소설이라는 장르에 제목이  <대불호텔의 유령>이라니 …... 여름에 딱 어울리는 장르! 분명 책 표지에 “장편소설”이라고 써있는데, 그 사실을 책을 읽으며 알았다.왜 이소설을 당연히 단편이라고 생각했던건지.. 뭐 그랬다고.. 으스스스스스..


이 책은 소설이지만, 책속 화자가 소설가여서 그런지, 프롤로그를 읽으면서부터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인가 싶은 생각에 더 깊이 빠져들었던건 안비밀..


나는 어렸을 적 유치원에 다닐 때, 동네에 조선의 마지막 황녀 ‘이문용’이라고 주장한 사람을 만났다. 이씨문중에서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주장은 꽤 구체적이고 일관되었다. 선생님의 심부름으로 그녀를 방문했던 나는 그녀를 만나고서 그녀가 정말 옹주였음을 믿기 시작한다. 

나의 엄마는 이리 토박이로 엄마의 가장 친했던 보애라는 인물이 있었고, 나는 그녀를 보애이모라 불렀다. 둘은 꽤 친했지만, 이모가 이사를 가면서 더이상 인연을 맺지 못했으나, 쉰두살이 되던 해 다시 만났다. 그리고 그 이후 둘은 이전처럼 다시 가까워졌고, 나는 엄마와 보애이모가 만나는 자리에 따라가 보애 이모의 아들 진을 만난다. 나와 진은 마음이 꽤 잘 맞았고, 진은 니꼴라 유치원과 비슷한 대불호텔에 대해 말해준다. 인천에 그 터가 남아있다고, 그래서 찾아간 대불호텔 터. 그리고 그곳에서 나는 초록색 자켓을 입은 여자를 보았다. 하지만 진은 보지 못하는데… 진은 대불호텔에 초록색 자켓을 입은 여자가 살았다는 이야기를 할머니에게 들었다 말한다. 

그리고 진의 할머니 박지운 여사를 통해 듣게되는 대불호텔의 이야기.

하지만 나에게 속삭이는 목소리는 계속해서 그 ’진‘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박지운 여사가 들려주는 대불호텔의 이야기는 연주, 셜리, 뢰이한, 영현 아니 어쩌면 종숙의 이야기이다. 그저 망해가는 호텔에 대한 이야기인가 싶었던 내용은 각자의 욕망과 맞물려 점점더 괴이하게 변해간다. 누가 진실이고, 누가 거짓인지 모르게. 각자의 욕망에 따라 변해가는 이 스토리는 대불호텔에 살고 있는 에밀리브론테의 유령이 그들을 광기로 몰아가는 것인지, 아니면 그들의 욕망이 부른 광기가 유령으로 등장하는 것인지를 모를 정도로 말이다. 아니면 그 시대가 만들어낸 광기 였을까.


’너 때문에‘

’당신 때문에‘ 

‘어떻게 될까. 우리는 그 말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게 될까, 아니면 그 말을 하지 않고는 못견디는 삶을 살게될까’ p.296


’악의‘라는 것은 결국 인간이 만들어 낸 마음이다. 그것이 상실에 의한 외로움이든 시대가 만들어낸 아픔이든, 아니면 내가 만들어낸 욕망이든. 누군가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들이 쌓이고 쌓여 타인에 대한 악의가 되고, 그것은 곧 그 악의를 가진 이를 무너뜨린다. 사실 가장 무서운 것은 실체조차 모르는 유령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 아닌가. 내가 하는 말을, 내가 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조차 모르게 만드는.


책을 읽으며 얼마전 보았던 드라마 <악귀>가 생각났다. 결국 모든 유령은 사람이 만들어냈고, 사람의 마음보다 더 무서운 악귀는 없었던 그 드라마. 

책속의 이야기들 역시 그러했다. 사람이 만들어낸 ‘악의’가 어떻게 세대를 통해 이어지는지. 어떻게 그 상처들이 전해지는 지를 말이다.


작가는 그런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연희를 통해, 영현을 통해, 셜리를 통해, 나를 통해 진을 통해 말하고 있었다. 행복했던 순간을 더 오래 기억했더라면. 그런 기억들이 더 많았더라면. 그리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더 오래 들어줄 수 있었더라면.


‘나는 내 배의 선장이다. 웃을 수 있다 웃을 수 있다 웃을 수 있다’ p.305


진짜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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